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어시간 후 조문객들의 발걸음이 뜸해 질 무렵 운진은 휴게실에서 숙희를 만나 그동안 받아 모은 봉투들을 건내려 했다.숙희는 봉투 따위는 모른 척 했다. “좀 앉으세요. 바로 가 보셔야 해요?”그녀가 그의 손을 잡아 벤치에 앉혔다. 아주 자연스럽고 능숙했다.운진이 되려 손 잡힌 것에 쩔쩔맸다. “아뇨. 가겐 보는 사람이 있으니까 괜찮아요.” “한참 서 있었더니 다리가 아파요.” 숙희가 다리를 두드렸다. “운동하신 분이 다리가 아파요?”숙희가 다리를 두드리던 동작을 멈추고 운진을 보다가 웃고는 다시 계속했다. “제가 지금 몇살인데 아직도 운동타령이예요?”운진은 할 말이 없어 탁자에 내려놓은 봉투들을 내려다봤다. ‘얼만지 세 준다 할까?’ “운진씨두 많이 늙으셨네. 세월이 많이 흘렀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