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트는 잠들지 않고 있다가 아랫층에서 우당탕하는 소리에 일어났다.
[보쓰! 애담을 잡아왔습니다!]
문 밖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To the basement. (지하실로.)"
"I'll be right down. (금방 내려갈께.)"
애담은 두 장정에게 양팔을 붙잡힌 채 버둥거리며 지하실로 끌려 내려갔다.
그로서는 이 집에 간혹 드나들면서 처음 대하는 지하실인 셈이다.
애담은 겁에 질린 채 지하실을 얼른얼른 훑어봤다.
그리고 그는 숨이 막히는 줄 알았다.
벽을 뺑 돌아가며 걸려있는 쑤의 사진들.
그러나 그 사진들은 그녀의 똑바르고 행복한 모습을 찍은 것이 아니었다.
'오 마이 뻐낑 가앗!'
애담은 사진 몇개를 보지도 못하고 구역질을 했다. 결국 그는 웩! 하고 토했다.
사진들은 하나같이 쑤를 고문한듯 아니면 구타에 쓰러진 모습인듯 아니면 빨가벗겨져서 대롱대롱 매달린 채 축 늘어진...
그런 학대 사진들이었다. 새디즘에 빠진 인간들이 즐기는 그런 구도도 아니었다.
"You like that? (맘에 드냐?)" 알트의 음성이 들려왔다.
애담은 바닥에 그대로 내동댕이쳐졌다.
두 구둣발이 애담을 하나는 머리통을 하나는 배를 누르기 시작했다.
[쑤가 돈을 어디서 융통했는지 알아오라고 했지?]
알트가 애담의 눈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그런데 너는 쑤의 집을 왜 배회하나?]
"Probably, he wanted to run away with Sue. (아마도, 쑤와 달아나기 원했겠죠.)"
부하 하나가 즉 빌리가 빈정거리듯 말했다.
[그랬냐?]
알트가 손가락 하나로 애담의 얼굴을 찔렀다. "You're a brave man."
애담은 두 눈을 꾹 감았다.
알트가 눈짓을 하고 물러섰다.
애담은 우람한 체구의 사내에 의해서 가볍게 들려졌다.
애담은 이 방을 마지막으로 구경한다치고 벽에 붙은 쑤의 사진을 둘러봤다.
퍽!
애담을 주먹으로 치는 소리였다.
쿵!
애담이 벽에 날아가 부딪치는 소리였다.
그 바람에 걸렸던 쑤의 사진 하나가 떨어졌다.
애담은 숨도 못쉬게 공포적인 고통에서도 그 사진을 보려고 애썼다.
여러 사내들이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쏘아보는 가운데 온 몸에 지렁이 칠을 하고 두 팔이 공중에 묶인 채 축 늘어진 쑤의 나체 사진을.
'내 죽더라도 저 목격을 우디에게 말해줘야잖아?'
애담은 나가려 하지않는 손을 뻗어서 그 사진을 잡으려고 애썼다.
쾅!
무엇이 애담의 등을 부서뜨리는 소리였다. 그것을 마지막으로 애담은 눈 앞이 까매지는 것을 알았다.
좌악!
으헉!
애담은 찬물을 뒤집어 쓰고 정신을 차렸다.
[뱅크 어카운트 넘버!] 알트가 소리쳤다.
애담은 모른다! 하고 소리치려다가 입 안에 가득 들어있다가 쿨컥 하고 나가는 미지근하고 뭉클한 액이 무엇인가 궁금했다.
쾅!
무엇이 애담의 얼굴을 내리치는 소리였다.
[내다 묻어버려!] 알트가 소리쳤다.
장정 둘이 헝겁 인형처럼 힘없이 흔들거리는 애담의 몸을 들어 올렸다.
"Find Woody first! Then, go get Sue! (우디를 먼저 찾어! 그런 다음, 쑤를 가서 데려와!)"
알트는 이미 제 정신이 아니었다. [시간 없다! 서둘러!]
[보쓰! 저 물건(thing)을 우디의 집에다 버릴까요?]
빌리의 그 말에 알트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Right on, Bil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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