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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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9. 22. 01:26

   남편의 외도로 소원해졌다가 다시 화해했다고 당장 잠자리를 같이 하는 부부는 없다.
우디는 그럴 거라고 상상도 안 했다. 
그는 마음 잡고 그 동안 그녀가 못치우고 놔두었던 집안을 치우고 다녔다. 먼지도 훔쳐내고 창문도 활짝 열어서 차갑지만 신선한 공기도 들어오게 했다.
숙희는 소파에서 눈 좀 부치고 난 뒤 앉아서 남편이 부지런히 돌아다니는 것을 열심히 구경했다.
운진은 아내가 깨어나니 집안 전체 배큠을 돌렸다.
숙희는 일이 다 끝난 남편을 곁에 오라고 불렀다.
둘은 조심히 그러나 아주 진한 키쓰를 오래 나누었다.
수키가 우디에게 기대었다. "나는 아내들이 왜 남편을 용서하는지 이번에 또 알았어."
   "어험! 이제 그만하지?"
   "가만!... 왜 용서하는 줄 알어?"
   "조강지처의 반대가 뭐더라... 그런 용어가 있었던가."
   "못 견디겠는 거야. 도저히... 다른 여자한테 보내면, 응, 그걸 다른 여자한테 똑같이 할텐데. 만져주고 입으로 해주고... 그런 걸 거기다가도 할 거 아냐."
   "어유. 제발 그만 하세요. 아무 일 없었습니다."
   "그런데, 또."
   "한숙희씨. 알았습니다. 잘못했다잖아요. 그만... 하시죠?"
   "그래도 원부인은 참아준대. 되려 첩이 그 꼴을 더 못 본대."
   "녜에, 녜!"
   "자기, 그거... 얼마만큼씩 생각나?"
   "녜에, 녜!"
   우디는 이 정도에서 화해하고 넘어가나 보다고 좋게 대했다. "잘못했습니다?"
   "아니, 정말루."
   "뭐, 나이마다 다르겠지만, 남자들은 평균 오십몇 초마다 섹스를 생각한답디다."
   "여자는?"
   "여자에 대해서는 모르겠구."
   "여자는 전혀 생각 안 날 때도 있나 봐. 그러니 추러블이지?"
우디는 상반신을 일으켰다. "자! 점심엔 무얼 대접해 드릴깝쇼?"
   "저기... 자기가 먼저 만들어 놓고 간 카레... 너무 오래돼서 못 먹지?"
   "아이고! 그게 언제껀데! 어디, 냉장고에 있나?"
   "응. 내가 한번인가 데워 먹고 그냥 두었는데?"
   "버리고 새로 하지, 뭐."
우디가 부엌으로 가고, 수키가 따라갔다.

   카레라이스를 새로 해서 두 사람은 늦은 점심겸 이른 저녁을 치뤘다. 
수키는 입에서 당긴다고 밥 두 공기를 해치웠다. "나 내가 봐도 너무 먹는다, 그치?"
   "이인분인데, 잘 잡수셔야죠. 그래야 임신부도 건강합니다."
   "이인분이 뭐니." 수키가 많이 아니 거의 다 풀렸다.
그리고 부부는 초저녁인데 침실에 들었다.
우디는 수키의 거대한 몸매가 홀랑 벗고 누웠는데 황홀감에 젖었다. 
   "자기, 나 원해?"
   "그냥... 이렇게 있습시다."
   "사실은... 그 때는 애들 있어서 그랬어. 애들 앞에서 잘못했다 하기 싫어서."
   "그랬을 거야."
   "어쨌든 미안해. 자기두 나한테 미안하다고 해."
   "미안합니다."
   "이젠 아무 데도 가지 마."
그렇게 두 사람은 이혼의 위기를 가까스로 넘겼다.
   그리고 두사람은 빨가벗은 채 서로 껴안고 잠이 들었다.
그들이 잠이 깬 것은 방 안이 깜깜해서였다.
운진은 습관든 사람처럼 주위의 소리를 들으려고 눈을 도로 감았다.
숙희는 남편에게 파고 들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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