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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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9. 20. 04:20

   챌리와 킴벌리가 아빠더러 잘못했다 하라고 윽박지르고 졸랐다.
킴벌리는 빨리 출발해야 비행기 스케쥴을 맞출까 말까인데 대답을 듣기 전에는 안 간다고 버텼다. 만일 이 날의 비행기편을 못 타면 다음날 떠나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학교 지인들과 약속한 것을 어기게 된다고, 협박했다.
수키는 등을 보이고 있고.
우디는 딸들보고 알았으니 어서 출발하라고만 말했다.
드디어 킴벌리의 안색이 예전에 친엄마에게 마구 퍼부었을 때처럼 변해갔다. 그리고 킴벌리의 입에서 에프 자 욕이 튀어 나올 찰라, 우디는 얼른 아내 앞으로 갔다. 
   "내가 잘못했소. 제발 용서해 주시요."
   "나한테, 아니면, 자기 딸들한테?"
   "일단 내 사과를 받으시요. 그리고 또 얘기합시다."
   "쟤들, 가라구래."
   "내가 당신한테 사과하고, 당신이 받아주는 것 보고 간다 하지않소."
수키가 고개를 저었다. "애들을 보내기 위한 사과. 안 받을래."
그런데 말은 하나도 못 알아들어도 분위기로 파악했는지 드디어 제이콥이 킴벌리의 손을 잡았다. 
   "Let's go, honey! (가자, 허니!)"
킴벌리가 제이콥의 손길을 뿌리쳤다. "You!"
동시에 챌리가 킴벌리의 앞을 가로 막았다.
   "Move! (비켜!)" 킴벌리가 챌리를 칠 기세였다.
챌리가 두 팔을 벌렸다. "You're making it worse for daddy. (너는 아빠에게 더 안 좋게 만들고 있는 거야.)"
   "Gosh!" 킴벌리가 돌아섰다.
여태 잠자코 있으면서 관전만 하던 개리 주니어마저 고개를 잘래잘래 저었다.
모두들 수키의 도도함에 질린 것이다.
우디가 목을 가다듬었다. "알았소. 시간 끌지 말고 서류 준비되는 대로 연락주시요."
수키의 고개가 남편 쪽으로 돌아왔다.
   "이제 가면 여기 다시는 안 오리다. 내 짐, 내 물건 따위는... 내다 버리든지, 거지한테 주든지 당신 맘대로 하시요. 육개월 넘으면 자동 이혼으로 알고, 내 알아서 하겠소." 
우디는 그 말을 전혀 흔들림없이 똑똑히 발음했다. 
수키의 입술이 파르르 떨었다.
   "가자, 얘들아."
우디의 그 말에 다른 네 명이 동시에 움직였다. 
그들은 비행기 시간 때문에 전광석화처럼 움직였다. 
단 오초 만에, 또, 수키만 덩그라니 남았다.
   누가 이혼을 당한 것인가... 
수키만 또 다시 혼자 버려졌다.
   '이건 뻔뻔함도 유분수지. 되려 냉정하게 말 내던지고 애들을 앞장 세워서 떠나버려?'
쑤키는 남편더러 제발 돌아오라고 울며 매달리고는 정작 온 사람에게는 냉정하게 대했다.
뻔뻔함과 자존감은 별개인데.

   챌리는 남편 개리 주니어와 함께 남쪽 고속도로를 타고 떠났다.
개리 주니어가 부친인 시니어를 꼭 만나봐야겠다는 결심을 했고.
킴벌리는 공항의 출국장 건물 앞에서 아빠를 굳게 안았다. 
우디는 작은딸을 꼭 안아서 미안함 마음이 전달되로록, 그렇게 안았다. 그리고 작은 사위와 굳은 악수를 했다. 
그는 작은사위의 손을 한참 동안 쥐었다가 놓았다.
제이콥이 알아 들었다는 미소를 보이고, 킴벌리와 허둥지둥 달려갔다.
   한참 후, 우디는 건물 위로 마악 이륙하는 브리티쉬 에어라인의 보잉기를 보았다.
하마터면 그들은 그 비행기를 놓칠 뻔한 것이다.
그 때까지 우디는 그 자리에 박힌 듯 서 있었던 것이다.
   '이제서야 나는 자유를 얻었다! 자유... 자유인...'
우디는 술을 마시고 싶다는 강한 욕망이 마구 솟구쳤다.
누구랑 마실까? 김정애? 아니.
그는 불현듯 아들이 보고 싶어졌다.
형록이 이 친구가 우리 아들을 잘 건사하는 거야,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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