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월래스가 움직이겠군.]
개리가 다 보고 난 종이를 살며시 놓았다. [돈은 어디서 나서?]
[그가 전력회사 지분을 매각했잖습니까, 썰?]
[흐흐. 인수한지 얼마나 됐다고.]
[아마... 쑤가 웬만한 제의에 움직이지 않았겠죠.]
[남편하고... 사이가 좋은가.]
개리는 그녀가 그러기를 바라면서 동시에 안 그러기를 바라는 심정이다. [쑤는 밀리언을 잃으면서 포기했지만, 월래스는 쉽사리 포기 안 할 텐데...]
개리와 심복이 서로를 마주보며 고개를 저었다.
알트 월래스가 쑤의 새회사를 인수하기 위해서 전력회사를 서둘러 정리했다면 그 손해가 아마 어마어마할 것이다 해서.
알트는 타버린 테이프가 못내 아쉬워 미칠 지경이다.
그것만 있었어도. 그것을 쑤의 남편에게 공개해서 문제를 일으키기만 했었어도 그녀의 전진을 저지할 수 있었는데...
알트는 이 날도 애담을 족쳤다.
쑤가 돈을 어디서 동원했느냐고.
[모르오. 그녀가 내 이름을 어카운트에서 지웠소.]
[얼마 있었는데!]
"Little over 200 million. (2억불 조금 넘게.)"
[그런데 어떻게 4억불이나 되는 일을 벌인단 말야!]
알트가 책상을 두드리며까지 목청이 떨어져 나가라고 소리쳤다.
애담은 대답을 회피했다.
쑤가 다른 자금을 굴리지 않을 것임을 얼마 전부터 알아왔기 때문이다.
그녀가 낯선 번호의 셀폰으로 중단하라고 다급히 말했고, 나중에 그녀가 귀띔했다.
너와의 셐스 장면이 사진 찍혀서 근거로 되어있다고.
그리고 애담은 어떤 이상한 예감이 들어서 오래 전에 얻은 쑤의 셐스 테이프를, 그 플래스팈 자체를, 분해해서 뜯고 그 안에 든 테이프를 싹똑싹똑 잘라서 그 조각들을 여러 장소에다 나누어서 버렸다.
이유는 그도 모른다.
어쩐지 그 테이프를 계속 가지고 있다가는 굉장히 안 좋은 꼴을 당할 것 같은 두려움에서였다.
이 날 그 꼴을, 테이프를 가지고 있지 않은데 알트에게 당하고 말았다.
"You have Sue's tape, don't you? (너는 쑤의 테이프를 가지고 있다, 그렇지?)"
"노."
[너희들 하나씩 복사해서 죄다 나누어 갖지않았나?]
[버렸소.]
[왜!]
[지겹고... 오래 되니 낡기도 했고. 그래서 버렸소.]
"You are lying! (너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
[정말이요! 정말 버렸소!]
[아무 짝에도 쓰지 못할 놈이구만!]
알트가 분개해서 주위를 둘러싼 부하들을 돌아다봤다. "Boys. What do you think I should do with this one? (얘들아. 내가 이것을 어떻게 했으면 되겠다고 생각하니?)"
덩치가 산 만하고 프로 레슬링 출신인 자들이 서로 돌아다보며 고개를 저었다. 한주먹거리도 안 되는 자를 서로 손대기 싫다는 뜻이다. 그 중 그래도 덩치가 가장 작은 자가 애담을 멱살로 잡아 들어올렸다.
애담은 발버둥치기 보다는 차라리 포기하는 심정이 되었다. '이 자들이 쑤를 이런 식으로 얼마든지 가지고 놀았겠구만.'
애담의 몸은 구석으로 날아가 떨어졌다.
[쑤가 저것을 버린 모양인데. 우리가 저것을 필요로 할까?]
알트가 턱을 만지며 뭔가 궁리를 해냈다. [저것을 쑤의 남편에게 데려가자. 그래서 저것의 입으로 직접 말하게 하자.]
그러나 어느 하나 선뜻 나서려 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쓰잘 데 없는 손찌검이 될 것 같아서.
쑤가 누구와 셐스한 장면이든 상관없다.
쑤가 셐스 비데오를 찍어서 나눠 가질 정도의 무질서한 생활을 밥 먹듯이 가졌다는 것만 남편이란 자에게 폭로해도 큰 파장이 될 것이다. 알트의 것은 비씨알 속에서 타 버렸고.
애담이란 자는 없다고 우기고.
그리고 제레미는 직접 그 남편이란 자에게 주려고 시도했다가 되려 얻어 맞았다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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