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희는 아담이 빼돌린 돈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가 없었다.
그럭저럭 꽤 되는데...
"아담... 어떻게 됐는지, 자기가 잘 알어?"
"애담은... 아마..."
운진은 저도 모르게 헛기침을 한번 했다. "애담은 잊는 게 좋을 거야."
"아휴..."
운진이 아예 일어나 앉았다.
숙희는 이불이 들쳐지면서 가슴이 나오는 것을 손으로 대충 가리는 척 했다.
운진은 아내의 손을 찾아서 만지며 말을 시작했다.
"개 두 마리가 당신 손에 들린 고기를 빼앗아 먹으려고 쫓아오는데 그 때는 그 개 두 마리가 당신에 대해 합심해서 쫓아오지."
"개 두 마리?" 숙희는 입으로 중얼거리며 대뜸 개리와 알트를 연상했다.
"당신은 두 마리 중 한 마리에게 얼마 떼어주면 조용할까 생각해서 그러려는데, 개들이 안 그렇거든?"
"그러니까, 누구?"
"일단 쪼가리 얻어 먹은 개는 잠시 조용한데. 못 얻어 먹은 개는 당신을 계속 쫓지."
"..."
"그럴 때는 가장 중요한 것이... 당신의 생명이야. 손에 들린 고기 보다는."
"그러니까, 고기는 돈?"
"그럴 때는 그 개 두 마리 앞에다 고기를 탁 던져주는 거요."
"오."
"그러면 그 개 두 마리는 서로 고기를 차지하려고 피나는 개싸움을 벌이지."
"응." 숙희의 눈가에 웃음끼가 서렸다.
"그 동안 당신은 천천히 걸어서 그 자리를 모면할 수 있고."
"다 먹으면 또 쫓아올 거 아냐?"
"둘 중 한 마리가 죽거나 겁나서 물러서겠지."
"그게 날 또 쫓아오면?"
"아무리 개라도 당신 손에 고기가 없는 걸 아니까. 그리고 다른 개가 빼앗은 걸 아니까. 당신을 거들떠 보지도 않고 아쉬워도 다른 데로 가버리지."
"인간개도 그럴까?"
"지금 현재 당신의 돈을 가장 탐내는 놈이 알트야. 알지?"
"그렇지..."
숙희는 남편이 아예 깨놓고 말하니 차라리 마음이 편해진다. "근데, 개리가 빼내간 돈만 먹고 물러서겠느냐는 거지. 알트가 원하는 돈은..."
운진의 눈이 이불 속 아내의 다리께를 내려다봤다. "누구 누구 알어?"
"뭐를?"
숙희는 누운 채 머리를 움직여서 남편을 올려다봤다. "뭘 누구 누구 알어?"
"당신 다리에... 스캔하는 게 들어있는 걸." 그 말을 운진은 숙희의 귀에다 말했다.
"흠... 놀라지 마?"
"다들 아나?"
"자기 딸 챌리."
"그게 또... 왜 그렇게 됐는데?"
"자기도 몰랐지? 후후후!" 숙희가 웃으며 남편의 팔을 잡았다.
"당신이 챌리한테만 말했나부지?"
"챌리는... 내 허벅지에 그 플래스팈 조가리가 들어가는 걸 봤구." 숙희가 속삭였다.
"언제?"
"말해 줘?"
"가만!"
운진이 주위를 살피는 척 했다. "누가 들을라. 내 귀에다 말해."
"우리... 신혼 여행 갔을 때." 숙희가 그렇게 속삭였다.
"엉?"
"킴벌리는 챌리가 말해서 알고."
"아주 비싼 신혼여행을 한 거구만. 우리 애들을 가운데다 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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