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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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9. 18. 04:56

   한편 숙희는 아빠가 갑자기 안 보이는 것을 궁금해 하는 챌리와 킴벌리에게 침묵을 지켰다. 
자연히 집 안의 분위기는 어색해졌다.
어쨌거나 마켙에 주문한 털키 디너를 일찍 문 닫기 전에 누가 가서 찾아와야했다.
게다가 숙희는 마켙에 돈을 이미 지불했는데, 그 영수증이 어디 있는지 모른다.
   '정애 그게... 학교 다닐 때도 남학생 문제로 내 속을 뒤집곤 하더니 여기서 만났어도 여전히. 전에야 서로 프리였다 치고, 이젠 내 남편이 된 것을 알면서도 끼어들어서는.' 
숙희는 마음 같아서는 정애를 당장 찾아내어 분풀이를 하고 싶지만... 부질없는 짓이라고 여겼다. 그랬다가 남편을 어젯밤 쫓아냈더니 연락도 없는 것이 '혹시 둘이?' 하는 데까지 연상이 되자 울화가 치밀었다.
   '이건 안 살겠다는 행동이잖아! 잘못했다는 말 한마디면 될 일을... 오운진, 왜 이렇게 크게 벌리니? 아내가 만삭이라 섹스가 불편하고, 성욕은 일고 해서 옛여자와 만났다. 아니, 아닌 말로 둘이 잤다... 그러면 들키진 말았어야지!' 
챌리가 망설이다가 새엄마에게 접근했다. "털키 디너... 어디다 오다한..."
   "아빠랑 했는데. 영수증이 어디 있는지 난 모르겠다." 
숙희는 그 말만 하고, 리빙룸에서 윗층으로 올라갔다.
챌리가 아빠에게 전화를 하려고 셀폰을 꺼냈다.
   "노 니드(필요없어)." 킴벌리가 언니의 팔을 살며시 잡았다.
   "와이?"
챌리의 물음에 킴벌리와 제이콮이 부엌을 가리켰다.
주니어가 부엌 식탁 위에 놓인 셀폰 하나를 가리켰다. "That's his. (그의 것이야.)"
챌리가 아빠의 셀폰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접촉인 주소를 주욱 훑기 시작했다. 
그녀의 손가락이 아래 위로 두어차례 오르내리다가 폰을 도로 접었다.
그것을 평소 용감한 킴벌리가 받았다. 그리고는 밖으로 전화건 기록창을 열었다. 
   "What's bookstore? (붘스토어가 뭐지?)"
마지막으로 건 번호가 '붘스토어' 였던 것이다. 
그것도 두 차례나. "Why did he call bookstore at midnight? (왜 한밤중에 붘스토어에 전화했지?)"
   "Maybe bookstore opens 24 hours a day? (아마 24시간 여는 책방?)" 
개리 주니어가 말하면서도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는 근방에 24시간 여는 책방은 없다.
킴벌리가 '붘스토어' 전화번호를 찾아서는 챌리에게 신호했다.
챌리가 제 셀폰으로 그 번호를 눌렀다.

   운진은 제 차 벤즈를 운전하고, 정애가 옆자리에 타고 공항으로 가는 중이었다.
   "누구지?" 
   정애가 백 안에서 셀폰을 부지런히 꺼냈다. "우리 앤가? 벌써 도착했나?"
운진은 설마 숙희가 또 전화하는 것은 아니겠지 했다.
   "모르는 번혼데... 누굴까?"
   정애가 입술을 달짝거리다가 네번째 벨톤에 응답했다. "저어, 여보세요?"
   "..." 운진은 곧 어떤 반응이 터질까 조마조마했다.
   "누구?"
   정애가 운진을 봤다. "쵀리라는데요?"
   "뭐? 인줘 봐!"
   운진은 저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정애에게서 셀폰을 나꿔챘다. "헬로?"
   "Dad! What's going on! (아빠! 무슨 일이야!)" 챌리가 한껏 죽인 음성으로 말했다.
   "헤이, 챌리. 어떻게 이 번호를 알았어?"
   "아빠 셀폰에서... 어디야? 뭐해?"
   "응. 아빠하고 엄마하고..."
   운진은 정애를 흘낏 봤다. "나중에 말할께. 우선... 자이언트 마켙 가서 털키 핔엎 해야 해. 걔들 문 닫기 전에. 오늘 아마 열 한 일레븐에 닫을 거야."
   "Turkey is not important. (털키는 중요하지않어.)"
   "Do it for me, please. (날 위해서 해주렴아.)"
   "오케이, 댇."
   "리싶은 부엌 어디에 있어, 챌리."
   "Got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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