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도 없이 운진 그가 가게에 불쑥 들어선 것을 제일 반긴 이가 물론 영아였다.
잘 있었느냐는 오랫만이라는 그런 인사가 무척 반갑게 오갔다.
운진은 실로 오랫만에 찾아간 형록이와 대작하기 시작했다.
형록도 가끔 혼자서 잔술을 홀짝이다가 재미없어서 잊었는데, 형님 때문에 오랫만에 술맛 난다고 계속 권했다.
아이 셋의 엄마인 영아가 형부 왕년에 좋아하시던 것이라며 막섞어찌게를 만들었다.
문자 그래도 이것저것 마구 섞어서 한데 지지는 이상한 음식...
"그 식성 정말 개좆 같네!"
형록이 맛을 봤다. "어, 근데, 맛은 괜찮네? 보기에는 뭣 같아도?"
영아가 나즈막히 에이그! 하며, 형록의 팔을 꼬집었다.
"근데 너는, 씨발놈아, 애를 셋씩이나! 그것도 아들로만 셋을 낳냐? 씨발새끼네."
우디가 정말 이를 드러내며 욕을 써댔다.
영아가 자지러졌다. "형부! 술 고거에 벌써 취하신 거예요?"
우디는 영아에게 한 눈을 찡끗해 보였다.
"술은 삐뚜루 들어갔어도 말은, 씨발, 똑바로 해야지! 그 셋이 다 내가 낳은 거요? 씨발, 양육비 소송 걸까부다!"
형록이 술잔을 높이 들었다. "딸만 가진 주제에!"
"그럼, 하나 내 놔, 임마!"
"못줘! 못, 줘! 백만금을 줘도 안 줘! 씨발!"
형록이 비틀거리며 일어서려 했다. "영아씨! 폴 감춰. 이 씨발형님이 우리 폴 훔치러 왔나부다. 얼른 가서 감추라니까?"
영아가 웃으며 받아주었다.
"어서 그 술이나 비우세요. 형부 이젠 늙으셨네. 꼴랑 고것 마시고 어린내로 돌아가시다니."
영아의 그 말에 형록과 우디가 히히히 웃었다.
"우리보고 언내래, 언내. 형님보고 그러는 거유!"
"그러게 말이다."
두 남자는 술잔을 과감하게 부딪고 단숨에 쭈욱 들이켰다. 그리고는 수저질을 부지런히 하며 서로 왕건이를 빼앗으려고 장난을 쳤다.
"술들 더 하실 거예요?"
영아가 이미 산소주 이홉들이 한병을 열었다. "오랫만에 나도 좀 마셔야지."
영아가 소주를 새 잔에다 딸았다.
그걸 본 형록이 우디보고 가까이 오라고 손짓했다.
"왬마!" 우디는 귀를 가져다 대는 척 했다.
"영아씨 술 먹네?"
"근데?"
"우리 영아씨 술 먹으면 날 때리는데?"
"허허허! 맞을 짓 뭘 했냐?"
"유(you)!" 형록이 우디를 똑바로 손가락질 했다.
"나?"
"형님하고 살았어야 한다고, 술만 먹으면, 씨발, 날 팬다니까?"
"어, 이 새끼 나쁜 놈이네? 너 지금 누구 떠 보는 거지! 혹시나 하고. 이러언, 나쁜 새끼!"
"아냐? 다 잊었어? 다 잊었어?"
"허, 이 새끼. 난 남자다운 줄 알고 존경했더니 의외로 쪼다 새끼네?"
"정말 다 잊었어? 영아씨는 아직도 형님 못 잊어서 그러는데?"
영아가 술을 두 잔 연거퍼 들이켰다. "아아! 나도 오늘 술맛 나네요오?"
"나 이혼한다." 우디는 입에서 튀어 나오는 대로 말했다.
형록과 영아가 딱 굳었다.
"챌리 키미하고 다 의논 끝냈다. 저쪽보고 이혼 서류 준비되는대로 연락하라고..."
"가만, 가만! 이혼 하는 거유, 이혼 당하는 거유?" 형록이 손을 내저었다.
"내가 이혼 당하는 건데, 내가 원하는 것처럼 밀고 나가고 있더군."
"이번엔... 형님이 바람 피웠수?"
"엉? 엉... 그 사람 동창이랑." 운진은 동창이란 단어에 유난히 강조했다.
형록과 영아가 입을 딱 벌렸다.
"따블 간통이더라구?"
운진의 말에 영아가 형록을 봤다. "따블 간통이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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