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희는 집 안에 불이란 불은 죄다 켜놓고 리빙룸 소파에 조각처럼 앉아있다.엄마가 긴장해서 그런지 뱃속의 아기도 가만 있다.그녀는 부엌 식탁에서 아까부터 진동하고 있는 그녀의 셀폰을 무시하고 있다.그녀가 한 가지 확신하는 것은 남편이 걸어오는 전화가 아닐 것이라는 것.셀폰은 이제 잠잠해졌다.딸등은 벌써 들어왔다가 아빠가 안 보이고, 집안의 이상한 분위기를 느꼈는지 모두 지하실로 내려가서는 숨소리 조차 안 내고 있다.숙희는 남편이 외박했다는 자체보다는 정애가 관련되어있다는 것에 더욱 못 참고 있다. '왜 하필이면 정애 걔야!'그 점이 숙희를 더욱 미치게 만드는 것이다. '허구많은 여자 중에 왜...'정애에게 배 불러온 것을 자랑하러 갔던 것이 실수 같다.그리고 아담으로부터 시간이 촉박하다는 말만 듣고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