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운진을 집 안으로 정중히 안내하고는 그의 아내에게 소개했다.
그의 아내는 조그만 체구에 전형적인 백인유태인 얼굴에 금테 안경을 쓰고 운진을 정중히 대했다. “샬롬!”
운진은 영문도 모르고 몸 둘 바를 몰라 당황하며 세일즈맨 탐만 연신 쳐다봤다.
“Please...” 그가 운진보고 소파에 앉으라고 권했다.
운진이 소파에 앉으니 그가 물었다. “How ‘bout dinner? Did you have any chance to have dinner? (저녁은 어떻게? 저녁을 할 기회가 있었소?)”
“Actually, no, I didn’t have any chance to eat my dinner. (사실은, 아니요, 저녁 먹을 기회가 없었소.)” 운진은 솔직하게 말해버렸다.
그가 그의 아내에게 신호를 보냈다.
그가 손짓으로 먹는 시늉을 했다. “Oh, honey? He, you know. (오, 하니? 그가, 알다시피.)”
그의 아내가 맞은 편에 앉았다가 일어섰다. “Ten minutes? Okay? (십분 후에?)”
운진은 사양할 용기가 나지 않을 정도로 허기지고 피곤했다. 염치 체면도 없고.
그래서 저도 모르게 소파에 머리를 대고 잠깐 눈을 감았다가 뜨니 그의 아내가 곁에 섰다가 미소로 대했다.
“Ready. Come on? (준비됐어요. 오시죠?)”
운진의 코에 몹시도 맛있는 냄새가 나고 그만 배에서 꾸루룩 소리가 났다.
세일즈맨이 크게 웃으며 운진을 부엌으로 안내했다.
부엌의 아침용 식탁에는 야채 샐러드로부터 튀긴 닭다리 그리고 감자가 차려져 있었다.
운진은 그들 부부가 지켜보든 말든 상에 차려진 음식들을 말끔히 비웠다.
후식으로 젤로와 와인이 나왔다.
“I know you are innocent, Woody. (우디, 나는 당신이 결백하다는 걸 알고 있소.)”
그가 서두를 꺼냈다.
운진은 형용 못할 감동에 눈을 와인잔에 꽂았다.
“And I know they are not going to make it from that store. They only stole the store from you. But they don’t know how to run your store. You always sell your honesty. They don’t. Do you know they had to close the carryout? (그리고 나는 그들이 그 가게를 해 나가지 못 할 것을 알고있오. 그들은 당신에게서 훔쳤을 뿐이요. 그러나 그들은 덩신의 가게를 어떻게 운영하는지 모르오. 당신은 당신의 정직함을 팔지. 그들은 아니요. 그들이 캐리아웃을 닫아야 했던 것을 알고 있소?)”
운진은 고개만 저어보였다.
“Some customer complained to Health Department about roaches. (어떤 손님이 바퀴벌레에 대해 보건소에 불평신고를 했소.)”
그의 아내가 '으이!' 하고 징그럽다는 시늉을 했다.
그가 그의 아내에게 말했다. “He always kept his stores clean. We all know that, honey. (그는 그의 가게들을 항상 깨끗하게 유지했소. 우리 모두는 알고 있소.)”
“When did it happen? And is it still shut down?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는데? 그리고 아직 닫혀있소?)”
운진은 물어 볼 필요가 없었지만 그냥 물어봤다.
“They closed it down forever. The Heath Department did. (그들은 영원히 닫았소. 보건소가 그랬소.)”
운진은 속으로 흥, 고소하군! 했다.
그렇다고 맘이 편해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 날 운진은 그 세일즈맨에게서 믿지 못할 제안을 받았다.
평소 운진이 가게를 했을 때, 그와 주문 거래를 하며 보여주었던 정직함과 정확성이 미국인에게 어필되어서 그가 거리낌없이 머물 곳을 제공하는 것이었다.
이튿날 운진은 그와 두번째 구역을 돌고 오후에 딸들을 탐의 별채로 옯겼다.
그는 수십 에이커나 되는 땅에 안채 뒷채 별채 세 집 건물을 연결해 놓고 단 두 부부만 살고 있었다.
그 부부는 아이가 없었다.
원래는 여자측이 대지주인데 외동딸이고 아이가 없어 소위 대가 끊기는 집안이었다.
그렇다고 운진의 딸둘 중에서 어느 하나를 양녀 삼고 싶다든지 그런 제안이 아니라 어차피 비어있는 별채를 마음놓고 쓰라는 선심이었다.
운진이 이유를 물으니 그는 간단히 페이백(payback) 즉 호의를 갚는다고만 대답했다.
더 이상 묻지 말고 자리가 잡힐 때까지 아니면 떠나고 싶을 때까지 쓰라고 오히려 그 쪽에서 사정을 했다.
우디처럼 착한 사람이 억울한 일을 당했는데 어느 누구라도 도와줄 수 있으면 도와줘야 한다고.
그래서 자신이 착한 사마리아인이 되기로 했다고 그는 껄껄껄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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