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03

pt.3 16-5x155

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9. 16. 03:47

   숙희는 그더러 아무 말 말라는 표현으로 그를 안은 것을 흔들었다. 
   "자기가 새록새록 존경스러워. 그리고 은근히 두려워."
   "새삼스럽게 왜 이러셔."
운진이 말하기 귀찮다는 듯이 소파등에 눕듯 기대고, 숙희도 소파등에 머리를 기댔다.
그렇게 둘은 한참을 있다가 숙희의 머리가 차차 그의 머리에 가까워지고는 맞닿았다.
운진은 소리 안 나게 틀어놓은 텔레비젼에다 눈을 두고 있었다.
숙희의 손이 그의 얼굴을 더듬어서 찾고는 그녀 쪽으로 오게 했다. "자기 심장 소리가 왜 이렇게 커? 아예 쿵쿵 울리네?"
   "당신이 옆에 있으니 흥분하나부지." 
운진은 얼굴 방향은 그녀 쪽으로 빼앗겼어도 눈은 텔레비젼을 보려고 애썼다.
   "날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옆에 있기만 해도 흥분하는 게 사랑... 아닌가부지?"
   "사랑하고 충동심하고 같아? 안 같지."
   "충동심으로 취직시키시는구만."
   "나 보면 안고 싶어하는 충동심."
   "흐흥! 남편을 이젠 치한으로 몰고가누만."
   "남자들이 다 똑같애. 하나도 안 틀려."
   경험자의 말씀!
운진의 그 말은 물론 속으로만 흘렸다. "남자들은 다 늑대표 도둑이니까."
   "진짜루..."
   "어쨌거나 땡쓰기빙이 며칠 안 남았으니까, 당분간은, 들, 조용하겠지." 
그가 술 익은 냄새의 긴 한숨을 내보냈다.
숙희는 머리는 남편에게 기대었으나 그 머릿속은 천만가지 생각으로 붕붕 떠다닌다.
   첫째: 암만 연구해 봐도 아담을 완전히 떨궈야 하는데... 
아담은 쑤가 우디를 남편으로 만들기 전까지 마지막 남자로 여기려고 몸과 마음을 주었던 남자. 
아담 덕분에 여태까지 돈의 행방을 아무도 모른다. 
   '아직까지는 아담이 알트의 위협에도 입을 열지않은 모양인데...'
   둘째: 어쩌면 클로버의 죽은 회장 동생 맼클린이 그녀를 접촉할지 모르는데... 
맼클린은 죽은 형이 그녀에게 너무 많은 충고를 주었다며 그래서 역공 당했다고 그녀를 몹시 싫어하던 남자. 
그가 어쩌면 프론티어 뱅크가 주피터 뱅크에게 넘어가도록 쑤가 그 마지막 날 밤에 작성된 작업의 수신인 즉 이-메일 받는 사람을 그 최후의 순간에 알트로 바꾼 배신을 복수하려 들 것이다.
   '어쩌면 나를 고소할지도 모르는데...'
   셋째: 제프가 투옥되기 전까지 쑤를 차에 태우고 다니다가 알트에게 넘어가도록 하는 데에 실패했고. 
   끝으로 넷째: 제레미는 협조를 거부한 바람에 린치를 당한 것으로 무마했으니 이제 알트가 직접, 그것도 이제는 쑤가 아니라 남편인 우디를 상대하려 들 것인데... 
알트는 쑤의 뒤를 쫓으면서 거의 무작위로 합병하고 사들이던 작전을 중단하고, 우디에게 쑤의 모든 것을 폭로하고 그리고 그녀를 외톨이로 만들어 놓은 다음 아주 피를 말리듯 조여들 것이다.   
   "당신, 올라가 자라니까!" 운진이 어깨를 털었다.
숙희는 그 바람에 감았던 눈을 떠야했다. "자기는?"
   "난 티비 좀 더 보다가."
   "같이 올라가자." 
숙희가 전혀 어울리지않게 어리광을 부렸다.
운진이 어이없다는 눈빛으로 그녀를 돌아다봤다. 
   "응? 나 혼자 무서워서 못자겠어."
   "그것 참...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일 가지고. 나 원."
숙희가 먼저 일어서서 냠편의 팔을 잡아끌었다. "응? 얼른! 일어나!"
운진은 아내를 아래위로 보다가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술 좀, 제발, 그만 마셔."
   "세상이 술 먹게 하네."
   운진은 숙희를 똑바로 봤다. "특히 당신이."
   "내가 뭐얼!" 숙희는 어서 가자는 표정으로 무마했다.
   "어이구, 비굴덩어리!"
   "히히히?"

'[소설] 두개의 세상 pt. 03' 카테고리의 다른 글

pt.3 16-7x157  (1) 2024.09.16
pt.3 16-6x156  (12) 2024.09.16
pt.3 16-4x154  (1) 2024.09.16
pt.3 16-3x153  (0) 2024.09.16
pt.3 16-2x152  (0) 2024.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