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해의 연말 경기는 전년보다 더 침울할 것으로 전문가들이 예측했다.
특히 Walmart에서 해마다 연말 경제 동향을 발표하면 거의 정확히 맞아 떨어지는데, 이 해의 할리데이 경기가 밑바닥일 것으로 전망되었다.
그 바람에 경기는 바닥을 향해 더욱 곤두박질 치고, 사람들의 마음은 점점 더 얼어갔다.
미 의회는 정부에게 마이너스 경제 성장에 대해 해명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수키는 그나마 가지고 있던 주식을 몽땅 처분하기로 했다.
또 거의 반 손해보고.
"일단 돈을 회수해야 하니까, 이번에는 현찰받고 파시지?"
우디가 그렇게 말했다. "우리가 돈이 돌아야 버티니까."
수키는 의외로 남편을 전적으로 신임하는 자신에 대해 놀라며 주식을 팔았다.
크리스마스 데이를 얼마 안 남기고 수키가 행한 행동이었다.
그런데 이번의 매입자는 알트가 아니었다.
"여태까지는 알트가 당신의 물건을 보지도 않고 사들였는데, 이번에 당신의 주식을 왜 건드리지 않았는지, 그게, 당신은 안 궁금한가부지?"
운진이 마치 전문가처럼 잘 안다는 투로 말했다. "나 같은 아마추어도 대번에 짐작하는 일을 당신 같은 전문가가 이해 못 한다면, 내숭으로 보이는데?"
"진짜야. 꼭 알트가 사야한다는 법은 없었으니까."
"알트가 당신에게서 사들인 회사들이 마켓에 나와 있는 걸 아직 못 봤거든?"
"어떤 거? 제레미꺼?"
"장갑차 제조 회사. 제레미의 컨설팅 그뤂. 두 가지만 해도 여태 묶여 있으면 오라이언 뱅크가 아무리 크고 저축 보유고가 많아도 자금이 쪼달릴 텐데..."
"아, 맞다!"
"그리고, 개리나 애론이 승인 안 하면 합병은 안 되잖아? 매각은 몰라도."
"그, 그렇지?"
"당신 올해 세금 보고는 그 은행잔고말소 카피를 첨부해서 아이알에스에다가 무지한 금액의 손실로 보고하자구."
"그러면?"
"그러면 아이알에스에서 저들 비용으로 조사해서 우리가 사기치나 안 치나 증명하려 들면서... 돈이 어디로 빠져나갔는지 찾아내겠지."
"그럼, 천상 아담에게... 시켜야겠네? 아담이 그런 거 잘 하는데..."
"애담?"
운진은 거기서 입을 다물었다. 이 여자 정말 애담이 작살난 걸 모르나?
숙희는 무슨 영문인지 모르면서 그녀도 더 이상 말 않고 입을 다물었다.
그 다음 주, 증권가 월 스트리트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가...
다운 죤스 치수가 마이너스 30%로 하강한 것이다. 대번에 구천 포인트 이하로 떨어졌다.
그 차액이 얼마나 될까...
천문학적인 숫자의 손실이 대서특필로 연일 보도되고...
남의 돈 관리를 하며 부를 누리던 우량 주식 회사들이 연달아 부도내기 시작했다.
수키는 마치 미리 알고 그나마 손해 보며 판 꼴이 되었다. 아니었으면 휴지가 될 뻔...
숙희는 말 없는 남편이 점점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수키가 진통을 시작한 것은 크리스마스 이브 오후이었다.
"자기, 나 애기 크리스마스 데이에 낳기 싫어." 수키가 고개를 저었다.
그래서 우디는 지금까지 검진해 온 닥터에게 연락해서 만나기로 한 병원으로 달려갔다.
수키에게 진통 촉진제가 바로 투여되고, 수키는 금새 분만 진통을 시작했다.
수키는 힘 하나 안 들이고 자궁문이 쉽게 열렸다. 병원에 들어간지 두 시간만에 분만을 한 것이다.
그것도 의사 말에 의하면 아주 쉽게.
마치 과거에 분만 경험이 있는 여자처럼...
질이 커서 산모가 힘 주는대로 아기가 쑥쑥 밀려 나온 것이라고.
"It's a boy! (아들이요!)" 의사가 아무런 감정없이 간호사에게 말했다.
아기는 의사의 손 위에 엎드려지고 가제들은 아기의 귀와 입과 살이 겹치는 부분을 띢는데 씌여졌다.
아빠의 뒤에 숨어서 그런 광경을 보는 챌리의 눈에서 눈물이 하염없이 나왔다.
운진은 아기가 비록 시뻘겋지만 동양적인 용모인 것에 안도의 한숨을 내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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