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희와 운진은 뜨거운 물 마사지를 마치고.
타올 한장씩만으로 몸을 가린 채 욕실을 나섰다.
둘은 그대로 침대로 가서는 완전 나체로 홑이불 속에 들었다.
운진의 아직까지 꼿꼿히 발기한 ㅈㅈ가 가벼운 홑이불을 뚫고 나오려 했다.
"뭘 원하는데?" 숙희가 그 끄트머리를 가볍게 쳤다.
둘이 완만한 속도의 셐스를 즐기고 난 후.
운진은 숙희의 허벅지께를 연신 만지다가 입을 열었다.
"여길 함부로 째는 일이 없도록 하려면... 알트를 겁 주는 수 밖에는 없네."
숙희는 불이 훤한 방인데도 완전 벗은 몸을 반듯이 뉘인 상태로 천장을 향했다. "어떻게?"
"내가 알기로... 알트가 딱 한가지 걸리는 것이 있지."
"그게 뭔데?"
"주몰."
"뭐?"
"우리 술가게에 늘 오던 깜둥이 있소. 그 새 잊었나?"
"아!"
숙희는 말만 들어도 소름이 끼쳤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벗은 몸을 홑이불로 가렸다.
갑자기 수치심이 들었다. '싸이코를 아직도 기억하네?'
"내가 걔한테 볼 일이 있을 거라고 말만 해 놓고는... 기다릴텐데."
"걔랑 무슨 볼 일, 있어?"
"걔랑... 챌리 생부를 쓱싹 하려고."
"자기..."
"주몰이... 알트에게 사주 받고 당신을 건드리려 했던 것을..."
"걔가 부나?"
"불 걸?"
"알트한테서 돈 많이 받으면서 이상한 짓 하나 보던데."
"그런 것까지도 다 아네? 하지만 흑인들이 의외로 의리가 있소. 돈에 관계없이..."
"자기, 싸이코한테 돈 주려고?"
"일단 시도해 보고... 원하는 것 같으면 조금 주던가."
"자기, 나한테 되돌려줘야 할 돈 갖고 그러려는 거야?"
"아니."
"그럼, 돈이 어디서 나서?"
"당신한테서 나올 내 몫."
숙희는 운진과 결혼한 이후로 처음 화를 냈다. 아니.
그녀는 화냈다기 보다는 사정을 했다. '나 죽어도 자기랑 이혼 안 해!' 라고.
눈물을 글썽거려가며.
그런데 운진의 표정이 계속 무뚝뚝해져 갔다.
결국 숙희는 동의했다.
단 주기는 주는데 헤어지는 몫이 절대 아니고, 쓴 것을 되찾아 주는 것이라고.
"그거 종이에다가 써서 사인 안 하면, 돈 못 줘."
"싸인 얼마든지 해 주지!"
"얼래? 못 줘! 안 줘!"
"그럼, 나중에 내가 주몰 만나고 돈이 필요할 것 같으면 말할 테니까, 그 때 주시요."
"갖고 있는 거에서 써... 많이는 말고."
"정말이요?"
"응."
"그러면... 이렇게 합시다!"
"뭘, 또!"
"제레미가 남기고 도망친 그 회사, 주식만 인수하시지."
"주식만이라니. 왜?"
"당신이 손을 대면 쟤네들이 원하는 대로 되는 것이니까. 다시 말하면 그들을 대면해야 하니까."
"그래서 그냥 죽은 주식을 사들이라고?"
숙희는 그리고 벌떡 일어나 앉았다. "제리 죽었다더니 도망쳤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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