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뵈었을 때부터 남자분이 좀 특이하시다 여겼는데..." 숙희가 운진을 찬찬히 살펴본다. "꽃가게라 해서 남자 하지 말라는 법은 없죠."운진은 그저 눈만 내리깔고 있다. 꽃가게로만 소문 난 모양이네...운서가 과일 깎아 담은 접시를 내왔다.그것을 운진이 얼른 받아서 내려놓았다.숙희는 그런 움직임을 물끄러미 볼 뿐이다. "들어요." 운서가 숙희 옆 의자에 앉았다. "그 동안 불편해서 어떻게 사셨누?" "침대나 가구를 집에서 가지고 나올 수도 있었는데, 늘 가질러 간다는 생각만 하고. 정작 실어올 방도가 없으니까 차일피일 지내다가 지금까지 왔어요." "그나마도 내가 방문 안 했으면... 연말부터 굉장히 추워진다는데, 찬 바닥에서..." "그러게요." 숙희가 운진에게 새삼 고맙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