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희가 임신한 아기, 오 선생님 아기 맞을까요?' 정애의 그 말이 운진으로 하여금 말술을 들게 만들었다. '학창 시절에도 남자 문제로 온 학교를 떠들썩하게 만든 전적이 있다고? 하지만 학생 때는 애 같은 걸 낳고 하지 않았겠지.' 죽은 그 사람 얘길 들으려고 이런 상황이 이어지나? 그렇다면 김정애가 그토록 잘 아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즉 직접 관련되어 있을 테지!운진은 글래쓰를 놓으며 웃었다. 헛 약았구만, 들! "자기! 술 좀 제발 그만 해라, 응?" 숙희가 지하실로 내려왔다.운진은 벌개진 얼굴을 외면했다.숙희는 두어발짝 떨어져서 멈췄다. "응?" "무슨 상관인데?" "그게 또 무슨 말이야, 자기." "당신이 나 술 하는 것과 무슨 상관이 있느냐 이거지." "그게 부인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