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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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9. 8. 04:26

   끼익! 
숙희는 제 심장의 멎는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운진은 제프나 제레미란 자가 어디까지 연관되어 있느냐고 아내에게 묻기로 마음 먹었다. 그 이유는 일이 그르치게 될까 봐 그런 것이 아니었다.
그래도 아직은 숙희를 아내로 생각하고, 그녀가 충격을 받을까 봐 아끼는 마음에서 말을 조심했다.
   "당신이 툭 하면 언급하던 제프란 자는... 당신이 벌이는 일에 제동을 거는 자가... 감히 아닌 것 같소. 그자는 당신 덕에 돈 벌었고, 현재는 깜빵에서 제 코가 석자인데."
허걱! 
숙희는 숨이 막혔다.
   "그리고, 당신에게 향수까지 선물하며 도움을 요청했던 제레미 코그니인지 코이네란 자도... 내가 짐작하건데, 당신의 적수가 감히... 못 되는 것 같소. 부잣집 아들 햇병아리지."
덜덜! 
리못 콘추롤을 아직도 쥐고 있는 숙희의 손이 떨었다. '향수까지 선물하며 도움을 요청했던 제레미란 자도라니... 그 향수를 제레미가 선물한 것을 어찌 알았을까?'
그녀는 김 선생의 말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미스터 오에게는 우리가 모르는 저력이 있소라고 말한.
   '지금이 바로 이 사람을 붙잡을 챈스인가 보다!'
숙희는 한밤의 토크 쑈를 내보내는 텔레비젼을 껐다. 그리고 리못 콘추롤을 티테이블 위에 살며시 내려놓았다. 
그녀는 목이 아파와서 큰기침을 했다. "이제 말할께, 자기."
그런데 운진이 손을 내저었다. "새삼스레 말을 지어내려면 관두고."
   "아니! 이제는 사실대로 자기한테 다 말할께."
   "본론만 얘기하시요."
   "자기가 원하는 본론이라면?"
   "이유야 나는 아직까지 모르겠지만, 당신이 자수라는 것을 했는데, 당신이 무슨 짓을 했길래 자수한다고 했는지... 개리가 당신을 조사하면서 주로 뭘 알아보려고 했는지..."
콰광! 
숙희는 온몸에서 에너지란 에너지가 모두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그 사람이... 무슨 선심으로 내 사건 현상금에다가 오만불이라는 거금을 보태준 거요?"
숙희는 눈물을 왈칵 쏟았다.
   "왜 그래, 당신?"
   "아니야!" 
숙희는 목을 쥐고 윗층을 향해 달려갔다.
아내가 개리란 이름만 듣고도 충격받는 것을 지켜보는 운진. '뭔가가 있구만!' 
   '맨날 저는 합병 후에 주식을 처분해서 괜찮다고 앵무새처럼 말하면서 정작 뭘 자수하러 그 먼 데를 갔다는 설명도 없이... 뭘 맨날 말하겠다 하면서 끝에 가서는 얼버무리고.' 

   숙희가 가던 모습처럼 다시 나타났다. 그리고 그녀가 남편 앞에 무너졌다.
숙희가 운진의 목을 끌어안고 엉엉 우는 것이다. 
   "미안해, 자기. 미안해애..."
운진은 순간적인 충동에 의했다면 그녀의 팔을 뿌리치고 싶었는데...
그렇지만 그는 아내를 약간 밀어서 똑바로 앉게 했다.
   "미안해, 자기, 나 너무 무서워서 자기한테 말 못 해. 지금도 나 무서워."
   "그래... 말하기 싫으면 안 하는 거야."
   "그렇지만 나는 불법을 저지르지는 않았어. 믿어줘, 자기. 나... 손해 보면서도. 그리고 자기가 공격 당한 거, 내가 그 때 어디 가 있어서 몰랐지만, 절대 치사한 짓은 하지 않았어."
   "그래... 이젠 그 말도 지긋지긋하구만!" 운진은 숙희를 떠다밀었다.
숙희가 남편에게서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자꾸 매달리며, 엉엉 소리내고 울었다.
운진은 아주 점잖게 숙희를 밀어냈다. 
   "당신 보기보다 아주 비굴하구만? 그 나이까지 사회생활 하고 살았으면서 남들이 다 바보로 보이시나? 뭐가 그렇게 미안하다는 거요? 미안하면 뭐가 왜 어때서 어떻게 미안하다고... 말을 해야할 거 아냐!"
   "응, 얘기할께!"
운진은 믿기지 않지만 들어주는 자세를 보이려 했다.
하지만 숙희는 억울한 것처럼 눈물만 자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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