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디가 집 안으로 막 들어섰는데, 두런두런 말소리가 나면서 지하실 문이 열렸다.
우디는 제 눈을 의심했다.
수키와 어떤 노랑 머리의 백인 남자가 지하실에서 올라오는 것이었다.
우디는 수키가 옷매무새를 급히 여미는 것을 차라리 안 봤다고 여겼다.
"자기, 언제... 왜 벌써 왔어?"
수키가 검은색의 스웨터 앞섶을 급히 닫았다. "경찰서에 간다고 했잖아..."
우디는 저 노랑 머리가 랠프일지 아니면 숨겨놓은 정부일지 빨리빨리 생각했다.
"게스트가 있었군."
"왜 벌써 왔냐니까?"
이제 수키의 얼굴은 완전히 홍당무가 되었다.
우디의 머릿속을 스치는 생각 하나.
저 여인의 팬티를 벗겨서 들여다 봐? 혹 정액이 가득 들어있나!
노랑 머리가 전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한 태도로 걸어서 지나쳤다.
우디는 그 자의 옆 얼굴에 대고 말했다.
"Jeff? (제프?)" 하고.
백인들은 원래 체력이 좋다.
우디는 그가 제프냐고 물은 자에게 손 한번 못 써보고 곤죽이 되도록 맞았다. 그러다가 그의 한쪽만 감긴 눈에 '우디의 제프'가 잠깐 수키를 돌아보는 것이 들어왔다.
수키가 팔짱을 앞으로 한 채 우디를 쏘아보고 있고.
"He's supposed to be a fucking scapegoat! (그는 씨발 희생양이기로 했잖아!)"
'우디의 제프'가 수키에게 고함을 질렀다.
그 찰라 우디의 발이 그자의 사타구니를 향해 쭉 뻗었다.
우디는 신발 끝에 느꼈다.
백인 자식의 큼직한 성기를.
"악!"
그자가 무릎을 꿇었다. 아마도 그 굵은 놈이 부러졌을 것이다.
아마도 수키와 짧은 성교를 치루느라 아직 발기 기운이 남아 있었나.
이판사판인데 싸움에 예의가 없다.
그 틈을 타서 우디는 죽을 힘을 다해 일어섰다.
우디의 구둣발이 '우디의 제프'의 면상을 정면으로 걷어찼다.
수키에게 배운 그대로 구십도로 꺾어서 정확히.
뒤로 벌렁 나가자빠지는 '우디의 제프'의 입이 크게 벌어졌다. 아니.
그자의 턱이 빠져서 덜렁거렸다.
우디는 구두 뒷굽으로 그자의 가슴을 찍었다.
발에 죽을 힘을 다해서.
그의 가슴뼈에서 크랰! 소리가 났다.
그자가 턱이 빠져서 말도 못하고 비명도 못지르고 으어어! 하는 괴음만 냈다.
우디는 한눈에만 보이는 수키에게로 향했다.
"어때. 너의 그 태권도 실력을 나한테 써보지?"
수키가 어어없는지 아니면 짜증이 나는지 얼굴을 위로 하고 눈을 감았다.
"체! 나 때문에 너희들 둘, 몇 억불 챙겨서 튀려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간건가?"
우디는 코피인지 입에서 나는 피인지 튀! 하고 수키에게 향해 뱉았다. "나를 스케이프고트로 만들어서 병신 만들고, 너희 둘이 희망찬 미래를 계획했을텐데... 오늘 내가 산통을 깬거군? 미안해서 어쩌나, 한숙희씨! 셀폰을 두고 나가서 들켰네?"
우디는 한눈이지만 그자가 꿈툴대는 것을 보고 다시 한번 구둣발로 그의 명치를 겨냥해서 세게 찼다.
그자가 몸을 웅크리며 바르르 떨었다.
현관문이 밖에서부터 부서지며 열렸다.
"Freeze! Police! (꼼짝 마! 경찰이다!)" 서너명의 장정들이 총을 겨누고 들어왔다.
우디는 양팔을 들었다. 그리고 그 흑인 형사를 보았다.
그가 손에 들었던 총을 허리춤에 꽂으며 우디에게로 다가왔다. 고개를 절래절래 저으며.
"You're not gonna believe this! (넌 믿지 못할 거다!)"
우디는 보았다.
경찰 한명이 수키를 거칠게 수갑 채우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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