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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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9. 27. 06:21

   수키가 술이 오르고 졸립다면서 먼저 올라간다고...
   "자기도 그만 마시고 올라오지?"
   그녀가 약간 비틀거리며 윗층으로 통하는 문을 향했다. "지하실에서 잠들지는 말구."
수키가 이층으로 완전히 올라간 것을 소리로 확인하고, 우디는 지하실 한 벽에 만들어진 선반으로 다가갔다. 
그는 거기서 두 해 정도의 세금 계산한 서류들을 찾았다.
지난 해 둘이 최초로 부부 합동 세금 계산을 보고했는데, 유독 수키가 혼자 가서 하겠다 했고, 우디는 그리 신경써서 여기지 않았었다. 세금 계산을 대리로 해 주고 수수료를 받는 회계사가 과연 우디가 생각하는 대로 그녀의 자금도 관리를 해줘 오던 애담인지... 
우디는 지난 해의 세금 보고서를 찾아냈다.
그리고 국세청으로 우송하기 전에 그의 이름 부분의 서명을 한 기억이 없음을 기억했다.
   '그렇다면 수키나 회계사가 쓱싹 가짜로 서명까지 해서 국세청에 보냈을까?'
우디가 찾아본 세금 계산서에서 수키의 지난 해 수입 보고 금액이...
   '삼십오만불? 이거 밖에 안 돼?'
우디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난 오만불도 안되는데...'
그리고 우디는 스탬프로 찍은 회계사의 이름을 보았다.
   '애담 갠지스. 당연한 거고.'
우디는 서류를 제 자리에 놓았다. 
그는 지하실 구석에 아무렇게나 쌓여 있는 폐지들을 뒤졌다.
두 주에 한번씩 리싸이클링으로 쳐가는 종이에 내놓으려고 모아만 놓고 누구 하나 내간 적이 없어 쌓이기만 하는 종이와 신문과 서류들.
우디는 일년 묵은 날짜를 끄집어 냈다.
그리고 회계사 즉 어카운턴트 목록을 찾았다.
애담 갠지스가 정리해 준 2년 전의 서류들이 찾아졌다.
우디는 그 페이지들을 소리 안 나게 넘기며 숫자들을 읽었다.
아내 수키가 그토록 밝히기를 두려워 하는 소지금액이 밝혀지는 순간이었다.
   우디는 괜히 흥분되는 마음을 진정시키려고 술을 더 했다.
그리고 머릿속으로 제프와 알트 그리고 이제 회계사 애담을 나열했다.
뭔가 선이 그어지고...
뭔가 굉장히 더러운 음모나 관계가 드러날 것 같은 불안감과 기대감이 교차했다.
거기다가 우디는 최근에 나타난 제레미를 포함시켰다.
   옛말에 꼬리가 길면 잡힌다는 말처럼 미국인들 속담에 비슷한 말이 있다.
꼬리가 길면 닫히는 문에 걸린다는 말처럼...
쑤가 거의 이십년 이상 가까이 행해온 두 얼굴의 생활이 결혼이라는 것을 방패로 삼기 위해 운진과 해 놓고는, 처음의 겨우 일년도 못참아서 도로 옛생활을 은밀히 유지하려 했었던 것이 과연 언제까지 남편에게 들키지 않고 지속하려 했는지...
그리고 걸리려면 아주 우연히 들키는 것이 우리네 생활이다.
   수키는 어느 사내와 간신히 연락이 닿아서 만나기로 약속은 했는데.
혼자 빠져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가 참 그랬다.
그녀 스스로 혼자 있기 무섭다고 말해 놓고, 혼자 볼 일 보러 나간다고 하면 남편이 순순히 그러라고 할지 의문이다. 
아기 아담은 어떻게 하고. 볼 일이 있어서 나가니 아기 좀 보라고 하나.
남편더러는 무슨 볼 일인지 알 필요 없다 하고.
그래서 그녀는 이-메일로 약속을 자꾸 변경시키던 중.
혼자 볼 일 보러 나갈 기회를 찾는 우디에게 그리고 수키에게 서로 핑게거리가 생겼다.
경찰에서 우디에게 출두를 요청한 것이었다.
애담의 이름을 직접 밝히지 않고 어떤 일에 대한 협조 요청이라는 명목 하에...
   "얼마쯤 걸릴 것 같애?"
숙희의 그 말에 운진은 의심없이 글쎄 하고 응수했다. "낸들 아나."
   "그럼 다녀와서 나 없더라도... 나 잠깐 뭣 좀 살 게 있어서 나가니까."
   "그럼, 애는?"
   "잠깐 재워놓고 얼른 다녀오면 안 될까?"
   "위험한데..."
   "내가 알아서 할게."
   "그러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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