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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해 버린 클로버 코포레이숀의 회장에 대한 부검 결과가 발표되었다. 헬기 추락 사고 후 몇년만이다.   '~일종의 화공약품 성분이 함유된 음식을 섭취하고 그 부작용으로 극심한 두통을 겪었을 것이며, 그 때문에 조종사가 의식을 잃었기 때문에 이륙 즉시 근처 야산에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며~' 운운. 연방수사국 대변인이 미리 준비한 기사 내용을 똑같은 어조로 낭독했다.   "말도 안 돼." 숙희의 속눈썹이 겉으로 보일 정도로 떨었다.   "당신 사고 즉시 사보타지를 의심한다고 했잖아."   "왜들 그래..."   "프론티어 뱅크와의 합병 무산이 그렇게 충격적이었나?"   "그만!"   숙희는 임신인 것도 깜빡 잊은 정도로 소파에서 발딱 일어섰다. "알지도 못하면서!"   "허! 이사람이..."   "자기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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쑤가 정부를 상대로 고소해 놓은 상태인데, 보상금이라는 수표가 이글 그뤂에서 날아왔다. 그녀로서는 엉뚱하기 이를 데 없는 놀라움이었다.   "먼저... 내 셀폰으로 전화온 게, 이글 뭐라더니."   숙희는 수표를 운진이 원하지도 않는데 넘겼다. "어떻게 생각해?"운진이 먼저 한 행동은 수표 발행인 확인이었다. "캘리포니아 모호크 뱅크 체크네?"   "어디 줘 봐! 모호크 뱅크라면 내가 어플라이 했다가 거절 당해서 이리로 온 바람에..." 그녀가 수표를 자세히 들여다봤다.   "그렇다면 당신 회사를 샷 다운 하게 한 데가 거긴가 보네."   "홈랜드 시큐리티라매?"   "누가 알어? 짜고 하는지?"   "그러면... 이 돈 받고 레이다 만드는 것을 중지하라?"   "그런가 보지."   "이글이라는 데가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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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장으로 진급한 개리는 아주 넓직한 사무실을 가졌다. 그의 사무실 복판에 삼방향으로 가죽 소파가 놓였고, 거기서 한쪽 방향을 바라보면 벽 전체가 대형 스크린으로 장식되었다.때로는 여러 주에 퍼진 요원들이 그 스크린에 나와서 화상 컨퍼런스를 하기 때문이다.   이 날 개리는 애론을 합석시키고 남부에 나가 있는 어떤 매네저급과 미팅을 하고 있다.그 쪽은 여러 명이 양쪽으로 둘러앉아 일제히 이쪽을 보고 있다.   [땡 큐, 젠틀먼!]   개리가 손을 들어 인사를 했다. [이제 이글과...]애론이 리못 콘추롤을 들고 스크린에다가 클맄 했다.스크린에는 이내 미 국장 비슷한 디자인의 로고가 떴다. 즉 독수리를 각지게 그려서 한방향을 날카롭게 쏘아보는 마크이다.그리고 대문자 고딕체로 '이글' 이라고 스크린 복판에 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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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 부서가 정부의 권력을 휘두를 거야. 국가보안을 위해서 국민의 권리도 침해하고 심하면 제한시키는, 그런 횡포를 아주 서슴없이..."   운진의 눈가가 가늘게 경련을 일으켰다. "미국. 인권의 나라. 정의의 나라? 쳇! 놀고 있네! 결국은 다 똑같은 놈들이야."숙희는 운진의 순간적인 변화를 눈치 못 챘다.   "그리고 당신이 손 댄다는 그 레이다 제품이... 결국 누구를 유인하려는 눈가림인데. 내 생각엔 그것도 아닌 것 같소."   "그럼?"   "알아봐야지."   "어디다? 누구한테?"   "그나저나 그 때 이후로 애담은 연락 없는 거요?"숙희는 운진을 빤히 보며 고개를 저었다. "없는데? 왜인데?"   "몸을 도사리는 모양이군."   "자기 땜에?"   "글쎄?"   "속 시원히 말 좀 해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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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희의 임신 8개월째.펜타곤과 씨아이에이의 합동수사반에 의해 숙희의 회사 시설이 조사를 받게 되었다.제품생산 허가가 나왔는데 일방적인 즉결 처리로 컨셒트 즉 시제품 생산이 금지되었다.당연히 숙희의 고문 변호인단이 대법원에 상소했다.   펜타곤과 씨아이에이를 상대로 청구한 손해 배상이 몇십억 불이었다. 각 나라에서 요청한 관심도를 매상으로 환산해서 얻었을 이득금의 두 배인 것이다.공항 부근의 회사 건물은 경비원만 남기고 전원 무기한 휴가에 들어갔다. 그들의 임금 또한 손해 배상에 포함되었다. 정부의 무단 횡포에 대한 항의였다.   숙희는 며칠 째 이층 방에서 꼼짝도 않고 있다.펜타곤과 씨아이에이의 습격이 단순하지가 않아서였다.    '알트는 절대 아냐. 누굴까. 그리고 왤까. 그 레이다를 개발하면 누가 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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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희는 문을 열어주며 운진에게서 풍기는 진한 술냄새를 맡았다.    "자기... 술 먹고 운전..."   "엉. 경찰에 잡힐까 봐 엉금엉금 기어왔소. 흐..."   "어디서, 누구랑?"   "엉. 누나네서 매형이랑."   "거기를, 갔었어?"   숙희는 가슴이 철렁했다. "왜 나한텐 말도 않고?"   "엉. 그냥... 설이 결혼식에 못가서 미안하단 말도 할겸. 또 옛날에 그 냥반이랑 히스토리도 있었고 해서. 겸사겸사... 뭐 뒤늦게나마 화해하자고..."   "그거... 뿐이야?"   "엉. 다른 얘기는 없었어."   "늦었지만 부조금이라도 주지."   "어엉. 나중에... 또 볼 기회가 있겠지. 그냥 지나가는 길에 들렀다 하니까 두 사람이 더 좋아하더라구. 덕분에 늘 찜찜했던 감정도 씻어버리고."운진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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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진은 맆 스팈인지 맆 글로스인지를 흘리고 다닌다는 아내를 문제 삼으려는 것은 아니다.그것이 엉뚱한 곳에서 나왔는데 변명하지않는 아내를 어디까지 받아들여야 할지.그런 것을 어디 샤핑 센터 같은 데의 공중 화장실에서 잠깐 교정하다가 떨어뜨려서 못 찾거나 서랍 같은 데에 두었다가 잊었다는 것이 아니라 외간 남자의 주머니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운진으로서는 자신을 아무리 타일러도 마음이 쉽게 돌아오지 않는 것이다. 게다가 아내의 해명이 미적지근한 것도 모자라서 단순히 그자 싸이코였나 보다고 일축하는 태도가 운진을 무척 실망시키는 것이다.조금 나아져서 접근할 만하면 어떤 일이 불거져서 또 멀어지고...   운진은 답답한 마음에, 누이의 말마따나 그래도 피붙이라고, 그 집을 찾아가서 술 몇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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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진은 매형과 술 한잔 하자고 위스키와 소주를 각각 사들고 방문했다.설이의 결혼식에 못간 것을 사과도 할 겸.그리고 혹시 아내가 같은 생각으로 연락을 취하면 아무 말 내색하지 말라 할 겸.그의 누이 운서가 운진에게서 돈을 받아서는 장을 봐왔다.그 집에 오랫만에 고깃 볶는 냄새가 진동하고. 운진의 특청에 의해 김치찌게가 올라왔다.   "정식으로 찾아뵙는다 하면서도, 사는 게 뭔지. 그리고 실직자이면서도 여태 미뤘수."   운진은 매형에게 술을 공손히 따랐다. "전에 내가 매형한테 대든 거 용서하슈."   "야아! 살다보니 내가 처남한테 술을 다 받아본다야."   "아직 수양이 덜 되어서 그랬수."   "아냐. 처남이 옛날 같았으면 그 정도에서 끝났겠냐? 비로소 하는 말이지만."   "진심으로 사과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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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트가 쑤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What is it this time? (이번에는 뭐지?)"   "I'm making radars. (레이다를 만들어요.)"   "What the hell with radars! For what! (레이다하고 뭘 어째! 뭣 때문에!)"   "So I can shoot the airplane. (비행기를 쏠 수 있게.)"   "With Jeff's money? (제프의 돈으로?)"   "노!"알트가 잠시 숨을 가다듬는 기색이었다. "You damn well know that I've got contract with Pentagon for the armor vehicle? (너는 내가 국방성과 장갑차를 위한 계약을 가진 것을 아주 잘 알지?)"   "선 어브 어!.....

pt.3 15-1x141 유인작전

유인작전   숙희의 임신 7개월째.9월 하순경이었다.운진은 아내 숙희가 하자는 대로 인수할 만한 기업체를 찾는 일에 따라다녔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귀가해서 경찰에서 집 전화로 온 메세지가 기다리고 있는 것을 찾아서 들었다. 제레미 코이네가 폭행을 당한 것에 대해 질문할 것이 있다고.원인을 조사 중인 수사팀이 쑤를 참조인으로 부르는 것이다. 제레미의 소지품에서 여자의 화장품과 명함이 하나 나왔는데, 명함의 주인 쑤를 참조인으로 요청하는 것이다.그 물건은 짙은 수박색 칼라의 맆 글로스였다. 그리고 그 칼라와 제품은 숙희가 즐겨 쓰는 것과 같았다. 그런데 그것이 제레미의 바지 주머니에서 발견되었다고...   "뭐라구? 그게 내 꺼라는 걸 어떻게 대번에 짐작하지?"   숙희가 상을 찡그리며 전혀 모르는 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