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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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9. 25. 07:14

   새 달 들어 날아오길 기다리는 셀폰 회사의 명세서가 무소식이다.
아내의 셀폰은 하루 종일 침묵이고.
   '눈치들을 챘구만! 메일이 번거로우니 아마 다른 경로로 연락들을 하겠지? 그렇지! 컴퓨터!' 
우디는 아내에게 웃어주고 싶었다. 
아내의 컴퓨터는 늘 잠겨있다. 부팅을 하면 사용자 이름이 떠오르고 비밀번호를 넣으라는 창이 뜬다. 
수키는 비밀번호를 남편에게 당연히 절대 가르쳐 주지않는다.
   '인스턴트 메세지를 한다고 치면, 언제 하나?'
   '아니면 이-메일을 주고 받을텐데, 언제 열어보고 언제 답변하지?'
그러다가 우디의 머리를 스치는 생각 하나가 있다.
챌리가 아주 전에 일러준 말 하나!
보이스 통화는 도청이 되지만 텤스트 메세지는 횟수만 알지 내용 추적을 못 한다고.
그렇다면 아내는 그들과 문자 메세지를 나누고 있으며, 사용 명세서를 집으로 오게 하지않고 페이퍼레스로 결재한다!'
   '온라인을 내가 들어가야 그녀가 누구와 언제 텤스트 메세지를 주고 받았다는 역사 명세서를 볼텐데, 그녀가 설정해 놓은 어카운트 사용자 이름과 비밀번호를 내가 모르잖아.'
   '전화요금을 크레딧 카드로 전결 처리하면... 카드 사용 명세서도 집에 안 오도록 끊을래나? 머리 좀 아프겠구만! 그런 데에다 일일히 신경쓰려면.'
우디는 아예 우편물 점검을 포기했다. '필요 없거든!'
우디는 잠깐 볼 일을 보러 나왔다가도 수키의 전화로 걸어봤다. 
아무 일 없느냐고.
혹간 수키의 당황하는 기색으로 응답한 적이 있었다.
   '흐흐흐! 문자 찍다가 내 전화 받으니 다 날라갔겠군!'
수키는 수키대로 비참한 심정이다.
   '이게 다 뭐야!' 
그녀는 다 때려치고 싶은 심정이다. '창살없는 감옥이라더니 다른 걸 두고 하는 말이 아니었군.'
그녀가 아직도 믿기에는 마지막까지 합세하기로 약속한 천재 회계사 아담을 어카운트 접속에서 빼버리니 변심한 기색이다. 그가 관리했던 다른 돈을 빨리 회수해야 하는데, 그가 전혀 무응답이다.
   '내 청춘을 다 짓밟혀 가며 획득한 돈이야!'
   '내 몸에 채찍질을 받아가며 끌어모은 돈이라구!'
그러한 돈이 자칫 잘못하다가는 찾지 못하고 그대로 사라져 버리는데.
   '결국 우디에게 다 실토해야 하나... 그리고 도와달라고 해?'
   '그럴려면 그 돈들이 어떻게 모인 것인가도 밝혀야 해?'
   '질질 끌다가 알트가 아담을 강제로 움직이게 해서 차지해 버리면 그 돈은... 아아악!'
수키는 몇번이나 소스라치며 일어나는지 모른다. 알트의 손에 도로 들어가라고 피눈물을 흘려가며, 섹스의 희생물이 되어가며 끌어모은 지난 날의 돈이 아니다.
   '어떡해! 어떡해!' 수키는 샤워를 하면서도 발을 동동 굴었다.
그녀는 남편과 섹스를 하면서도 그 생각만 하면 흥이 식었다.
   '내 돈! 내 피와 같은 돈!' 
그녀의 귀에 알트의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너 어린 창녀야! 네 이년!' 
제프를 감옥으로 보내고 갈취한 돈은 결국 개리의 수중에 들어간 것이고.
제레미를 퇴출시킴으로써 빼앗은 그 회사는 알트의 수중에 들어갔고.
이제 하나 남은 아담이 종내 무소식인 것이 수키로 하여금 미치도록 만든다.
   '그 돈이 어떤 돈인데, 알트에게 도로 간단 말야!'
수키는 우디를 보면서 수만 가지 갈등에 휩싸인다. '저 이가 내 고백을 어떻게 받아줄지가 의문이야. 나를 이해하고 감싸주면서 도와준다고 할지, 아니면... 내가 두려워 하는 것처럼 날 버리고 떠날지.' 
그런데 수키가 보는 한 우디는 사실을 다 알게 되면 떠날 사람이다.
그래서 그녀는 입을 못 열고 있다. 
   '말 해보나마나야!' 
그녀는 그렇게 지레 밀어부쳤다. '그리고 지금은 때나 너무 늦었어.'
그가 눈치채고 다그쳤을 때 다 불었더라면, 깨질 땐 깨지더라도 일찍 해결나지 않았을까.
그랬더라면 지금쯤 돈 그냥 다 있고 들어갈 놈은 역시 들어가고 남편이 다치는 일도 없었을텐데. 아니.
캘리포니아에서 돌아와 알트에게 바로 갔더라면 결혼도 아이도 다 없었을텐데.
만일 그랬더라면 훔친 돈은 다 게워냈어도 다른 보상으로 풍족히 살고 있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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