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177

pt.4 8-10x080

운진은 밖에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태연한 얼굴을 하고 귀가했다.    "저기 새로 생긴 음식 코너에 짬뽕밥이란 게 있던데? 당신 짬뽕밥 아나?"   "면 대신 밥 넣으면 짬뽕밥이지, 뭐. 그게 뭐 그리 신기해서."   숙희가 잠자는 애담의 기저귀를 소파에서 보며 말했다. 그리고 반응없는 기색이라 얼른 얼굴을 들고 남편의 말이 들려온 방향을 보았다. '또 화난 거야?'운진이 한쪽 방향을 보고 섰다가 부엌으로 갔다. 말투 하곤 시발!   "다른 건 또 뭔데?" 숙희는 부엌 쪽을 살펴보며 말했다.운진이 부엌에서 나왔다. "가서 보면 되겠네."   "자기, 어디 가?"운진이 방금 들어온 현관문을 향하는 것이었다.숙희는 아차 싶어서 얼른 일어섰다. "자기! 자기!"   숙희는 맨발로 쫓아나가서 남편을 붙잡았..

pt.4 8-9x079

운진은 영호가 다급하게 내뱉은 말이 사실이라고 믿는다.   '뱅크 회장요!' 하고.사람은 급할 때 진실을 불게 마련이다.마음과 시간의 여유가 있어야 거짓말을 생각해 내고 남으로 하여금 믿도록 꾸미는 것이다.   '역시 알트 월래스 씹쌔가 날 죽이려고 그랬단 말이지!'   '그렇다면 그 놈이 수키를 어떻게 한 놈들 중에 가장 못된 놈이겠군.'   '회장 정도면 수키를 애첩 정도로 아꼈을 수도 있겠군. 그걸 나한테 보내야 했던 심정?'   '흐흐흐! 씨팔! 그 심정 내가 알 바냐?'   '보자! 이건 아내를 위한 것이 아니다. 나를 감히 해치려고 들었어? 좃 같은 씹쌔끼들이 날 건드려? 어차피 한번 살고 마는 인생이다.'   '지긋지긋한 놈의 세상! 미국이나 한국이나 좆 같기는 매일반이네!'운진은 뭐 먹을 ..

pt.4 8-8x078

우디는 챌리 생부를 만나고 있었다. 영호가 꼬시고 꼬셔서 어느 공터까지 나오게 했다고.   "내 집에 들어와서 뒤진 덕분에 식구들 셀폰 번호를 알아가지고는 장난하는구나?"   "그냥... 넘어가자구요, 들." 곁에 같이 있는 영호가 조바심을 냈다.챌리의 생부 신가가 눈 가에 웃음끼를 가득 실었다. "여편네가 밖에서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는지 알지도 못하면서, 나한테 무슨 할 말이 있다고."   "그러는 넌 알어?"   "너? 아니, 이... 어디다가." 신가가 말은 불쾌하다고 내뱉지만, 가만히 서서 노려보는 우디에게서 형용 못할 분위기를 느꼈다.   "말해라. 날 왜 찌르려 했는지. 혼자 한 짓 아니지?"   "내가 뭐, 뭘 해?"   "영호야. 어떻게 할까?"   우디가 옛처남을 쳐다봤다. "그냥 넘어가..

pt.4 8-7x077

그래서 수키는 남편을 흔들리게 할 장애물은 미리미리 치워놓자고 정애를 또 만나고 있었다.    "돈도 주었잖니. 이 정도로 말할 때 우리 그 이에게서 영원히 떨어져라. 너하고 내가 이럴 사이가 아니잖아."   "너는 너의 문젯점을 참 모르는구나." 정애가 비웃는 듯한 웃음을 날렸다.   "뭐라구? 무슨 문젯점!"   "넌 마치 내가 네 남편에게 달라붙어서 어떻게 하는 것처럼 말하는데, 실제로는 그게 아니거든? 네 남편이 날 찾아오는 거지?"   "어쨌거나 이제부터는 우리 그이하고 만나지 말란 말야!"   "알았어. 알았으니까 네 그이나 잘 감시해. 날 또 찾아오는 건 내가 뭐라 안 해."   "얘가 정말! 너 한국에서부터 내가 만나는 남자마다 따라다니며 방해를 하더니..."   "아아, 얘가 또 그 얘길..

pt.4 8-6x076

수키는 남편 몰래 부친에게 돈을 수표로 끊어서 보냈다.남편 앞에서 입을 다물어 준 것에 대한 보답으로.한씨도 에밀리에 대해 물론 알고 있다. 그래서 수키는 남편이 그렇게 언급을 해도 부친 얘기만 나오면 싫어했던 것이다.행여 남편이 에밀리에 대해서 알아질까 봐.그래서 랠프나 제프가 딸 얘기를 꺼내며 남자친구에게 폭로하겠다고 협박만 하면 그녀는 밤이건 낮이건 달려 나갔던 것이다. 그래서 나중에 그 수법을 배워서 동참한 제레미가 불러도 달려나갔던 것이다.이제 알트가 그 마지막 카드를 쥐고 쑤를 위협하고 있다...   그래서 수키는 돈을 잃어가면서 어떤 회사를 인수하고. 더 낮은 값에 알트에게 넘겨서 그로 하여금 좋은 값에 되팔도록 하고 있다.그러다 보니 수키의 마음과 생각 속에 무엇이 싹트기 시작하는가.랠프와..

pt.4 8-5x075

숙희는 운진의 눈치를 살피다가 도저히 못 참겠어서 결국 물을 걸 물었다.   "자기... 아빠 집에 가 보자 한 진짜 이유가 뭐야?" 숙희는 그렇게 물으면서 설마 에밀리의 존재에 대해 이 이가 아는 것은 아니겠지 하는 두려움이 앞섰다.   "진짜 이유?"   "새삼스럽게... 아빠의 승락 받으러?"   "당신이 이유야 어쨌든 그 냥반과도 발을 끊고 살길래... 그래도 늦게나마 결혼을 했고, 게다가 아이까지 태어났잖아.... 계속 모른 체 하는 건 도리가 아니지."   "그럼... 자기네 엄니도 뵈러 가?"   "거긴 갈 필요가 없지."   "나중에 무슨 소릴 들을라구."   "무슨 소리 할 게 뭐가 있어... 신경끄시요."   "하긴... 설이를 다시 만나게 된 거가... 신기해."   "만나게 될래니까..

pt.4 8-4x074

챌리와 개리 주니어가 돌아가고 난 후.숙희는 남편에게 참아온 한가지 궁금증을 물었다.   '챌리가 우리 애 이름 애담으로 하자고 했을 때 왜 가만 있었느냐' 고.   "애담... 이름 좋잖아. 펄스트 맨. 즉 하나님이 처음으로 창조하신 인간의 이름."   운진이 전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말했다. "왜... 애담이랑 연관되어서?"   "아냐! 그건 아냐!" 숙희는 저도 모르게 펄쩍 뛰었다.   "흐흐흐! 일부러 강조하면 더 이상한 거 알어? 사람, 참..."   "아이, 차암! 자기 남의 말 좀 비꼬지 마라!"   "장난으로 하는 말이 왜 비꼬는 걸로 들리나아? 사람, 참..."   "자기가 장난으로 말하는 사람이야? 늘 뼈가 들어있는 말을 하면서."   "어허, 차암, 나아, 거어!"그제서야 숙희가 ..

pt.4 8-3x073

챌리의 출생의 비밀이 어찌 말이 나오는 도중 그만 주니어에게 밝혀졌는데.그런데 개리 주니어가 의외로 실망하거나 변색하지않고 도리어 지금의 부모는 보통 사람들이 아니라고 극구 칭찬했다고. 특히 아빠를 무지 칭찬했다고.또 특히 지금의 새엄마는 엄밀히 말해서 챌리와 전혀 연관이 없는 데도...   "엄마가 나 부모니까, 나를 같이 있게 하구... 결혼?... 해서 잘 살게 하구."   챌리가 정작 아빠보다는 새엄마에게 치댔다. "엄마가 진짜 나 엄마이면, 진짜 좋은데."   "엄마면 다 엄마인 거야." 우디가 말했다.수키가 챌리의 등을 쓰다듬어 주다가 가볍게 안았다.    "내가 원래는 굉장히 차다는 말을 많이 들어왔는데... 결국 아빠한테 졌잖니."   "져? 어떻게요?" 챌리가 몸을 세웠다.   "니 아빠..

pt.4 8-2x072

수키가 혹시 올지 모른다고 말한 챌리가 저녁 늦게 방문했다. 동생이 보고 싶어서.   "주니어는 안 오구?"   우디는 큰딸을 잠깐 안아주고 풀었다. "니네 회사는 이상 없지?"   "우리는 바빠요. 움직임이 너무 많아서 정신없어... 오히려 오버타임 하라구."수키가 아기방에서 나왔다. "니네 회사는 레이어프 없지?"   "네. 바빠요. 애기는요?" 챌리는 반복되는 질문에도 대답을 잘 했다.   "기저귀 갈아줬더니 또 잔다."   "살짝 보구 올께요?"챌리가 아랫층에서부터 살금살금 걸었다.   "쟤 신랑은 안 온대?" 수키가 운진에게 물었다.우디는 고개를 저어보였다. "몰라. 대답을 안 하네?"   "둘이 벌써 사랑 싸움 하나?"   "그래? 해야지. 해야 정이 든대잖어."   "미국애들... 조심해야지..

pt.4 8-1x071 부모와 자식 사이는 천륜인데

부모와 자식 사이는 천륜인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수키가 운전했다.우디는 뒷좌석에 앉아 아기 바구니를 시트벨트에 묶었지만 붙잡고.집에 도착하고 안으로 들어오도록 둘은 말을 안 했다.수키가 욕실에 들어가서 손 씻고 양치질 하고 나와서 아기에게 젖을 물릴 때 되어서야 그녀가 말문을 열였다.    "오늘 수고했어, 자기. 고마워."   "수고, 고마워가 어디 있나, 이 사람아... 다 그러고 사는 거지."   "난 그게 맘대로 안 돼. 한번 마음을 닫으면 좀체 열지를... 못하지."   "나한텐 그러지 마시게."   "자기나 나한테 그러지 말지? 이미 서로 화해하고 잊기로 한 일이지만, 자기도 그런 면에서는 나를 능가하지. 전혀 딴 사람이 되어서는... 치! 결국 애 가진 내가 져 줬지만."   "원래 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