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행에 미행
운진은 버지니아에서 메릴랜드로 연결되는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아내의 전화에 응답했다.
"자기! 어디야!" 숙희는 완전 겁 먹은 고함을 질러댔다.
"세시간 후면 도착하오. 문 단속 잘 하고... 웬만하면 아무 전화나 받지 마시요."
받지 말란다고 들을 사람도 아니지만...
운진은 거의 빈 하이웨이를 헤드라이트가 안내해 주는 길만 따라서 달렸다.
'그러니까, 제프가 알트에 의해서 고발되지만 않았으면... 그 여자는 나랑 결혼할 리도, 아니, 메릴랜드 자체로 돌아올 이유가 없었구만. 둘이 캘리포니아에서 만나 합쳤겠지. 애담은 애담대로 꼽싸리 끼고.'
운진은 어처구니가 없어서 웃으려다가 얼굴 표정이 달라졌다. '제프도 합병으로 모가지가 날아갔고. 캘리포니아로 날아가서 둘이 아기자기하게 잘 살 뻔 했는데... 알트가 가만 놔두지않았지.'
'그래서 제프가 제 돈을 서슴없이 쑤에게 쓰라고 넘겨줄 정도로... 둘 사이는 벽이 전혀 없었던 거야. 명색이 사장 부사장이지 부부나 다름없었을 테니까.'
'제프를 꺼내주는 방법은 폭행 사건을 인정해 주어서... 가벼운 형량을 받게 하는 거...'
그렇게 해주면, 저들은 다시 연합할 거고.
나는? 둘에게서 한밑천 챙겨?
'그러면, 나는... 영아와 아예 머얼리...'
우디가 제프더러 애담이 죽게 되었다는 말을 전했을 때, 제프가 보였던 표정이 희한했다.
마치 앓던 이가 빠졌다는 후련함 같았다고 하면 지나칠까.
그리고 어카운트 내막을 찾아주고 제프가 보였던 태도도 희한했다.
'당신의 처 쑤가 좋아할 거' 라고.
'그렇다면! 수키는 이 돈이... 애담의 무소식으로 인해 어쩌면 찾기 어려울 것으로 여길텐데... 그 동안 내가 좀 이용해서 미끼를 만들어 볼까?'
우디는 애론에게 전화를 걸었다. "I need to see you. (너를 만나야겠다.)"
애론으로 하여금 개리가 빼돌렸다가 되돌려주지 못하고 있는 쑤의 돈을 찾게 만들고 수고비라며 제프가 찾아낸 애담의 돈에서 얼마를 쥐어주고.
쑤의 돈은 한푼도 건드리지않고 돌려주면 그녀는 아무 것도 모를 테고.
'알트가 달라는 돈은 수키의 허벅지 안에 꽂혀 있지... 만일 누가 알고 덤비면 그 놈의 칲을 찾느라 수키는 이놈저놈한테 온몸이 난자 당할 테지...'
우디는 아내이지만 측은한 마음이 들어서 고개를 저었다. "그냥... 댁도 죽어버리면 그 돈도 같이 묻어져 버리잖아?"
애론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몇자 적을 수 있소?]
[말해보시요.] 우디는 차의 대쉬보드에다 종이를 깔고 펜을 잡았다.
애론이 불러준 것은 역시 어카운트 번호였다.
[마지막 네 자는 비밀번호요.]
"How much you want? (원하는 게 얼마지?)"
[텐 퍼센트.]
"슈어! 노 프라블럼! (좋아! 문제없소!)"
십 퍼센트라면 개리가 수키의 은행에서 몽땅 빼내간 돈이 약 4 헌드레드 밀리언 달라이니 그것에서 십분의 일 40 밀리언을 달라는 것.
애담이 캘리포니아의 어느 은행에다 빼돌린 돈이 그 퍼센티지 금액의 몇배이다.
'이 새끼들이 알고 짰나? 희한하네?'
우디는 애론에게 잔고가 돌아온 것을 확인하자마자 약속한 돈을 주겠다고 말했다. "I'll give the account number. (너한테 어카운트 번호를 줄께.)"
[고맙소!]
통화가 끝난 후, 우디는 아내 수키에게 전화를 걸었다.
"음... 은행 온라인으로 사용자 이름과 비밀번호를 먼젓걸로 도로 바꾸시요."
"왜! 왜!" 수키의 고함이 들떴다.
"하라면 제발 그냥 좀 하시요! 쫌!"
"왜! 왜!" 수키는 아예 비명을 올렸다.
운진은 어금니를 물었다. "그냥... 하라면 해!"
그는 그 다음 말을 속으로 외쳤다. 이 씨발년아! 내 돈 빨리 받기 위해서 이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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