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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운진에게 감히 말을 못건네는데.   "형부, 손 괜찮어?"   영아만 전혀 스스럼없이 그에게 말했다. "유리 깨졌는데, 괜찮어?"   "음. 괜... 찮소."   "그래두 어디 좀 봐. 손."   "괜찮은데..."운진은 말은 그렇게 하면서 손바닥을 펴보였다. 그의 손바닥은 말짱했다.영아가 그의 손바닥을 쓰다듬었다. "큰일 나려구..."운진이 제 손을 치웠다.영호는 죄 지은 사람처럼 완전히 풀 죽은 모습을 하고 고개도 푹 숙인 채였다.형록은 눈 둘 데를 몰라 새삼스레 방 안을 둘러봤다.   "이 술이 달죠, 형부."   영아가 글래쓰를 두손으로 잡고 술을 입에 흘려 넣었다. "난 맛있네?"형록이 제 배를 살살 쓰다듬었다. "왜 난 술만 들어가면 속이 쓰리지, 요즘?"   "빈 속에 술 들어가서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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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디가 갑자기 다른 사람처럼 말투를 바꾸니까 형록 보다 영호가 긴장했다.형록이 운진형을 슥 살펴보고는 영아에게 자리를 비키라고 눈짓했다.그런데 영아가 되려 옛형부 곁으로 옮겨갔다. "형부 자알 하면 오늘 본성 나오시겠다?"   "어이, 시이..." 영호가 눈치를 봤다.   무엇보다도, 총을 머리에 갖다대었던 매형 아닌가!엄밀히 말하면 영호가 주로 터진 쪽이다. '꼭 쪼다 같은데, 가끔 또라이가 된단 말야.'우디가 양주를 달랬다.   "네!"   영아가 얼른 일어나서 술을 가질러 갔다. "형부 좋아하시는 걸루 가져올께요!"   "..."남자들이 다 가만 있는데, 형록이 말문을 열었다. "형, 대체 비결이 뭐유?"   "무슨 비결, 마!" 우디가 쏘아부쳤다.   "영아씨, 저러는 거..."   "처제가 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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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록이 영아를 돌아다봤다.    "이거 술이 확 깨네?"   "그러네." 영아가 눈을 내리 깔았다.   "형님이, 바람이란 걸 피워서 이혼, 당한다는 거유?"   "그런 셈이라니까. 남 말할 때 어디 갔다 왔냐?"   "허허허! 씨발! 옛말이 하나도 안 그르지? 얌전한 고양이새끼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더니, 딱... 점잖은 척 하는 냥반이 새 장가 가서는 바람을 피워..."   "왜 다들 나를 얌전하다 점잖다 그렇게 보는 거지?" 우디는 말하고 나서 영아를 봤다.영아가 입을 가리고 웃었다. "그러게요. 형부 전혀 안 그런데."그 때 시간이 거의 자정에 가까운데 이 집 방문이 밖에서부터 와락 열렸다.   "어?" 영호가 얼굴을 들이밀었다가 물러섰다.형록이 입맛을 다셨다. "이런 씨팔! 인제 가져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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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도 없이 운진 그가 가게에 불쑥 들어선 것을 제일 반긴 이가 물론 영아였다.잘 있었느냐는 오랫만이라는 그런 인사가 무척 반갑게 오갔다.운진은 실로 오랫만에 찾아간 형록이와 대작하기 시작했다. 형록도 가끔 혼자서 잔술을 홀짝이다가 재미없어서 잊었는데, 형님 때문에 오랫만에 술맛 난다고 계속 권했다.아이 셋의 엄마인 영아가 형부 왕년에 좋아하시던 것이라며 막섞어찌게를 만들었다. 문자 그래도 이것저것 마구 섞어서 한데 지지는 이상한 음식...   "그 식성 정말 개좆 같네!"    형록이 맛을 봤다. "어, 근데, 맛은 괜찮네? 보기에는 뭣 같아도?"영아가 나즈막히 에이그! 하며, 형록의 팔을 꼬집었다.   "근데 너는, 씨발놈아, 애를 셋씩이나! 그것도 아들로만 셋을 낳냐? 씨발새끼네." 우디가 정말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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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희는 북받쳐 오르는 울음을 어찌 감당하지 못하고 엉엉 소리내어 울었다.   '미치겠네, 정말! 진짜 알다가도 모를 사람이야.'   '이혼하면 했지. 왜 자꾸 나가는 거냐구!'   '아직은 때가 아닌데... 아직은 혼자로 노출되면 안되는데...'결국 그녀가 우는 이유는 남편 운진에게 서운하고 서러워서 그런 것이 아니었다.   아직은 때가 아닌데.즉 운진이 훌쩍 떠나버리면 그녀의 계획이 모두 무산되기 때문이다.그녀가 또 시도해 본 아담의 셀폰은 여전히 응답이 없다.돈 없어진 것을 그이도 알면서...그리고 애담이 한 짓이 아니라는 것도 알면서...돈을 도로 못 찾으면 이것도 저것도 아무 것도 아니다.알트에게서 빼낸 돈 투 빌리언은 말고...   [딸들까지 대동하고 들어갔다가 일제히 나갔는데요?]    알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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챌리와 킴벌리가 아빠더러 잘못했다 하라고 윽박지르고 졸랐다.킴벌리는 빨리 출발해야 비행기 스케쥴을 맞출까 말까인데 대답을 듣기 전에는 안 간다고 버텼다. 만일 이 날의 비행기편을 못 타면 다음날 떠나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학교 지인들과 약속한 것을 어기게 된다고, 협박했다.수키는 등을 보이고 있고.우디는 딸들보고 알았으니 어서 출발하라고만 말했다.드디어 킴벌리의 안색이 예전에 친엄마에게 마구 퍼부었을 때처럼 변해갔다. 그리고 킴벌리의 입에서 에프 자 욕이 튀어 나올 찰라, 우디는 얼른 아내 앞으로 갔다.    "내가 잘못했소. 제발 용서해 주시요."   "나한테, 아니면, 자기 딸들한테?"   "일단 내 사과를 받으시요. 그리고 또 얘기합시다."   "쟤들, 가라구래."   "내가 당신한테 사과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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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레미가 쑤의 손을 우악스럽게 쥐었다.    "You come with me! (나를 따라와!)"쑤는 어떻게 반항도 못 하고, 제레미에게 끌려서 그의 차에 태워졌다.남편에게 무조건 잘못했다 빌고 도와달라 하라 한 운서언니의 말이 같잖고 못마땅해서 직접 해결해 보려고 나섰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쑤가 만나는 남자들마다 무조건 어디로 데려 가려하는지.   "노!"   쑤는 차문을 박차고 내렸다. "I'm not going to let you take me to Art! (네가 나를 알트에게 데려가게 안 할 거야!)"그녀는 만삭인 배를 붙들고 제 차를 향해 뛰었다.그녀가 숨이 차서 렠서스에 올라타고 문을 잠그자마자 제레미가 달려와서는 문을 부서져라고 흔들며 두드렸다.숙희는 차의 시동을 걸고, 제레미가 치이든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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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is he? Adam!(그는 어디 있지? 애담!)"   제레미가 리못 콘추롤로 화면을 가리켰다. "Is he dead? (그는 죽었나?)"쑤는 화면을 얼른 곁눈질하고 다시 창으로 얼굴을 돌렸다.    "I don't know. (몰라.)"나는 정말 아담이 어디 있는지 모른다!제레미가 웃는 눈으로 만삭의 쑤를 찬찬히 훑어봤다. "When's due? (언제 낳아?)"   "Next month. (다음달.)" 쑤는 순순히 대꾸하는 자신에게 놀라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그녀는 이상스레 제레미에게는 경계심이 일지않는다.제레미가 흥미없어진듯 텔레비젼을 껐다. 그가 리못 콘추롤을 티테이블에 던지듯 놓았다.         "So... what do you want to know from me?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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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남편은 내가 주는 테이프를 부숴버렸지만, 나한테 다른 원본이 있기 때문에 복사는 얼마든지 할 수 있지.]   제레미가 이제는 쑤에게 대놓고 전화해서 던진 말이었다. [알트도 복사를 원하고.]   [나쁜 놈들!]   [그래? 백개쯤 만들어야겠는데? 아니면 아예 인터넷에다 올려줄까?]   [너의 밥줄을 살려 주었더니 고작 알트의 앞잡이가 되어 나한테 이러니?]   [테이프를 안 갖다 바치면 이번에는 내가 죽거든.]   [고마워 해라. 내 테이프가 네 목숨을 좌우하는 것에 대해.]   [시간 나면 같이 볼까? 추억도 되살릴 겸?]   [쓰레기 같은 놈들!]   [이건 아나? 곧 제프의 재산이 공매 처분되는데, 제프의 집 안에 고스란히 남아있는 너의 테이프들이 발견되면... 그 때 가서는 어떻게 할래?]허..

pt.4 3-1x021 무모한 행위의 반복

무모한 행위의 반복   우디를 암만 미행해도 일을 찾아다니는 것 같지 않다는 조사보고가 개리 시니어에게 올라왔다.그가 밖에서 한다는 짓이 고작 모텔에서 꼼짝도 않고 있으며.모텔 방을 나오는 것은 아침에 커피와 간단한 식사를 사러 세븐-일레븐이나 근처 도너츠 가게를 다녀오는 것과 저녁에 모텔 건너의 술가게에서 뭘 사는 때일 뿐이라고.그리고 어쩌다 밥 사먹으러 근처 음식점을 돌아가며 찾는다는 것.   '쑤가 집에 혼자라는 것이 밖에 알려지면 곤란할텐데...'개리는 그것이 가장 신경쓰였다. '나라에서 월급 받는 내 사람을 개인적인 일로 늘 보낼 수도 없고.'며칠 후 제레미가 귀가했다는 보고가 개리 손더스키 시니어에게 올라왔다.   [그 동안 어디 가 있었는지에 대해 알아보시요.]개리는 제레미와 쑤의 거래에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