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부부는 밖이 어둑어둑한데, 애담을 안고 샤핑 몰로 디저트를 사 먹으러 갔다.
이제는 애담을 담은 바구니를 스트롤러에 얹고, 우디가 밀었다.
수키가 프로즌 된 요구르트를 한수저씩 떠서 한번은 남편을 한번은 그녀가 그렇게 하면서 복도를 걸었다.
"우리 이렇게 나와보는 거, 진짜 오랫만이다. 그치, 자기?"
"이젠 날이 풀렸으니까, 애담 데리고 종종 바람쐬러 나와야지."
"아아. 애담 추울까 봐 여태 안 나온 거니?"
"당신도 이젠 예전 같지 않대매?"
"내가 웬만해서 추위를 안 탔거든? 근데, 나도 이젠 늙었잖니."
"우리 보약 좀 또 먹을까?"
"나두?"
"당신은 예뻐지는 보약. 나는..."
그가 그녀의 귀에다 속삭였다. "보양강장제!"
수키가 못 알아듣고 귀를 갖다댔다. "응? 뭐라구?"
"남자 양기 좋아지는..."
그러면서 우디가 흔히 표현하듯 자지를 크게 하는 시늉을 했다.
"야아! 남들이 본다!"
수키가 그를 팔뚝으로 쳤다. "점점 이상해져 가네? 얌전한 줄 알았더니 지저분한 소리도 하고. 그게 뭐 필요하니?"
"우리 오래 살아야지. 애담도 있는데."
"그거하고 그거하고 무슨 상관이 있니."
"건강해야 오래 살고. 애담 자립할 때까지는 살아있어야지."
"진짜다. 그 말은 맞다."
수키가 수저쥔 손의 손등으로 우디의 옆머리를 쓰다듬었다. "오랫만에 인간 오운진이 말 같은 말 했다."
고급 백화점으로 들어가기 전에 수키가 빈그릇을 문 앞 휴지통에 던져 넣었다.
우디가 곧장 간 곳이 보석상이었다.
"여기서 뭐 볼려구?"
수키도 자동적으로 쇼케이스를 들여다봤다. "얘네들 진짜 다이아몬든가?"
"지네 이름이 걸렸으니까 품질보증서 따라오겠지."
"근데. 여길 왜 들여다 봐?"
"이거 봐!"
우디가 세 카라트는 충분히 될 정도의 목걸이를 가리켰다.
"음... 예쁘다아."
수키가 상반신을 더 숙이며 그 목걸이를 자세히 봤다. "자기 돈 있어?"
"돈이, 내가, 어딨어!"
"근데 날 이런 데 왜 데려왔니? 눈구경만 시켜주게?"
수키가 숙였던 몸을 세웠다. "삼만불이네?"
"당신이 나 삼만불 용돈 주면 사줄께."
"용돈을 삼만불씩이나?"
"당신 부자잖아. 나 그 정도 용돈도 못주나?"
"자기한테 있는 돈은 어쩌구 내 돈으로 내 목걸이 사?"
"당신 목걸이를 당신 돈으로 사라고 하기엔 내가 양심이 찔리지."
"흐흐흐. 양심은 있어갖구."
"어때. 오늘 크레딧 카드로 홀드시키고. 다음에 나와서 사?"
"얼마 홀드하는데?"
싹 차려입은 백인 여인이 온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다가왔다. "하아이!"
Blah, blah, blah...
그래서 그 여인이 말한대로 5%의 금액만큼 크레딧 카드로 지불하고, 거기서 말한 두 주 안에 와서 완불하기로 약속했다.
"와아! 오운진이 일 벌렸다. 응?"
"에이. 나한테 돈만 있으면 당신 크리스탈 팬티도 사주는데."
"그런 건 뭐하러."
숙희는 그렇게 말하면서 속으로 찔렸다. 그녀에게는 왕년에 별의 별 팬티가 다 있었다.
진짜 다이아몬드가 반짝반짝 박힌 명사 팬티도 있었다. 어디 그것 뿐인가.
진짜 다이아몬드가 주렁주렁 매달린 브래지어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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