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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숙희는 숙희대로 밤을 지새우고 있는 중이었다.
남편의 전화를 자다가 받은 것은 아니었지만 대뜸 온라인 뱅킹을 수정하라고 한마디만 던지고 끊은 바람에 다시 걸어서 따진다거나 무시한다거나 할 엄두도 없이 마침 들여다 보고 있던 참이라 접촉 방법을 바꿔버렸다. 그러나 그녀는 그 후 온라인 밖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몰랐다.
   '뭔가 많이 아나 봐...'
   '혹시 내 돈을 누가 빼내갔는 지도 아나?'
숙희는 빨강색 셀폰을 만지작거리기만 했다. '아담은 아니라고 한마디로 딱 잘라서 하는 걸로 봐도 그렇고... 온라인 뱅킹을 당장 바꾸라는 걸로 봐서도... 이상하지?'
숙희는 남편이 안 받든지 받아서 바로 끊던지 간에 일단은 걸어보자 하고 셀폰을 열었다.
   "안 자고 뭐 하나, 이사람아." 
운진은 약간 취기있는 음성으로 바로 나왔다.
   "유저 아이디랑 패쓰워드 바꿨어."
   "나한테도 가르쳐 주지 말고 어디다 적어놓지도 마시요. 절대 혼자만..."
   "전에 꺼는... 몇몇 사람이 알았는데..."
   "그랬겠지."
   "그랬...겠지라니?"
   "돈이... 당신에게 모이게 하기 위해서는 그래야 했겠지라는 뜻이요."
   "돈이 나한테 모이게?"
   "내 생각엔 그런데?"
   "돈이... 왜 나한테 모... 여?"
   "그래 놓고 언놈이 나중에 한 입에 털어 먹으려고."
   "그게..."
   숙희는 남편의 말이 얼른 이해되지 않았다. "거기 돈은 내 돈인데?"
   "애담이 지 어카운트처럼 드나들면서 돈을 만졌을 거 아냐?"
   "전에는 그랬지만..."
   "그 어카운트 내막을 애담 자식 혼자만 알고 있었겠느냐고."
   "제프도 알았고..."
   "알트도 아나?"
   "돈을 그리로 보내주었으니까, 뭐..."
   "알았소!" 남편이 통화를 또 그렇게 끝냈다.

운진은 무조건으로 알트에게 바로 전화를 걸었다.
   "This's better be good! (좋은 소식인게 좋을걸!)" 알트가 자다깬 음성으로 나왔다.
   "Hey, fatman! Guess what! (헤이, 뚱뚱아! 알아 맞춰 봐!)"
   "What the hell's going on, Woody? (대체 무슨 일이야, 우디?)"
   [It was Garry. 개리가 쑤의 돈을 다 빼내갔다.]
   [뭐라고?]
   "I just talked to him. (그 하고 방금 얘기했다.)"
   "Are you sure! (너 정말이지!)" 
   "Not that money Sue took from you, though. (그러나, 쑤가 너한테서 가진 돈 말고.)"
   "The money Sue sold the business. (쑤가 비지네스 판 돈들.)"
   "Yes!"
   [바보 같은 자식! 그래서 쑤가 원하는 게 뭔데?]
   [그 돈은 쑤의 돈이니까 개리에게서 다시 찾도록 할 건데. 그 동안 너는 네 돈 갖고 방해하지 말라고 전화하는 거다.]
   "W'at?"
   [개리가 쑤의 자본돈(Capital Fund)을 훔쳐갔는데, 네가 네 돈 내놓으라고 쑤를 공략하면 쑤는 두 돈을 다 잃어야 하고 그러면 내가 너희들을 가만 안 놔두지.]
   "What if you're not gonna leave us alone? (우리를 가만 안 놔두면?)"
   "I was going to talk Sue into returning your dirty money, Garry intercepted it in the middle so she has to keep any money? (어차피 쑤를 설득해서 네 더러운 돈을 돌려주라 할 예정이었는데, 개리가 중간에서 가로채니 그녀는 아무 돈이라도 가져야 하잖아?)"
   "So?" 알트에게서 한숨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