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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들어 온 첫날 챌리와 킴벌리가 끝없이 이어진 울타리를 따라 걸으며 무슨 얘기를 길게 했다.운진은 무슨 일을 해서라도 딸들이 자립할 때까지 열심히 하겠다고 제발 낙담하지 말아달라고 애원했다. 챌리가 남친과 헤어졌음을 밝히고 저도 파트 타임으로 일해서 용돈을 벌고 킴벌리도 도와주겠다고 나섰다. 챌리가 남자네 집에서 선물로 받은 벤즈를 되돌려주었다는 말에 운진은 가슴이 무너졌다.   운진의 딸들이 당장 컴퓨터가 없어 아빠가 오면 무료 도서관에 데려다 달란다고 기다리는 소리를 듣고 집주인 여자가 챌리와 킴벌리를 안으로 불렀다. 그녀가 애들 보는 앞에서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오는 길에 컴퓨터를 사 오라고 했다.챌리와 킴벌리는 말도 안 된다고 펄쩍 뛰었다.   컴퓨터가 생긴 저녁부터 챌리와 킴벌리는 원래 쓰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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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운진을 집 안으로 정중히 안내하고는 그의 아내에게 소개했다. 그의 아내는 조그만 체구에 전형적인 백인유태인 얼굴에 금테 안경을 쓰고 운진을 정중히 대했다. “샬롬!”운진은 영문도 모르고 몸 둘 바를 몰라 당황하며 세일즈맨 탐만 연신 쳐다봤다.   “Please...” 그가 운진보고 소파에 앉으라고 권했다.운진이 소파에 앉으니 그가 물었다. “How ‘bout dinner? Did you have any chance to have dinner? (저녁은 어떻게? 저녁을 할 기회가 있었소?)”   “Actually, no, I didn’t have any chance to eat my dinner. (사실은, 아니요, 저녁 먹을 기회가 없었소.)” 운진은 솔직하게 말해버렸다.  그가 그의 아내에게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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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은 첫 가게에서 만나기로 약속하고 운진은 애들 때문에 누이의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와 보니 집안은 난리가 나 있었다. 마잌이 코피가 터지고 누이는 얼굴이 맞았는지 퉁퉁 붇고 챌리와 킴벌리는 그 집 아랫층 화장실에서 울고 있었다. 새 매형이란 자가 이층에서 내려왔다.    “어이, 처남! 어차피 쟤 친딸도 아니지?”운진은 사태를 직감하고 눈을 지그시 감았다. 챌리가 화장실에서 튀어나와 밖으로 나가려는 것을 운진은 있는 힘을 다해 붙잡았다.챌리가 발버둥을 치고 우는 걸 꼭 끌어안고 운진은 흐느꼈다. 부녀가 같이 부등켜 안고 대성통곡을 했다. 챌리가 제 아빠의 허리를 꼭 끌어 안고 마구 울어댔다.운진은 챌리를 머리며 얼굴이며 만지며 연신 미안하다고 말했다. 챌리가 너무도 불쌍하고 죄 지은 애비가 해 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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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진은 어떻게 손도 못 써 보고, 재판이 테리 정 그녀의 승리로 끝났다. 그녀가 피해 보상으로 요구한 이백만불이 백오십만불로 판결났다. 가게들과 집이 그리고 차들까지 차압 당하고 모든 은행구좌도 동결되었다. 술가게 옆에 붙은 캐리아웃이 미처 명의를 넘기기 전이라 역시 차압 당하고 형록과 영아도 쫓겨났다. 아이들을 운서가 잠시 데리고 있기로 하고, 운진은 꼴도 보기 싫지만 모친네 노인 아파트로 거처를 임시 옮겼다.    사업을 빙자로 아녀자를 농락한 파렴치한으로 걸려서 쪽도 못 쓰고 털린 것이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에 운진은 무슨 영문인지도 모르고, 그가 의뢰한 변호사는 구류 살지 않는 것만 다행으로 알라고 위로했다. 이혼녀를 상대로 사기를 치려한 파렴치한으로 찍히고 두번 다시는 술가게를 못 하게 금지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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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여인이 운진이 내미는 변호사 명함을 보고는 되돌려 주었다.   "그랬군요..."   여인의 얼굴에 싸늘한 기운이 서렸다. "잘... 해결하시길 바래요."   "아니, 저기..."   "저, 내일 떠나요."   "녜?"   "말씀드렸잖아요. 말씀드린 걸로 아는데?"   "녜?"   "우리 딸 돔(dorm) 넣구, 아들애는 하워드 카운티의 사립학교에 됐어요. 그래서 저는 귀국해요."   "아니, 남편이... 딴 여자를."   "저, 집 따로 있어요. 거기서 살면 돼요."   "어..."운진은 책방 여인과의 짧은 밀회를 그렇게 끝마쳤다.   다음날 책방은 다른 젊은 여자가 보고 있었고, 운진은 차마 묻지... 못 했다.그는 등기로 우송된 고솟장을 받았다.성을 미끼로 한 사기에 피해 입은 여성이 소송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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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에서 움직이는 기척이 들리고 곧 문이 열렸다. 그러나 문 뒤에는 아무의 얼굴도 안 보였다. 운진은 방으로 들어서서 문을 등뒤로 팔을 돌려 닫았다.챌리와 킴벌리는 침대 속에 들어가 뒤집어 쓴 채 누운 모습들이 아빠에게 등을 돌린 상태였다. 누군가가 코를 훌쩍거렸다. 얘기가 될지 모르겠지만 운진은 헛기침을 하고 입을 열었다.     “Looks like I did something wrong made you two upset. (내가 뭘 잘못해서 너희들을 실망시켰나 보다.)”침대 시트가 홱 제껴지더니 킴벌리의 머리가 나오고 말이 날아왔다.    “Yeah! You started fuckng an old bitch! (아빤 어떤 늙은 년과 자기 시작했지!)” 그 말만 던지고 킴벌리가 침대 시트를 도로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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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진의 귀가시간이 자주 늦어지고 그나마 같이 먹던 저녁 식탁이 아이들끼리만 먹고, 고모가 돌아가면 둘이만 남게 되면서 챌리와 킴벌리가 예전처럼 삐뚤어진 행동을 시작했다. 그가 한날 저녁 늦게 귀가하니 아무도 없었다. 빈 식탁에는 조그만 종이쪽지가 놓여져 있었다. 운진은 그것을 펼쳐보고 누이가 남긴 것임을 알았다.     동생보시게    아이들이 안 들어와서 기다리다가 반찬을 냉장고에 넣고 나는 마이크 때문에 가네    시장하면 밥은 전기밥솥에 있고 국은 데우면 되네 부탁하니 일찍 들어오게    누이가 씀운진은 이젠 늙어서 글씨가 삐뚤빼뚤한 박사 누이의 필체를 눈물겹게 보고 종이를 도로 접었다. 챌리는 셀폰에 응답을 안 했다. 킴벌리도 응답을 안 했다.    이 날도 운진은 정 여사와 만나서 저녁을 같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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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또 뭐예요?"    정 여사가 수표를 카피한 종이를 내려놓고 사진을 받았다. "이건!"가로로 길게 찍힌 사진인데 여남은명의 여자들이 한 자리에 모인 사진이었다. 골프를 치고 나선 지 치기 전인지 모두들 챙넓은 모자들을 쓰고 있었다. 자세히 보면 그 가운데에 여자 같이 생겨 먹은 남자가 섞여 있었고. 바로 그 옆에 영란이 몹시 환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그리고 영란의 어깨에 턱을 고이고 웃고 있는 정 여사가 있었다.   "이, 이걸..." 정 여사가 사진을 흔들었다.   "어디서 났느냐구요?"   "이걸... 다들 없앴는데..."   "흐흐... 이 골프 선생, 지금 어디 있습니까?"   "저야 모르죠. 내가 어떻게 알아요?"   "그럴까요?" 운진이 저고리 앞 주머니에서 조그만 종이를 꺼냈다.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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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록이 모친상을 당해 하는 수 없이 캐리아웃을 닫았다. 영호가 대신 오겠다 했지만 영아와 형록이 일어지하에 거절하고 초상 치르러 갔다. 영아가 예쁜 영어 필체로 가족 중에 상을 당해 며칠 닫는다고 써붙이는 걸 잊지 않았다. 운진은 그 글씨를 아침 저녁으로 보고 읽었다.   정 여사가 오겠다는 날도 아닌데 연락도 없이 운진의 가게로 찾아왔다.    “옆의 가게가 닫혔네요? 뭔 일이 있어요?” 그녀가 가게로 들어서며 물었다.운진은 마악 배달된 물건들을 세어보고 있다가 그녀를 봤다. “아, 녜. 집안에 일이... 좀 생겼어요.”         “예? 아이고, 그럼, 오 선생님 처갓 집에 일이 또 생겼단 말예요?”   “아뇨. 남자네 집에...” 운진은 종업원 청년에게 치우라고 신호하고 카운터로 갔다. ‘내 처..

pt.2 6-1x051 정말 하고 싶었던 일

정말 하고 싶었던 일   “Dad. How do you know her? (아빠. 그녀를 어떻게 아는데?)”   “I borrowed some money from her for carryout construction. (캐리아웃 공사 때문에 그녀에게서 돈을 빌렸어.)” 운진은 작은애에게 바로 말했다.    “Oh, I see. Do you still owe her money? (그렇군. 아직도 그녀한테 빚 졌어?)” 킴벌리가 묻는데 그 말투가 좀 못 마땅한 기색이었다.   “Yes. But I can pay off soon. (그래. 그러나 곧 다 갚을 거야.)”   “Then, if you pay off her money, you’re not gonna meet her, right? (그렇다면, 그녀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