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가 지난 다음날, 수키는 눈발이 내리는 속을 뚫고 퇴원했다.운서가 와서 미역국을 한솥 끓여 놓았다. "언니. 부끄러워서 어떡해요." 수키는 정말 부끄러워서 얼굴이 빨개졌다.운서가 남동생에게 눈을 흘겼다. "그러게. 손주 볼 나이에 득남이라니 주책들이라고 놀려주고 싶은데, 부럽다. 니네들 용기가... 쉰둥이잖아."아기는 누가 척 보더라도 엄마 아빠를 쏙 빼닮았다. 갓난 아기의 눈썹이 웬만한 여자 보다 굵고 특히 주먹이 보통 큰 게 아니었다.모두들 수키의 손으로 눈이 갔다. "왜들 그러세요..." 숙희가 손을 오무리고 감췄다. "숙희 손이 여자치고 큰 편인 건 맞지, 뭘." "내 손이 뭘 그리 크다고..." "손만 커? 다 크지."수키는 미역국을 그릇채로 들어서 후루룩 마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