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트는 부하를 쑤의 집을 돌아보며 정황을 보고하라고 보냈다가 그녀의 집을 드나드는 긴 드라이브웨이에서 애담의 차 같은 것을 봤다는 것을 들었다.
"Adam! That son-of-a-bitch! Bring him here! (애담! 그 개새끼! 이리 데려와!)"
알트는 화가 머리 끝까지 치솟아서 어쩔줄 모르다가 앞에서 보좌하는 자에게 소리쳤다. "If he comes, get rid of him! (그가 오면, 없애버려!)"
[그를 처치하면 돈의 행방을 모릅니다.]
[어쨌든 잡아 와!]
그리고 개리도 비슷한 말을 들었다. 애담의 것으로 보이는 자가?
[우디가 어디로 갔는지 감이 안 잡힙니다.]
개리의 다른 심복이 보고했다. "He's not in the liquor store. (그는 술가게에 없습니다.)"
[멀리는 안 갔을 거야. 암만해도 수상해. 이런 판국에 왜 집을 비울까?]
개리 시니어는 다른 각도로 보려고 했다.
이제 날만 밝으면 땡쓰기빙 데이의 아침이다.
이 밤, 여러 곳에 늦도록 불이 훤히 켜진 채 우디의 행방에 대해 고심하는 무리들이 밤을 새우고 있는데...
정작 숙희는 아담이 정말로 삐치면 돈 빼내는 일이 힘들어질 것과 알트가 깨놓고 접촉을 시도할 것만 고심하고 있다.
운진이란 남자를 결국 총알받이로 사용하는 것 아니냐고 개리가 윽박질렀는데, 그 앞가림격인 남편이 집을 나갔다.
쫓겨나는 것을 빙자해서.
숙희는 울음을 다 그치고도 이불 속에서 나오지않았다.
이불 밖으로 머리를 내놓으면 누가 창에서 보고 어떻게 할 것만 같은 두려움이 들었다.
딸들은 이제 조용하다.
'우디... 정말 왜 그래.'
숙희는 그 말을 코를 훌쩍거리며 입 밖으로 조그맣게 내었다. '어떡하지? 아담 말을 무시했더라면, 정애 그것이 우디에게 전화를 걸던말던 무시했을...'
그녀의 독백은 '무시했을텐데' 로 맺지 못하고 '무시했을래나' 로 의문이 되었다.
"너는 뭘 잘했다고... 너는 우디랑 결혼하고도 남자들을 계속 만났잖아."
숙희는 그 말을 자신에게 나무라듯 했다. "돈 필요 없다고 나가겠다는 남자를 돈 있는 걸로 꼬시려고 했으니... 꽁돈이라고 이십 몇만불도 휴지처럼 던져버리는 사람에게..."
숙희는 셀폰을 부엌에다 두고 왔으니 누가 밤새 걸어오든말든 신경 끄기로 했는데...
남편이 두고 나간 셀폰이 잠잠한 걸로 보아...
숙희는 이불 밖으로 얼굴을 확 내밀었다. "정애 그 기집애한테 가 있는 거 아냐?"
근 며칠 새 남편에게 온 전화라고는 정애 밖에 없었다.
정애가 운진에게 작은 술상을 보았다.
"원래는 집안 식구끼리 털키 고기 드실텐데..."
"그만 하시지?"
운진은 수저로 찌게 국물부터 맛보았다. "음식점 스타일이네?"
"맞아요. 남은 거 가져왔으니까."
"원래 음식에 솜씨가 있으신가?"
"먹고 살래다 보니 이것저것 안 가리고 다 해봤어요."
정애가 손을 내밀었다. "저도 한잔 주세요. 회포나 풀게."
운진은 비운 잔을 건넸다. "동지 섣달 긴 긴 허리를... 그 담이 뭐더라?"
"왜 이러세요. 누굴 기생에다 취직시키시나?"
정애가 아주 요염하게 미소지었다. "내 실력을 알아내시려구?"
"정애씨, 아니... 김 여사님 실력은 제가 인정하겠습니다. 우선 몰라뵈어서 죄송하구요. 그리고 앞으로 모르겠습니다. 얼른 드시고 잔 주시지요?"
"기왕 이렇게 된 거 맞술 합니다?"
"좋아! 기왕이면 말도 트자구."
정애가 단숨에 소줏잔을 비웠다. "여자 혼자 사는 집에... 웬 술이냐고 안 물으세요?"
"고정적으로 드나드는 놈팽이가 있나 보지." 운진은 정애의 잔을 채웠다.
"하여튼! 이러니까 숙희 같은 애 데리고 사시지."
정애가 눈길을 다른 데로 보내고 술잔을 또 기울였다. "나쁜 기집애!"
"또, 또,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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