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04

pt.4 7-1x061 또 다시 불거지는 헤드에이크

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9. 23. 02:51

또 다시 불거지는 헤드에이크

   수키와 우디 둘이 배달시킨 음식을 리빙룸 테이블에 펼쳐놓고 먹으며 미식 풋볼의 준결승으로 향하는 게임을 열심히 보는데 집의 전화벨이 울었다.
   "누가 신년초부터 그것도 우리 집전화 번호로 전화를 걸지?"
   수키가 받으라는 건지 받지 말라는 건지 우디의 팔뚝을 툭툭 건드렸다. "요즘 또 스팸 전화들 오기 시작하더라?"
벨톤은 이내 멎었다.
약 2초 후, 우디의 바지 주머니에 든 셀폰이 진동했다.
우디는 나무젓가락을 음식통에 꽂고는 아주 천천히 셀폰을 꺼냈다. 
모처럼 만의 나른한 분위기를 깨는 놈이 누구야 하듯.
   "헬로?"
   우디는 눈은 텔레비젼에 가 있는 채로 응답만 했다. "디스 이즈 히."
수키가 남편을 지켜봤다.
우디가 아내를 쳐다봤다. "Yeah?... So, when? (그래요? 그래서, 언제요?)"
수키가 눈썹을 꿈툴거려서 뭐냐고 물었다.
   "오케이. 땡쓰!"
   우디가 셀폰을 접어서는 바지주머니에 도로 넣었다. "또 용의자를 잡았다는군?"
   "또? 맨날 용의자는..."
   "나보고 나와서 맞나 보라고. 아니, 당신 말마따나 무슨 놈의 용의자를 맨날..."
수키가 입술 끝을 달짝거렸다. "누구라고는 말 안 하고?"
   "그냥... 이번에는 진범을 검거한 거 같대."
   "미국인이래지?"
   "모르지." 
그렇게 말하는 우디의 눈가에 웃음기가 번졌다.
수키가 조금 남은 음식에 입맛을 잃은듯, 모두 내려놓았다. 
우디도 먹다 만 음식을 내려놓았다. '이 사람이 미국인이냐고 뭣 땜에 꼭 집어서 묻지?'
   얼마 전만 해도 영호를 언급한 나에게 대번에 미국인이냐니...
우디는 목청을 가다듬듯 목에서 뭐가 올라오려는 것을 도로 삼켰다. "그냥... 드랖, 시킨다 할까? 나는 상관 안 한다구?"
   "경찰이... 그러라고 하겠어?"
   "범인이 맞으면 그냥 체포에 공을 세운 경찰보고 상금 가지라 하고... 난..."
   "자기 말 무슨 뜻인지 알어. 하지만 경찰이야 범죄소탕이 목적이니까 맞나 보자 하겠지. 가면 어차피 용의자랑 서로 상면하는 것도 아니잖아."
   "당신도... 유경험자니까?"
   '나도... 유경험자라고?' 
수키는 그녀가 풀어놓았던 거짓변명에 잠시 혼동이 왔다.
그런데 게임이 잠깐 중단하고 선전으로 넘어가는데, 놀라운 화면이 나타났다. 그러니까 BREAKING NEWS.
국방성에서 품질을 인정하고, 전쟁터에서 그 위용을 과시하는 모회사제 장갑차를 찍은...
모래색으로 페인트를 입히고, 쑤의 어리석은 아이디어대로 차 지붕에다가 기관총을 부착한 디자인의 전천후 장갑차가 모래 벌판에 일렬로 세워져 있는 것을 찍은...
선전이 아닌 토막 뉴스. 셧 다운(shut down)이란 자막이 떴는...
즉 알트가 쑤에게서 거의 빼앗다시피 헐값에 가져간 장갑차 제조회사가 닫았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말을 잃었다.
   "이거, 진짜..."
   수키가 주먹을 불끈 쥐었다. "미국... 진짜 정치성이 뿌리 깊은 나라야."
수키의 두 눈에 눈물이 글썽거렸다. 그 눈물 너머로 알트의 얼굴 모습이 떠올랐다.
우디는 아내의 어깨를 살며시 잡아서 당겼다.
수키가 덩치에 비해 힘 없이 남편에게 넘어와서 기댔다.
우디는 아내의 얼굴을 손을 감싸며 가슴에다 안았다.
그러나 수키는 남편 모르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이번에는 내가 이겼다!'
   "알트 새끼 전화질 할 일 또 생겼네."
   우디가 수키를 꼭 안았다. "먼저 덤비다가 실수하게 기다리자구."
숙희는 남편의 팔을 손으로 잡았다. "자기 진짜 이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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