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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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10. 1. 01:22

   숙희와 운진은 뜨거운 물 마사지를 마치고.
타올 한장씩만으로 몸을 가린 채 욕실을 나섰다.
둘은 그대로 침대로 가서는 완전 나체로 홑이불 속에 들었다.
운진의 아직까지 꼿꼿히 발기한 ㅈㅈ가 가벼운 홑이불을 뚫고 나오려 했다.
   "뭘 원하는데?" 숙희가 그 끄트머리를 가볍게 쳤다.
둘이 완만한 속도의 셐스를 즐기고 난 후.
운진은 숙희의 허벅지께를 연신 만지다가 입을 열었다.
   "여길 함부로 째는 일이 없도록 하려면... 알트를 겁 주는 수 밖에는 없네."
숙희는 불이 훤한 방인데도 완전 벗은 몸을 반듯이 뉘인 상태로 천장을 향했다. "어떻게?"
   "내가 알기로... 알트가 딱 한가지 걸리는 것이 있지."
   "그게 뭔데?"
   "주몰."
   "뭐?"
   "우리 술가게에 늘 오던 깜둥이 있소. 그 새 잊었나?"
   "아!" 
   숙희는 말만 들어도 소름이 끼쳤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벗은 몸을 홑이불로 가렸다. 
갑자기 수치심이 들었다. '싸이코를 아직도 기억하네?'
   "내가 걔한테 볼 일이 있을 거라고 말만 해 놓고는... 기다릴텐데."
   "걔랑 무슨 볼 일, 있어?"
   "걔랑... 챌리 생부를 쓱싹 하려고."
   "자기..."
   "주몰이... 알트에게 사주 받고 당신을 건드리려 했던 것을..."
   "걔가 부나?"
   "불 걸?"
   "알트한테서 돈 많이 받으면서 이상한 짓 하나 보던데."
   "그런 것까지도 다 아네? 하지만 흑인들이 의외로 의리가 있소. 돈에 관계없이..."
   "자기, 싸이코한테 돈 주려고?"
   "일단 시도해 보고... 원하는 것 같으면 조금 주던가."
   "자기, 나한테 되돌려줘야 할 돈 갖고 그러려는 거야?"
   "아니."
   "그럼, 돈이 어디서 나서?"
   "당신한테서 나올 내 몫."
숙희는 운진과 결혼한 이후로 처음 화를 냈다. 아니. 
그녀는 화냈다기 보다는 사정을 했다. '나 죽어도 자기랑 이혼 안 해!' 라고.
눈물을 글썽거려가며.
그런데 운진의 표정이 계속 무뚝뚝해져 갔다.
결국 숙희는 동의했다.
단 주기는 주는데 헤어지는 몫이 절대 아니고, 쓴 것을 되찾아 주는 것이라고.
   "그거 종이에다가 써서 사인 안 하면, 돈 못 줘."
   "싸인 얼마든지 해 주지!"
   "얼래? 못 줘! 안 줘!"
   "그럼, 나중에 내가 주몰 만나고 돈이 필요할 것 같으면 말할 테니까, 그 때 주시요."
   "갖고 있는 거에서 써... 많이는 말고."
   "정말이요?"
   "응."
   "그러면... 이렇게 합시다!"
   "뭘, 또!"
   "제레미가 남기고 도망친 그 회사, 주식만 인수하시지."
   "주식만이라니. 왜?"
   "당신이 손을 대면 쟤네들이 원하는 대로 되는 것이니까. 다시 말하면 그들을 대면해야 하니까."
   "그래서 그냥 죽은 주식을 사들이라고?"
   숙희는 그리고 벌떡 일어나 앉았다. "제리 죽었다더니 도망쳤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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