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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f, if I was interested in that woman, I would keep that picture in my... wallet. (만일, 만일 내가 그 여자에게 관심이 있었다면, 나는 그 사진을 내... 지갑에 간직했겠지.)"
아빠의 말에 킴벌리가 휴지통을 내려다 봤다. "She looks ugly. (그녀는 못 생기게 보여.)"
   "Exactly! (그러니까!)"
아빠의 지나친 맞장구에 딸 둘은 암말 없이 서로를 마주 봤다. 
그러고는 둘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런데 챌리가 묘한 표정으로 제 아빠를 몰래 훑어보는 것이었다. 
   아빠 몰래...

   운진은 집에서 TV의 뉴스를 눈으로 보고 챌리의 옆에서 빠르게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를 귀로 들으며 딸에게 어떻게 말을 꺼내나 궁리를 했다. “챌리.”
   “네?” 챌리가 모니터에 눈을 박은 채로 대답만 했다.
   “Do they know you don’t have mother? (그들이 너 엄마 없는 거 아니?)”
   “네.” 챌리는 여전히 스크린만 들여다 봤다.
   “말했어?”
   “네. 그 친구가 엄마 장례식 때 왔었어요.”
   “그랬어? 근데 난 왜 몰랐지?”
   “그 땐, 아빠한테 소개하기 전이었죠.”
   “그런가? 걔만 알어, 아니면 걔 집안에서도 알어? 엄마 죽은 거.”  
   “I’m not sure, dad. Why, is it important? (잘 몰라요, 아빠. 왜, 그게 중요해요?)” 
   “어쩌면, 혹시나 그 쪽에서 꺼릴까 봐.”
   “꺼릴까봐가 뭐야, 아빠?”
   “Not comfortable with. Maybe dislike. (불편하다는 말이지. 어쩌면 안 좋아할지.)”
   “I’ll ask him tomorrow. (내일 물어볼께.)”
   “일부러 물어보진 말고.”
   “It’s okay, dad. He won’t mind if I ask. (괜찮아, 아빠. 내가 물어도 걘 상관안해.)”
   챌리가 갑자기 손동작을 멈췄다. “But I didn’t tell him about mom’s past. (그러나 엄마의 과거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어.)”
   "What past?"
   "Mom's men or..."
   “No! Don’t! Don’t! Never! (안 돼! 안 돼! 절대!)”   
   “I know...” 
챌리가 손을 잠시 멈췄다가 다시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피곤하겠구나. 될 수 있으면 내일 하고 일찍 자라, 응?” 운진은 TV를 끄고 소파에서 일어났다.
   “안녕히 자세요.” 
   챌리가 머리를 꾸뻑하고 났다. “아빠?”
운진은 돌아서서 가려다가 멈췄다. 딸의 부르는 소리가 정답게 느껴졌다. “응?”
   “아빠가 일찍 들어와서 우리 자기 전까지 같이 있으니까 좋아요.”
   “그래. 이젠 일찍 들어오마.”
   “네에!” 챌리가 환하게 웃었다.
운진은 이층에 올라가서 안방에 들기 전에 킴벌리의 방을 들여다봤다. 이불이라도 덮어줘야 하는 거 아닌가 싶어서 그랬는데, 금새 불이 탁 꺼지고 침대에서 후닥닥 소리가 났다. 
아마도 킴벌리가 안 자고 있다가 자는 척한 동작 같았다.
   “I saw you. (난 너 봤다.)” 아빠란 이는 방문을 닫았다. 
킴벌리의 침대 속에서 킥킥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운진은 텅 비어서 을씨년스러운 안방을 들어섰다. 
영란이 고집부려서 들여놓은 중세기형 공주침대가 방안 가득 자리잡고 들어앉았다. 
휘장을 걷어야지 하면서 그냥 놔둔 게 벌써 얼마짼가...
그가 잠옷으로 갈아 입으려는데 밖에서 설이의 음성이 들려왔다. “삼춘?” 
   “들어와라.”
방문이 열리고 설희가 쟁반을 들고 들어왔다.
삼촌이란 이는 조카에게서 어떤 냄새를 눈치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