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디의 헛기침 소리를 들었나, 이층에서 방문 열리는 소리가 났다.
"자기? 어떻게 금방 왔어? 경찰서에는 안 갔나부지?"
수키가 태연한 자세로 애담을 안은 채 이층에서 내려왔다. "아니면, 벌써 끝난 거야?"
우디는 아내의 몸 가짐을 쓱 훑어보고, 집 안의 흐름에 온 신경을 집중시켰다.
여태까지의 영화 장면 같은 해프닝은 우디의 머릿속에서의 창작이었나.'
수키는 우디가 집을 떠날 때의 그 같은 옷을 입고 있었다.
"으응. 셀폰을 안 가져가서."
우디는 신을 벗고 들어서며 셀폰을 찾는 척 두리번거렸다.
행여 수키가 어디까지는 가지 말았으면 하는 기색을 보이는지 살피려고. "내 셀폰 못 봤소?"
"셀폰? 자기가 마지막으로 쓴 데에 있겠지?" 수키가 부엌으로 들어갔다.
우디는 컴퓨터가 놓여져있는 단일 책상을 가리켰다.
"내 셀폰이 왜 저기에 있지?"
우디는 아까 키보드 앞에다 셀폰을 의도적으로 꺼내 놓았었던 셀폰을 집었다.
수키가 그 새 허둥지둥 돌아와서 컴퓨터를 껐다면 셀폰을 못 봤을 리가 없는데, 남편이 셀폰을 못 봤느냐고 물어도 시치미를 떼는 것이다. 게다가 한술 더 떠서 부엌으로 들어가 버리는 것이었다.
"자기 늘 부엌 식탁에 놓더니, 여기 없네?"
그녀가 부엌에서 도로 나왔다.
그녀는 그가 키보드 앞에서 셀폰을 집는 것을 봤다. "어, 거기 있었어?"
"그럼, 나 다녀올께."
"올 때 뭣 좀 사올 수 있어?"
수키가 우디 앞에까지 와서 어깨 같은 데를 털어주는 척 했다. "바쁘면 말구."
"뭐를?"
"아니, 됐어."
"뭔데."
"요즘에도 복숭아 나오지?"
"있겠지."
"복숭이. 물 나오는 그런 거 말고, 좀 딱딱한 거... 알어?"
"알았소. 그리고, 저녁은, 나가서 먹을 거요?"
"봐서... 자기 늦을 건가부지?"
"모르지, 가봐야 알겠지."
"하여튼 전화해."
"알았소."
우디는 집을 나와서는 주위를 살펴봤다.
누가 염탐을 하는지, 혹시나 그 흑인 형사가 또 미행을 할건지.
그는 렠서스가 차고 앞에 세워져 있는 상태를 정확히 기억하려고 여러번 눈짐작 해봤다. 그는 심지어 작은 돌을 발로 끌어서 그 차의 뒷바퀴가 아스팔트에 닿은 가운데로 옮겼다.
그리고 그는 뒤도 안 돌아보고 경찰서로 향했다.
우디는 경찰서에서 바로 돌아나와야 했다.
우디를 기다리던 형사가 어떤 현장으로 긴급한 호출을 받고 출동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디는 일단 아무 수퍼마켓이나 들어가서 딱딱한 복숭아를 적당히 샀다. 그리고 아내에게 전화를 하지는 않고, 집동네로 차를 부지런히 몰았다.
네시경의 서쪽으로 약간 기운 햇살에 저 멀리 베이지색 토요다 승용차가 코너를 돌아가는 것이 보였다.
'저, 머더뻐꺼!'
우디는 그 차를 확 쫓아가서 받아버릴까 했다.
그랬다가 집을 채 못 미쳐서 늘 지나치던 골목으로 우회전을 함과 동시에 정지했다.
그리고 우디는 차 안에 가만히 앉아있다가 앞을 보고 속으로 흑! 하고, 놀랬다.
눈에 지독히 익은 베이지색 토요다 승용차가 앞에서 마주 오고 있었다.
우디는 그 차와의 시선 접촉을 피해서 얼른 옆으로 숨었다.
그러면서 그는 눈만 움직여서 그 베이지색 차가 지나가나 훔쳐봤다. 벤즈 차의 문 턱에 베이지색 차의 지붕이 지나가다가 서행하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우디는 몸을 도로 일으켰다.
그 베이지색 차에는 우디가 보기를 기대했던 흑인 남자가 타고 있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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