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진은 밖에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태연한 얼굴을 하고 귀가했다. "저기 새로 생긴 음식 코너에 짬뽕밥이란 게 있던데? 당신 짬뽕밥 아나?" "면 대신 밥 넣으면 짬뽕밥이지, 뭐. 그게 뭐 그리 신기해서." 숙희가 잠자는 애담의 기저귀를 소파에서 보며 말했다. 그리고 반응없는 기색이라 얼른 얼굴을 들고 남편의 말이 들려온 방향을 보았다. '또 화난 거야?'운진이 한쪽 방향을 보고 섰다가 부엌으로 갔다. 말투 하곤 시발! "다른 건 또 뭔데?" 숙희는 부엌 쪽을 살펴보며 말했다.운진이 부엌에서 나왔다. "가서 보면 되겠네." "자기, 어디 가?"운진이 방금 들어온 현관문을 향하는 것이었다.숙희는 아차 싶어서 얼른 일어섰다. "자기! 자기!" 숙희는 맨발로 쫓아나가서 남편을 붙잡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