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02 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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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가 배심원들을 향해 더 가까이 가서 섰다.    “Mr. Oh successfully put Mr. Cho out of the house and he slammed the door. Then Mr. Cho threw the rock to the window pane and climbed in through the hole. That’s when Mr. Oh hit Mr. Cho with the rock. Now! What if Mr. Oh didn’t react fast enough? What if he didn’t defend himself? This is too obvious… Mr. Oh had to do something to intruder. (미스터 오는 성공적으로 그를 집에서 내쫓고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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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의 수(手)신호에 변호사가 앞으로 나갔다. 변호사는 두 손을 공손히 앞으로 모았다. 그리고 배심원들을 정면으로 보며 입을 열었다.    “My client, Mr. Oh, never meant to hurt anyone in his life. He rather give up his right instead of fighting for. The night when he had to fight Mr. Cho he was different. He wished he never met Mr. Cho. He wished he never went to his old house. He wished he never saw his ex-wife lost baby. He wished his ex-wife never 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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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운진은 자다가 벌떡 일어났다. "응!"그는 암흑 같은 시야에 놀라 또 한번 신음소리를 냈다.어디선가 철커덩거리며 쇠문 같은 소리가 들려왔다.   저벅저벅   또각또각몸무게가 나가는 걸음소리와 아마도 여자일 것 같은 발소리가 낭하를 울렸다.   운진은 어떤 낯선 미국인 변호사의 면회를 받았다. 동행한 여자는 사무장이라고 했다.그는 왜 그가 운진의 변호를 맡게 되었는지 나중에 알려주겠다 하고 여러가지를 물었다. 그가 집중적으로 물은 내용이 죽은 영란과 조가와의 관계였다. 그리고 운진이 묵비권만 행사하는 이유를 물었다.운진은 나지막히 대답했다. “I don’t wanna live in this world. (나는 이 세상에서 살고 싶지 않소.)”그가 표현한 '이 세상'이 아주 깊은 뜻이 들어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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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진이 이튿날 장사를 마치고 집에 도착하니 집 앞에 낯선 차 한대가 세워져 있었다.영호의 찌그러진 애큐라 차 옆에 나란히...그리고 챌리의 차가 안 보였다.   '지금이 몇신데 얘가...'게다가 웬일로 바깥 현관문이 잠겼다. 안의 것은 잠그는 걸 아는데 밖의 스톰도어는 영란이 번거롭다고 절대 못 잠그게 했는데...   아! 키미가 언니 없이 혼자 있으니까 잠궜나?   그나저나 저 차는 누구지? 어디서 본 것도 같고...운진은 바깥 현관문을 두드렸다.조가가 잠옷바람으로 나와 문을 열었다. "뭐요?"   "당신!"   운진은 조가에게 삿대질을 했다. "여기서 뭐 해!"   "나? 나 시방 이 집 처남이랑 술 한잔 한당게? 내한테도 처남 아니여?"   "뭐야!"운진은 그 자가 왕년에 뒷골목에서 주먹으로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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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진은 챌리에게 집에 가면 인터넷 들어가서 플로리다 주의 올랜도에 있는 디즈니 월드이건 유니버셜 스튜디오이건 거기서 가까운 데로 호텔을 예약해 놓으라고 시켰다.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자매는 서로 두 손을 마주 잡고 환호성을 질러댔다.      “How long are we staying, dad? (아빠, 우리 얼맛동안 머물건데?)”    킴벌리가 물었다. 그러면서 제 언니를 봤다. "챌리?"   “챌리, 며칠 있어야 좋을 것 같냐?” 운진은 큰애에게 물었다.   “제 생각엔요...”   “How many days? (며칠이라고?)” 킴벌리가 다그쳐 물었다.       “Four days? Maybe? Can we?”   “Cool! When are we going? (좋아! 언제 갈 건대?)”킴벌리의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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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호가 운진을 가게로 찾아와서 항의를 했다.조가에게서 빼앗은 가게를 왜 형록에게 주었느냐고. 그가 차지했어야 하는 거라며 떼를 썼다.   "니 동생 주었다."   "걔를 준 게 결국 그 자식한테 준 거지!"   "덜 떨어진 놈! 의리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운진은 손짓으로 가라고 표현했다. "좋게 말할 때 가라."   "원래 이 가게도 우리집 꺼라구!" 영호가 카운터로 들어오려 했다.   "너랑 니네 엄마가 하다가 망한 거 내가 인수했다. 암만 대가리가 나쁘기로소니 기억도 못 하냐? 건물주가 누구냐? 자식이 뭘 알지도 못 하고."   "씨발! 죽은 누나 꼬셔갖고 홀랑 해 먹었으면서!"   "니 동생 준 가게가 원래 니 누나가 하다가 조가한테 판 거다. 그 다음도 얘기해주랴? 니네 누나가 조가새끼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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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진은 영란의 나머지 다른 소지품들은 열어보지도 않고 상자에 도로 담아 테잎으로 봉했다.그렇게 하는 것이 차라리 고인이 된 아내에게도 예의일 것 같아서였다. 치운답시고 이것저것 뒤지다가 더 흉한 과거가 나올까 봐...그리고 모르고 살았던 다른 사실들이 밝혀질까 봐 두려웠다.이혼을 했고, 아니, 사별까지 했는데 옛일을 더 알아서 뭐 하겠다고.   그는 아내 영란이 죽기 얼마 전 동생 영아에게 '부끄러우니' 화장해서 뼛가루를 먼 바다에 뿌려달라 했다는 그 심정을 이해하기로 했다. 그러자니 그는 새삼 눈물이 나왔다. '불쌍한 사람. 그런 것들을 숨기고 살면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차라리 고백하고 깨지든 계속 살든 했으면 덜 괴로웠을 것을...'   버지니아 주를 동서로 관동하는 84번 고속도로가 있다.영호 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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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진은 아랫방에서 안방으로 올라왔다.소위 정 떼려면 무서움이 스며든다고 했다.그는 그런 불편함이 꿈을 꾸고 나니 가셔진 후에 움직였다.고인의 물건들을 치워야 하는데 선뜻 손이 가질 않았다.   처제 영아가 일요일날 형록이와 같이 와서 그녀의 물건과 언니의 것들 중 가질 만한 것들을 챙겨 가겠다 했고, 딸들은 엄마의 물건을 일체 손대기 꺼려했다.그래서 영란이 입었던 옷가지들은 퍼플 하트라는 자선 단체를 불러서 몽땅 실어가게 했다. 여름옷이건 겨울 코트건 심지어 밍크 코트까지도 아낌없이 내주었다.영란이 타던 렠서스는 일단 차고 안에 들여놓았다. 나중에 키미가 한다면 그 때 주자 하고.이제 남은 것은 영란의 소지품들이다.운진은 경대 설합이나 옷장등을 몽땅 뒤집어 엎다가 무얼 발견했다. 영란의 앨범들과 미처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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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란이 운진을 빤히 보다가 눈길을 돌렸다.   “그래서. 찾아와서 말하는 용건이 뭐야?”   “용서해 달라구.”영호가 그 말을 들으며 문 간에서 문고리를 잡은 채 바닥을 내려다봤다.그 때 조가란 자가 이층에서 또 내려왔다.    “자알들 논다, 씨발것들! 아주 소설을 써라 소설을 써!”그가 문고리를 잡은 영호를 밀치고 밖으로 나갔다.영호가 조가의 뒤를 따라 나갔다.   “용서해 주면, 뭘 어쩔건대?” 영란이 운진에게 물었다.   “애들 당신이 다 해. 난 그냥 가끔씩 드나들어도 되면 와서 볼께. 애들은, 특히 딸들은 엄마랑 같이 있어야지. 둘 다 내 딸이니까 나랑 떨어져 있어도 상관 안 해. 아니, 커스터디를 빼앗아도 난 좋아. 내 딸들 만날 수 있게만 해 준다면.”   “들어오는 건 안 하고, 애들 보..

pt.2 1-1x001 앞서 간 이의 명복을 위하여

앞서 간 이의 명복을 위하여   운진은 아마도 영란을 만나려고 어디론가 가고 있었다.   “어? 이렇게 나와 다녀도 되나 보지?” 영호가 문을 열어주며 빈정거렸다.운진은 낯선 집인데 안으로 들어섰다. "난 나다니면 안 되냐?"    "빨리 나왔네?" 영호가 그렇게 말하며 물러섰다.   "내가 어디 들어가 있었냐?"운진의 시침 떼고 묻는 그 말에 영호가 뒤로 더 물러섰다. "왜 이러슈?"영란이 한참 더 수척해진 얼굴로 이층에서 내려왔다. 조가가 뒤따라 내려왔다. 그 자는 술이 거나해 보였다. "또 날 치려고 왔는가?"   "뭐?" 운진은 싸울 차비를 차렸다.조가가 시빗조로 나오려는 것을 영란이 야단 반 애원 반으로 올려보냈다.    “왜 왔는데?” 영란의 음성은 기운이 없었다. 얼굴에는 병색이 완연했다.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