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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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9. 22. 01:26

   수키는 남산 만한 배로 우디를 누르며 장난했다.
우디는 수키의 남산 만한 배가 누를 때마다 일부러 끽끽 소리를 내어 응수했다.
   "자기, 정말 못된 건 아니? 인정할 건 인정해."
   수키가 남산 만한 배 너머로 우디의 상반신을 안았다. "날 괴롭히려고 작정한 사람같애. 정말 못됐어!"
   "불 켤까?"
   "아니! 그냥 이대로 좀 있자."
   "몇시나 되었을까?"
   우디는 아예 까만 창을 보려고 머리만 들었다. "밤참..."
수키가 아마도 흐느끼는가.
우디는 그녀의 얼굴을 받친 손으로 미지근한 액체를 느꼈다.
수키가 나즈막히 코를 훌쩍거렸다.
   "아직도... 화났소?"
   "아니." 수키가 젖은 음성으로 대답했다.
   "미안해. 내가 정말 잘못했소."
   "응."
   수키는 코가 막힌 음성이었다. "나도 용서한다고 했잖아. 그리고 우리... 그 대답으로 키쓰도 했구."
수키가 우는 이유는 남편이 먹을 것을 챙겨주려하니 감격해서가 아니다.
남편이 사과해서 감격한 것도 아니다.
그를 용서할 수 밖에 없는 처지와 상황이 싫어서 눈물이 나오는 것이다. 그러나 그를 용서하고 다시 받아드려야 하는 것이 절실하다.
그를 용서하지 않겠다고 버티면, 그가 원하는 대로, 이혼으로 발전한다.
수키에게 이혼이란, 죽음을 뜻한다.
우디란 남자가 그 정도로 위대하고, 여러 여자를 죽이는 매력이 철철 넘어서가 아니다.
수키가 이혼한다면, 그래서 그녀가 다시 혼자인 것이 주위에 알려지면, 그녀는 제일 먼저 알트의 공격을 받고, 이어서 개리의 추궁을 또 받게 된다.
그 두 남자의 공격과 추궁은 수키에게 죽음을 뜻한다.
그들이 그녀를 사회적으로 매장시키거나 감정적으로 파멸시키는 것 뿐만 아니라 문자적으로 그녀를 죽일 지도 모른다. 
쑤가 그들과 미리 타협해보겠다고 만삭의 몸으로 나섰다가 제레미에게 제일 먼저 속았다.
그녀가 회사를 한 입에 말아먹으려 했다는 누명과 핑게로 감방에 가겠느냐 아니면 하고 위협하고는 당황하는 쑤를 만삭인 여인을 욕보이지는 못하고, 또 테잎을 들먹이며 다 뱉아내라고 협박했다.
쑤는 제레미의 차가 막 출발하려는 순간 마지막 기대로 차문을 박차고 내려서 돌아와졌지만 그녀는 아마 제레미에 의해 알트의 손에 또 넘겨질 뻔했을 것이다.
   수키는 남편의 품으로 파고 들었다. 배가 만삭이라 몸끼리 닿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수키는 남편의 냄새를 맡으며 차차 마음에 안정을 되찾았다. "자기 품이 이렇게 따스하고 포근할 줄을 미처 몰랐네?"
우디는 아내의 그 말에 언뜻 영아가 한 말이 겹쳐졌다. 
형부의 등은 여전히 따스하다아.
그래서 그는 아내의 배가 눌려지든말든 힘 주어 안았다.
수키가 울었던 얼굴에 미소를 띄우며, 새삼스럽게 남편의 얼굴을 우러러봤다.
   '이 사람이야 말로 나를 지켜줄 사람이 틀림없구나...'
   '우선 이 이에게 안겨 있으면 겁나는 것이 아니라 편안해...'
   "수키... 당신 돈 찾을 거야?"
   "그럼... 찾지말라구?" 숙희는 문자적으로 깜짝 놀랐다.
   "저들끼리 쌈 붙게 한번... 놔둬보지?"
   "놔두면, 저들끼리 쌈이 붙는다고?"
   "가만히 보니까, 돈이 당신에게로 모였더군?"
   "응?"
   "그래애. 그리고 그 돈에 대해서 알거나 연관되었던 치들이... 다 당했어."
운진의 그 말에 숙희는 속으로 하나하나 따져봤다. "그러... 네?"
   "돈이 모이게 한 다음 다 제거하면, 몽땅 가로챌 인간이 누굴까?"
   "누...구?"
   "개리."
   "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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