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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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10. 1. 01:26

   알트에게 랜디란 자의 존재를 밝혀주면...
수키는 남편의 잔인한 미소에 진저리를 치면서도 그에게 매달렸다.
   "랜디란 놈과는 또 어디까지 진전한 사이신가?"
   "낫씽!"
   수키는 고개를 수 없이 흔들어 보였다. "믿어 줘."
   "키쓰는 커녕 손도 안 잡았어?"
   "오럴..."
짝!
수키의 말이 채 끝나기 전에 그녀의 뺨에서 난 소리.
우디가 아내의 뺨을 있는 힘을 다해서 갈긴 소리.
그래도 수키는 남편에게 매달렸다.
그리고 그녀는 남편에게 싹싹 빌었다. 용서해 줘. 용서해 줘. 용서해 줘 하고.
   "이제서야 죽는다는 것에 겁이 나나?"
   "응!"
   "근데... 나 하고 있으면 괜찮나부지?"
   "응!"
   "날 뭘 믿고 그런 대답을 쉽게 하지?"
   "자기 말이 다 맞아떨어져서."
   "그럼... 알트의 다음 정리 대상자가 누구일지도 동의하나?"
   "나..."
   "니네들 보기에 내 명이 참 길지?"
   "... 응."
   "이제서야 자백하나?"
수키가 머리가 떨어질듯이 끄떡거렸다. "자기한테 죽을 죄를 졌어."
   "진심이야?"
   "응!"
우디가 수키의 쌔빨개진 뺨을 어루만졌다. 
   "왜 이리 꼭 막혀서 일을 결국 이렇게까지 번지게 하나... 난들 당신을 때리고 싶나?"
수키가 남편의 무릎에 엎어지며 울음을 터뜨렸다.
그런데 그녀의 이번 울음 소리가 우디의 귀에 다르게 들렸다.
   "나, 자기 아내로 남고 싶어. 다른 놈들은 절대로 용서해주지 마, 자기!"
   "아내의 본분도 안 지키면서!"
   "이제는 목에 칼이 들어와도 자기 배신 안 해. 믿어줘. 실지여!"
   수키가 급한 마음으로 말하니 잊혀졌던 그녀의 고향 사투리가 튀어 나왔다. "진짜로 자기가 하라는 대로 다 할께!"
   "언제부터 그런 마음이 들은 건데?"
   "자기가 제레미의 목숨이 어떨 것 같다고 한 그 때도 실지는 안 믿었는데, 뉴스에 난 게 제레미 같아서."
   "..."
우디는 아내의 넓은 등을 내려다 봤다. '당분간 그렇게 지내는 게 좋겠는데, 문제는 제레미란 새끼가 입 싼 놈 같아... 그리고 박쥐처럼 요기 붙었다 조기 붙었다... 그게 문제지."
우디는 손에 쥐고 있는 자신의 셀폰을 내려다 봤다.
접혀서 꺼진 상태처럼 보이는 스크린을... That was not jerry
   개리에게서 날아온 문자를 꿰뚫어 보며. '알트가 이 여자를 완전 겁 주기 위해서 조작한...'
수키가 남편의 옷을 계단 오르듯 쥐어 잡으며 몸을 일으켜서 그의 품에 안겼다. 
   "자기가 나를 떠나면, 그자들의 손길이 나한테 닿기 전에 내가 스스로 죽을께."
우디의 손이 아주 느리게 아내의 볼을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죽는 줄만 겁내나...'
   댁 때문에 도대체 몇 남자가 작살나는 거야.
   당신 다리에 박힌 투 빌리언 달라짜리 칲이 과연 그들의 목숨값 보다 더 한가?
우디는 이제 제레미가 숨어서 쑤에게 복수할 때를 기다릴 거라고 여겼다.
그 때는 제레미가 랠프를 동반해서 양면으로 공격하겠지...
그 때는 딸도 찾아다가 들이대며 완전 매장시키려고 들겠지...
   그 때 나는 이 여자가 딸 갖고 어떻게 나오나 보고 대응하던가, 말던가. 에이, 씨팔!

그나저나 만일 우리가 일찍 만나졌다면 팔자가 달라졌을까?...[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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