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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 남자들과 돌아가면서 아주 걸레처럼 섹스를 밥 먹듯이 했대요...'   '딸이 아마 있죠? 여기서 대학 다닐 때 백인 남자 친구랑 불장난해서 낳은...'   '그래서 숙희 어머니가 거의 실성할 정도까지 되셨다가 홧병으로 돌아가실 뻔 했어요. 숙희는 그 때 나오지도 않았고 해서 우리 동창들이 걔 어머니 친척을 수소문해서 찾아드렸는데...'   '세상에... 그래 놓고는, 오 선생님을 그렇게 속이고는, 겨우 나한테는 애들 학자금이라면서 돈을 줘. 내 입을 막으려고 그런 거지 뭐예요?'운진의 귀에 정애의 간드러진 말이 쟁쟁거렸다.그래서 운진이 한 짓거리는 정애를 그가 툭 하면 가던 모텔로 데려갔다. 모텔 방에 들자마자 정애의 몸은 달랑 들려져서 침대로 날아갔다. 그녀의 옷들이 쉽게 아주 간단히 홀랑 벗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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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진은 정애의 목에 이어폰 와이어가 걸려있는 것을 발견했다.   '꼴에 신세대 아주머니네...'운진은 그 와이어를 따라가다가 그녀의 가슴께에서 멎었다. 그리고 정애의 자그마하지만 만지기에 아주 적합한 유방을 옷 위에 그려냈다. "음악을 좋아하시나 보네요."정애가 그 와이어를 만지며 미소를 지었다. "아, 네에. 주방이 좀 시끄럽거든요."   "그걸 하고 일해도 들립니까?"   "크게 듣는 건 아니니까요."   "네에..."운진은 새삼 그녀와 침대에 들었던 아주 한참된 기억을 되살렸다.   당시 운진은 상처한 후였고, 그녀는 기러기 생활로 허전한 마음이었고. 그래서 두 중년은 아주 능숙한 부부행위처럼 서두르지 않고 아주 골고루 돌아가며 재미를 봤었는데.지금의 아내는 웬만해선 반응이 없다가 한번 달아오르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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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진과 숙희의 셀폰 두 개가 부엌 식탁에 나란히 놓였다.충전기에 각각 연결된 채로.그리고 두 사람은 윗층으로 올라갔다.두 개의 셀폰 중 하나가 진동하며 스크린들에 불이 들어왔다.진동은 이내 멎었고, 스크린도 이내 어두워졌다.곧 이어 다른 것이 진동하고 불이 들어왔다.그리고 두 셀폰은 더 이상 울리지 않았다.   운진은 침대 맞은 편에 있는 텔레비젼 뉴스에 눈을 꽂고.숙희는 그의 옆에서 책을 잡았다. "맨날 전쟁 보도나 하는 뉴스를 뭐 하러 봐?"   "제 2의 월남전이 될 거라고 하는데도 참 고집부리는군."   "그래도 지금 돈 버는 자들은 떼돈을 벌고 있잖아. 유엔에서 미국더러 석유를 못 건드리게 했지만 이라크 부두를 떠나는 유조선마다 돈을 메기는 기업."   "부통령자식?"   "말이 부통령이지.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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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진은 숙희가 그 돈에서 알아서 쓴다고, 그가 바랐던 대로 정애에게 동창을 도와주는 명목으로 조금 줄 줄 알았는데.숙희가 정애를 만나서는 돈을, 그것도 그 수표를 그대로 몽땅 주었다.동창의 애들 학자금 지원쪼로.통 큰 여자답게.숙희에게는 그녀 나름대로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돈의 위력은 돈에 쪼달려 본 사람이 더 잘 안다.그런데 김정애란 여인이 다른 시기심이 발동했다.   보아하니 동창 숙희에게서 보통 돈 있다는 냄새가 나는 것이 아니었다. 아마 모르긴 해도 밀리언에어는 충분히 될 만한 냄새가 풍겼다.운진이란 남자는 그저 좀 있는 줄로만 알았는데, 숙희를 보니 그랬다. 흥!   '그냥 넘어갈 내가 아니지! 너 한국에서 내 신세를 얼마나 졌는데, 겨우 애들 학자금 정도 주고 나보고 얼씬도 말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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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가져온 소위 꽁돈이란 것에 숙희가 연연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그녀에게 돈이 없어서 그 수표가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다.숙희가 새롭게 걱정하기 시작하는 것은 정애의 입이다.숙희 그녀가 미국에서 살기 시작하면서 마치 누구에게 반항하듯 자신의 몸을 학대했다면, 그녀가 한국에 있었을 때 어떻게 살았는가에 대해서는 정애가 매우 잘 안다.   '지금도 저 이에게 미국 생활에 대해 알려질까 봐 전전긍긍인데, 이제 정애까지 합세하면 나는...'숙희는 소파등에 기대어 눈을 감았다. '이제 이 이에게 내가 빠져가고 있는데.'    그리고 그녀의 falling in love는 계획에 없던 것인데.저녁 장만은 운진이 챌리와 같이 했다.음식치인 숙희는 프로즌 된 것을 데워 먹을 줄만 알지 뭣 하나 만들 줄 모른다.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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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주도 안 되어 운진의 변호사로부터 연락이 왔다.다들 원금만 달란다는 말에 다른 데서 차용해서라도 내놓았다고.변호사가 애초에 약속한 수수료 33%를 떼고 나머지 금액을 수표로 끊었다.   일금 이십사만 불 정.   "받는 이 칸을 비워주십시요. 거기다 아무 이름이나 써도 되죠?"운진은 대번에 정애란 여자에게 달려가고 싶었지만 오금이 저려왔다.   '김 여인에게는 큰 도움이 되는 돈이 아닐지.'    '이걸로 그 여자 입을 막으려는 게 아내에게 들키기라도 하면?'운진은 숙희에게만은 간이 작은 사내다. '나중에 그 사람이 알게 되면 골치 아프다.'   '아직 딸들이 독립하지않은 상태인데... 아직은.'운진이 집으로 부지런히 돌아오니 이미 딸들의 차가 모두 들어와 있다. 그는 매일 딸들의 차가 보여야 맘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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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표정관리가 많이 필요했다.   "아니! 난 왜 불렀소?"   "애기 낳으면... 방에서 같이 재워야 하잖아, 응."   "그렇지?"   "그럼, 애기 침대 보러 갈까?"   "그러든지."운진의 팔이 숙희의 어깨 한쪽을 감쌌다. 그러면서 열발짝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딴청 부리는 백인 남자 하나를 유심히 봤다. 아니. 그는 그자를 째려봤다. 혹 카메라 같은 것을 가졌나 해서.숙희가 이번에는 유야용 옷들과 용품만 파는 가게를 기웃거렸다.운진은 그자가 이쪽을 흘낏 보다가 눈길이 마주치자 돌아서는 것을 봤다.   "여기 잠깐 있을 거지?"   운진은 아내를 여자들 틈으로 밀었다. "나 쉬 좀 하고 오려구."숙희가 미소를 지어보였다.   "I'll be right back! (금방 돌아올께!)" 운진은 그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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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진은 운진대로 김정애 여인 때문에 한 고민에 빠져있다.그러다가 그는 노트장 생각이 났다. 죽은 아내가 물려준 장부.   '아직 미수된 곳이 몇군데 있다!'    '그걸 뒤져서 받아내면 그건 저 여자 돈이 아니니까 내가 몰래 써도 상관없겠지?'그러나 그런 짓은 정상이 아니다.김정애 여인을 운진이 도와주고 싶어하는 마음의 근원이 어디에서이냐가 중요하다.   아내의 동창이라서? 아니면, 전에 몸을 섞었던 여인이라서?    그리고 그녀가 도움을 청하지도 않았는데?설령 위의 이유 모두가 맞더라도 그런 선행을 한다면, 그것은 일종의 부정행위인 것이다.적어도 운진의 철학으로는 그렇다.아내는 동창을 만난 자리에서 위로만으로 끝을 맺었고, 집에 와서 일체 언급을 안 한다.   그런데 남편이란 자가 몰래 나서서 뒤로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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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는 식당에서 다 먹어치우지 못하고 남은 것을 싸달라고 부탁해서 가져왔는데.집에서 밥을 새로 해서 대충 만든 비빔밥이 챌리와 킴벌리에게 대히트였다.   "김치만 해서 먹어도 집에서 먹는 밥이 최고야, 엄마!"   킴벌리가 새엄마를 안았다. "땡쓰, 맘!"숙희가 작은딸을 안고 남편에게 눈웃음을 보냈다. "조금 미안하네?"   "아아, 알았다!"   챌리가 손뼉을 쳤다. "아빠가 했나 봐."운진은 아직도 머릿속이 복잡하다. 그는 김정애 여인을 보고 난 뒤 설겆이를 하면서 마냥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아내 몰래 그녀를 막을 방법이 없나. 경제권이 없으니 이럴 때 참 답답하구만. 그 여인은 늘 돈타령을 했었던 것 같고, 여자 혼자서 벌어 살림을 꾸려 나간다는 것이 보통 힘든 현실이 아닌데.운진은 김 여..

pt.3 10-1x091 김정애에 대한 대답

김정애에 대한 대답   "그럼, 이번 여름 방학 때 나가니?" 숙희가 이제는 내모는 식의 말이 확연했다.    "아직은 몰라."   "너 나가면, 잘 하면 못들어오겠네?" 마치 그러기를 바라는 듯한 투였다.   "일단 다음 학기 비자는 받아놨는데..."   정애의 시선이 운진에게 똑바로 왔다. "유학생들은 방학 동안에 꼭 나가야 하나?"   "나는 모르지, 얘. 유학하는 이들을 보질 못해서."   숙희가 남편에게 눈길을 보냈다. "나가야 해?"   "나도 모르겠는걸..."운진은 대답은 해 놓고 생각해 보니 김 여인이 전에 방학 기간인데도 책방을 운영했고, 아이들이 놀러 나왔다가 카운터에 앉아 있는 것을 보기도 했었다. 저 여자가 무슨 생각으로 말을 돌리는 걸까...    '아마도... 나를 말에 끼어들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