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희는 참아왔던 궁금증을 결국 남편에게 표현했다.
"돈... 다 돌아왔다면서... 왜 나한테 안 줘?"
"당신은, 당신한테 돈이 얼마까지 모이면 전쟁이 벌어질 지, 혹시 아나?"
"전쟁? 전쟁이라니!"
숙희는 어이없어서 외면까지 했다. "누구와 누구의 전쟁!"
"내가 보기에 이제 남은 건 제프의 자산이 마지막으로 넘어오는 건가 본데, 실은 제프가 나한테 위임장을 주었거든?"
"근데?"
숙희는 이해가 가지않아서 고개를 갸우뚱했다. "위임장을 왜?"
"제프가 미리 포기하는 거지."
"나한테... 주기로 되어있으니까."
"그럼, 그 댓가가 뭔데?"
"댓가가 어딨어. 댓가가... 나한테 보상심리로..."
"왜 제프만 당신한테 보상심리로 가진 것을 포기하는데? 제프만?"
"지난 일 얘기하면, 우리 사이 또 힘들어져. 얘기 안 할래."
"그러면... 누가 최종수금자인지... 당신은 알겠네?"
"최종... 수금자?"
"표현이 좀 유치했는데... 쉽게 말하면 누가 제일 마지막으로 당신의 돈을 갖느냐구."
"나지... 아, 자기랑..."
운진이 고개를 저으며 혀끝을 찼다. "아직도 이렇게 몰라서야..."
"뭘 몰라!"
"제프가 최종 판결 받으면, 5년 정도는 먹을 거라구?"
"그렇다데?" 숙희가 관심없는 척 시툰둥하게 말했다.
"그럼... 제프는 내가 지 자산을 한 5년만 잘 가지고 버티길 바라겠구만."
"그게 무슨 말인데?"
운진이 아내를 물끄러미 보다가 눈길을 돌렸다. "몰라."
"자기 상담 받고 잘 발전하는 것 같더니, 도로야?"
운진이 소파등에 기대며 눈을 감았다.
숙희는 그 모르게 눈을 흘기며, 나란히는 앉았지만 외면하는 자세를 취했다.
우디는 흑인 형사로부터 애담이 다른 병동으로 비밀리에 옮겨졌으며, 앞으로의 면회는 경찰의 허락없이 안 된다는 전화 통고를 받았다.
"I hope they know what they're doing. (그들이 뭘 하는지 잘 알기를 바랍니다.)"
우디는 솔직히 아쉬워서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나는 커스터디를 포기합니다.]
우디는 그 말만 하고 통화를 끊으려했다.
[리펀드(refund)를 원하는 거요?]
형사가 우디에게 그렇게 물었다. "I can ask..."
[음... 노!]
[상부 매네저급들한테서 급전이 내려오는데, 우리가 모르는 뭔가 더 큰 게 있는지 실은 나도 병원 출입 금지요.]
[댁들은 엉뚱한 다리를 잡고 난리들을 피우는 것 같소. 정작 겁내야 할 인간은 어디 가고 싶으면 훌쩍 가버리고... 경찰은 남의 뒷다리나 잡고 헛탕을...]
[아는 게 있으면 나한테만이라도 귀띔해주시요.]
"I don't know anything. And I don't wanna know anything. (나는 아무 것도 모르오. 그리고 나는 아무 것도 알고 싶지 않소.)"
우디는 일방적으로 셀폰 통화를 끝냈다.
'전혀 감도 못 잡는 것들이 살인미수라고 실적 올리는 데에만 급급해서... 잘해봐라!'
수키가 방금 통화를 마친 남편을 찬찬히 살펴봤다. "아담 얘기야?"
"이제 우린 애담 염려할 필요없어. 우리 걱정이나 하자구."
"자기 손이 못 닿겠네, 그럼?"
"애담을... 당신은 죽여달라 했는데. 애담이 죽었으면, 당신은 어떻게 되는지 아나?"
우디가 아내를 보다가 고개를 저었다. "그 날로 당신도..."
숙희의 두 눈이 불쾌감으로 가늘어졌다.
"경찰도 뭘 아니까 헛돈 들여가며 애담자식을 살려놓고 있는 거라구." 운진은 그 말을 내뱉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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