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04

pt.4 10-1 부귀와 명예와 출세의 실상과 허상

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9. 25. 07:07

부귀와 명예와 출세의 실상과 허상

   지금 수키에게 과연 그 세 가지가 다 쥐어졌나.
그녀는 돈은 가지고 있을지 모른다. 아니. 
그녀는 많이 가지고 있었다가 지금은 다 없어졌다.
그녀의 명예는 땅바닥에 떨어져서 뭇놈들이 놀려 먹는다.
그녀의 출세는 좋다 말았다. 한 때는 제프의 승진에 이어 부사장 지위까지 올라갔었는데, 그들을 배반하고 우디를 피신처로 삼아 결혼을 하므로써 현재는 아무 것도 아니다. 오히려 그녀는 전에 어울리던 남자들을 끊으려 하면 할수록 일이 점점 더 얽히고, 돈에 집착하면 할수록 돈이 점점 더 멀어진다...

   우디는 집으로 오는 길에 아내와 먹을 음식을 샀다.
그의 발걸음이 유난히 가볍다. 악몽을 그 새 잊은듯... 아니. 
이제는 아내의 입에서 실토가 나오는지 기대하면서.
수키는 매운탕을, 우디는 늘 좋아하듯 캘리포니아 롤을.
둘은 서로의 것을 골고루 섞어 먹기 시작했다.
   "당신 킴벌리 차 몰아본 적 있어?" 우디는 아내에게 불쑥 물었다.
   "한번도... 그 차, 뭐, 어떻게 해야 스타트 한대매? 딜러에서 샀을 때."
   "그렇지!"
   "난 몰라, 어떻게 하는지."
   "또 누가 그 차 스타트를 할 줄 알까?"
수키는 롤 한개를 집어서 입에 넣으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야 내가 모르지."
   "더 알아봐야 할 것은, 당신 기분 나빠하겠지만, 당신 왕년의 보쓰 제프가 영호, 또는 챌리 아빠와 접선한 적이 있었는지 그걸 조사해 봐야 하지 않나?" 
   운진은 알트 말고 감옥에 들어가 있는 제프를 거짓인용했다. "당신도 그게 제일 궁금할 거 같은데?"
   "설마..." 
   수키의 입가에 뜻 모를 미소가 스쳤다. "그건 아니다, 자기."
   "그건 모르는 거요. 제프가 당신과 내 주위를 관찰하다가 그자들을 발견했는 지는."
   "난 이제 자기하고 결혼도 하고 아담도 낳고 이렇게 사는데, 그 때 일, 빨리 해결되고, 자기 나잇메어 끝났으면 좋겠어."
   "그게 다아, 당신을 차지하고 산다는 것의 댓가지, 뭐."
숙희가 한참 만에 말을 이었다. "경찰도 말이 이상하네... 처음에는 제프가 나를 동조케 하려고 협박이나 경고쪼로 당신을 그렇게 했나 보다고 하더니. 이번에는... 제프가... 날 도로 원해서..."
   "당신 스스로 말하면서 헷갈리나?"
   "근데, 당신 영호란 사람... 왜 그냥 놔두는 건데?"
   "걔가 용의선상에 오르거나 주목거리로 알려지면... 대번에 죽지."
   "누구한테!"
   "누구한테긴... 시킨 놈한테겠지."
   "젶... 제프?"
   "제프가 시킨 게 맞다면, 제프겠지."
   "제프는... 자기 습격 당할 당시 잡혀가 있었는데."
   "당신, 또 거짓말 하는군."
   우디가 다 먹고 난 것을 들고 일어섰다. "당신 벌써 치매야? 당시 둘이 같이 있었잖아."
허걱!
숙희는 다 잊은 줄 알았는데 전혀 서슴없이 말해버리는 남편이 무섭다.
   "그 때 제프가 당신한테 그렇게 시켰다고 말 안 했나부지?" 
   운진이 쏴부쳤다. "아니면 날 찌르라고 시켜놓고 당신을 멀리 빼돌렸던지."
운진이 일회용 용기들을 부엌 쓰레기통에 신경질적으로 처넣었다.
   "당신, 무슨 속셈으로 계속 모르는 사람처럼 구는지 모르겠지만... 결국 당신만 바보 되고 돈 다 뺏기면, 당신만 알거지에 모든 남자들로부터 버림받는 거... 괜찮나부지?"
   "내가 왜 버림을 받아?"
   "당신 끝끝내 날 바보 취급하면, 내가 더 있어줄 것 같애?"
   "나 자기 바보 취급하는 거 아냐."
   "아니면, 당신이 혼자 똑똑한 바보던가. 암만 말해도 못 알아듣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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