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희는 북받쳐 오르는 울음을 어찌 감당하지 못하고 엉엉 소리내어 울었다.
'미치겠네, 정말! 진짜 알다가도 모를 사람이야.'
'이혼하면 했지. 왜 자꾸 나가는 거냐구!'
'아직은 때가 아닌데... 아직은 혼자로 노출되면 안되는데...'
결국 그녀가 우는 이유는 남편 운진에게 서운하고 서러워서 그런 것이 아니었다.
아직은 때가 아닌데.
즉 운진이 훌쩍 떠나버리면 그녀의 계획이 모두 무산되기 때문이다.
그녀가 또 시도해 본 아담의 셀폰은 여전히 응답이 없다.
돈 없어진 것을 그이도 알면서...
그리고 애담이 한 짓이 아니라는 것도 알면서...
돈을 도로 못 찾으면 이것도 저것도 아무 것도 아니다.
알트에게서 빼낸 돈 투 빌리언은 말고...
[딸들까지 대동하고 들어갔다가 일제히 나갔는데요?]
알트의 부하로부터 보고가 들어왔다. [유닡 A는 공항까지 따라가서 그 집의 작은딸이 출국하는 것을 확인했으며, 개리의 아들은 저들 거처로 돌아갔습니다.]
[우디는?]
[공항에서 곧장 시내로 들어갔는데요?]
[다운타운?]
[옛 썰! 다운타운은 좀체 드나들지 않던데요.]
"Good job, guys! Back home. (잘했어, 얘들아! 집으로 돌아와.)"
알트는 그렇게 훤히 노출된 쑤의 주변이지만 자꾸 주저된다.
웬지 모르게 섣불리 시도했다가 안 좋은 일이 벌어질 것 같은 불안감 때문이다.
부하들도 쫓아다니라는 지시는 따르는데, 직접 상면해 보라 하면 다들 주저했다. 모텔 근처나 다른 데서 지켜보다가 어쩌다 발견되면 그자가 보여주는 몸짓이나 표정이 되게 밥맛이라는 것이다.
'그깟 동양놈 하나 가지고...'
알트는 그렇게 취급하고 싶지만 그도 되게 껄끄름하다. '나한테 대놓고 욕을...'
알트는 우디의 셀폰 번호를 찾아서는 망설였다.
'퍀쓰로 보내줄께 할 정도면 거짓이 아니라는 건데.'
'쑤의 은행 돈이 한푼도 안 남고 사라졌다?...'
'애담은 우리가 처리했는데. 만일 목숨이 붙었더라도 인간 구실을 못 할텐데.'
'아무래도 쑤 그게 결국 다른 데로 빼돌리나 본데. 남편도 모르게? 그럼, 누구랑?'
그리고 얼마의 돈이 없어졌다는 것인가.
'쑤가 훔쳐간 돈... 그것 말고 지가 주식을 팔고사고한, 그 돈 말인가?'
'아니면 남편이란 자가 머리를 쓰느라 수작을 꾸미나. 그렇게 해서 제 아내로부터 관심들을 다른 데로 돌리게 하려고.'
'제프의 돈은 갚고 난 나머지가 없어진 거야?'
개리는 만 사흘이 지나도록 그가 직권으로 압류시킨 쑤의 돈에 대해 아무런 문의가 들어오지않는 것이 놀라웠다.
'아직 모르나?'
개리는 그가 한 짓을 애론에게도 발설하지않았다. '그녀의 회계사 애담이 수시로 체컾한다면 대번에 알고 난리를 피운다는 소문이 들릴 만도 한데...'
개리로서는 애담이 안 보이는 것과 우디가 잠자코 있는 것 그리고 쑤가 가만히 있는 것이 슬슬 걱정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개리는 집에 놔두고 갔던 그의 개인적 셀폰에 우디로부터 두번의 미쓰된 콜이 들어와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가슴이 철렁했다. '그럼, 그렇지!'
아무도 문의하지않고, 심지어 쑤도 조용한데 우디란 자만 무슨 용건으로 통화시도를...
'그나저나 애담의 행방이 묘연하네?'
개리는 운 제이에 대한 보고서 내용 중 걸리는 것이 있다. 그자는 사람을 해치면 꼭 흉기를 쓰지?
그리고 그자는 폭행을 휘두르면 꼭 피를 본다.
죽은 전처의 내연의 남자를 벽돌로 깐 자.
개리는 그 생각을 하고 흠칫했다.
우디는 또 다른 사람을 벽돌로 때려서 죽였다.
그 사건은 그 때의 세상을 발칵 뒤집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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