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희는 눈만 오면 밀리는 뉴 욬 애브뉴에 또 묶였다.차들이 꼼짝을 않는 것이다.이번에는 서 있는 곳이 어중간해서 유-턴해서 은행으로 돌아가지도 못 한다.코 앞에 있는 신호등은 저 혼자서 파란불 노란불 빨간불로 바뀐다. 그리고 또 파란불. 그러나 차들은 움직일 줄을 모른다. 사거리는 주차장이 되어버렸다.눈은 가늘어졌다가 굵어졌다가 하면서 줄기차게 내린다. 입춘이 엊그젠데.숙희는 무료하게 차 래디오의 시계를 봤다. 벌써 세시야.그 날 숙희는 속이 안 좋아서 점심을 건너뛰었다.그녀는 이제 슬슬 배가 고파져온다. 그런데 길은 뚫릴 줄을 모른다. 눈 뿐만 아니라 비만 와도 이 뉴 욬 에브뉴는 불통이다. 그 이유는 이 길이 꼬불꼬불거리며 가다가 메인 도로를 만나는데, 거기에는 신호등이 없고 살펴가라는 표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