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희가 서러운 울음을 터뜨렸다.
"제발, 자기, 헤어지잔 말 좀 하지마아!"
"그럼. 내 말대로 고기 개들 앞에 던져줘. 저들끼리 처먹으려고 싸우다가 서로 죽든말든 내버려두게."
"아유우!"
숙희가 꼭 안은 남편의 목을 흔들었다. "꼭 그래야 해?"
"그 방법만이 당신, 사는 길이야."
"알았어." 숙희는 엉엉 소리내고 울었다.
숙희는 애담 젖 먹이는 동안도 내내 훌쩍거렸다.
그녀는 수유가 끝나니 아기를 남편에게 넘겼다.
운진은 아들을 안고 살살 두드리다가 트림을 시키고는 크립에 뉘었다.
숙희가 젖은 소독 수건으로 유두와 유방을 딲았다.
운진이 그것을 받아서 침대 발치의 휴지통에 던져 넣었다.
숙희가 먼저 눕고는 운진더러 오라고 두 팔을 벌려 보였다.
운진이 침대에 누우니 숙희가 바짝 달라 붙었다.
운진은 천장을 보고.
숙희는 그의 얼굴을 자세히 보고.
그러다가 숙희는 남편의 가슴에 팔을 두르고 얼굴을 그의 목에 묻었다. "자기가 하라는 대로 할께."
"그거... 생살을 째고 꺼내나?"
숙희가 대답하는 대신 남편의 볼에다 키쓰를 했다. "나 술 잔뜩 취하게 해놓고 자기가 해."
"그런 착상을 누가 한 건가?"
"나도 팔에다 할걸."
"팔은 낫나?"
"그래도 허벅지는 가려지는 데라 짼 흔적이 안 보이지만, 팔은 보이잖아."
"돈에 눈이 머니, 인간들이 독종이 되어가는구만."
숙희가 마치 미끄러지지 않으려는 동작처럼 운진에게 자꾸 치댔다. "나 완전 빈털털이 되면 자기가 책임지고 먹여살려."
"당신 지금 하는 말이 진심이면 좋겠소."
"..."
숙희의 동작이 잠시 멎었다가 한숨이 나왔다. "나 자기 사랑해."
운진이 팔을 꺼내서 숙희의 머리를 안고, 그녀의 머리에다 입술을 대었다. "일단 내가 하자는 대로 하면... 내가 한놈도 안 남기고 다 혼내줄께. 죽이라면 죽여도 주지."
"자기가 그 사람들 상대로 혼자서 어떻게?"
"지금 현재 그 놈들이 하나씩 손대는 것처럼 나도... 나도 한놈씩 손대는 거지."
"누구부터?"
"신가."
"신가?... 신가가 누군데?"
"당신한테 감히 전화해서 깝쭉대는... 챌리 친아버지."
"오!"
"다음엔 랠프 미거. 제레미 코이네. 티미 티... 섬띵."
숙희의 고개가 홱 들려졌다. "티미도?"
"그리고... 애론... 개리... 맨 마지막으로 알트. 그렇게."
"알트를 맨 마지막에."
"가장 못된 놈이니까."
"가장 못됐어."
숙희는 가슴 한구석이 저려왔다.
이게 사랑 감정이야? 이런 느낌이 어떤 남자를 사랑하면 갖게 되는 감정이냐구. 내가 누구를 사랑할 줄 아는 여자냐구. "참! 아담은 왜 빼?"
"애담은... 알트에 의해서 오늘 낼 하고... 제프도 뺐는데?"
"제프는 왜?"
"제프하고는... 한번 정식으로 겨뤄보고 싶은데?"
"응?... 날... 놓고?"
"내가 질 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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