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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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10. 1. 00:59

   수키는 닥터에게서 주로 우디와 나눈 상담 내용을 알고 싶어했다.
   [부부라 할지라도 개인적 비밀은 닥터로서 지켜줘야 하오.]
   [부부 사이에 비밀이 어디 있어요?]
   [쑤 당신은, 그럼, 남편 우디에게 비밀이 없소?]
수키는 당연히 대답을 못했다.
   "You first. (당신이 먼저...)"
   닥터가 그렇게 말했다. [아니면, 그에게 강요하지 마시요. 아니면, 두 사람 내 앞에서 서로 공개하던가. 아니면, 평생 묻어두고 살던가. 당신이 먼저 밝힐 거요?]
수키는 당연히 대답을 못 했다.
그리고 그녀는 닥터가 묻는 질문들에 시원히 대답하지 않았다.
   [당신의 남편은 속읫말까지 다 내게 했소. 고백처럼.] 
닥터가 윙크를 했다. 그리고 그의 눈에는 그녀에게 향한 경멸의 빛이 떠올랐다.

   우디는 수키의 벤즈 차를 누이네 아파트 앞에 세웠다. "내가 얼른 들어가서 애담 데리고 올테니 당신은 그 새 뭘 먹을 건지, 거기다가 미리 전화하든지."
   "어디?"
   "저기. 한인 상가 푸드 코트."
   "그리로 갈 수 있나부지?"
   "곧장 가는 길을 내가 알어."
우디가 차에서 내려서는 잰 걸음으로 사라졌다.
수키는 우디가 문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오늘은 딴 사람 같네?'
   우디는 푸드 코트에서 혹시 정애를 다시 만나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이 하나도 들지 않았다. 아니. 
그녀가 다시 와서 일하느라 또 보더라도 이제는 자신있게 웃을 수 있다.
   '이제 우리 사이 좋습니다!' 하고, 말할 수도 있다.
그는 수키가 시킨 탕 전문집부터 찾아갔다. 
   "미세스 오 전화로 주문한 거요!"
그런 다음, 다른 집으로 가서 그의 것으로 일식 음식을 샀다.
그는 행여 정애가 먼저 발견하든 서로 눈이 마주치든 상관없이 그 음식점 앞에서 콧노래도 불렀다. 아예 전에 그녀가 있는 것을 봤던 중국식 집 쪽을 쳐다보기도 했다.
양 손에 음식 담은 비닐 봉지를 들고, 우디는 날듯이 차로 돌아왔다. 
   정작 집에 와서 사 온 음식을 끌르니 수키가 일식 롤을 차지했다. 
   "이거 내가 먹어도 돼?"
   "오, 슈어, 슈어!"
   그가 일회용 용기를 서슴없이 그녀 앞으로 넘겼다. "그럴 줄 알고 이인분으로 시켰지?"
   "오, 그랬구나?"
   수키는 다른 사람을 마주하는 느낌이었다. "고마워, 자기."
우디가 나무 젓가락도 찢어서 주고, 또 뭐 필요할 것 없나 두리번거리기까지 했다.
그가 종지에다가 간장도 딸고 와사비도 섞고 했다.
게다가 국물을 다른 그릇에다가 나누기도 했다.
수키는 갑작스런 대우에 어리둥절하다가 일단 즐기기로 했다.
   '상담이 잘 됐는 모양이네? 이제 그 약을 그만 먹여야 하는 건가?'
수키는 롤을 와사비 간장에 찍어 먹으며 남편을 자세히 봤다. '표정이 많이 밝아졌어. 전에처럼 눈길을 피하지도 않고...'
그 정신과 닥터는 한시간에 이백불을 받았다. 
아무리 실력있고 유명하다한들 좀 비싸다 하고 여겼는데, 두차례의 상담으로 사람을 저렇게 바꿔놓은 것으로 보아 이 날까지 지불한 몇백불이 아깝지 않다. 
   '두 주후에 저 이의 상태를 봐서 세번째 상담을 갈 예정인데, 일단은 성공적으로 봐야겠지.'
수키는 밥 먹느라 못 들었는데, 우디가 애담이 깼다고 총알같이 이층으로 내달았다.
   '허! 너무 빨리 그리고 너무 심하게 변하는 거 아냐?'
수키는 차라리 고개를 저었다. '갑자기 변해도 의심이 가지...'
그가 혼란스런 머리를 정리했다는 것은 그녀에게 쥐약이다.
그는 그녀가 목적하는 바를 이룰 때까지 우왕좌왕거리며 살아야 하는 건데.
   약을 너무 일찍 끊었나 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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