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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희는 파도 소리가 끊임없는 것에 젖어 들어간다.그러기를 한참...파도 소리에 섞여서 운진의 코 고는 소리가 들린다.바닥에는 입김으로 불어서 대충 부풀린 에어매트레쓰가 두 장 깔렸고, 그 중 바람이 많이 들어간 것을 숙희가 깔았다.   숙희의 귀에 바로 옆에서 들려오는 운진의 코 고는 소리.   이 남자와 결혼해서 한 침대에 들면 이 코 고는 소리를 매일 들어야 한다...   숙희는 행여 그가 잠 깰까봐 조심하며 몸을 옆으로 돌렸다.   그녀는 밖인데도 저 아래 질이 촉촉히 젖음을 느꼈다. 이상현상은 아니겠지.혹간씩 바람이 스쳐가며 텐트의 상단부를 흔든다.지퍼를 열어서 모기그물만 남기니 그리로 바람이 시원하게 들어온다.숙희는 어째 잠이 오지않을 것 같다.   전혀 낯선 곳에 와 누웠는데, 낯설지가 않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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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모두에게 한달이란 시간이 물처럼 흘렀다.숙희는 로컬 방위 산업체의 비지네스 현황을 분석하는 일에 몰두했고.운진은 바빠지는 계절을 맞이하면서 사람을 더 둬야했고.영란은 멍투성이었던 얼굴이 가라앉으니 집에서 하는 술가게에 나와야 했고.영진은 가을 학기에서 봄 학기로 바뀐 스케쥴 때문에 곧 닥쳐올 여름 방학 전에 때 아닌 파이널 준비로 바빠야 했고...무엇보다도 메릴랜드 장로교회를 등졌던 교인들이 대거 되돌아왔다. 그것에는 병선모의 입김이 강하게 통했다.그녀에게는 아들 병선의 조름이 있었고.병선에게는 사촌 형의 돌아오라는 부름이 있었다.그리고 돌아온 7월 초에 최 장로가 집의 뒷뜰 풀장을 오픈하면서 교회 재부흥을 염원하는 기념으로 청장년회를 초대했던 것이다.   정작 운진은 그 모임에 참여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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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란은 빨가벗고 바닥에 반듯이 누워 천장을 본다.신가의 손이 그녀의 풍만한 유방을 아래위로 쓰다듬고 쥐었다 놓았다 한다. 그의 털 난 다리가 그녀의 매끈한 배와 음모 위를 슬슬 문지른다.    "너는 처음이나 십년이 지난 지금이나 셐스는 잘 한다."   "말!... 골라서 해!"   "새로 만나는 놈하고도... 하냐?"   "..."   "넌 안 하고 못 배길 걸? 너 같은 쌕골이 참고 못 살지."   "너 보다 잘 해."   영란은 옆으로 돌아 누웠다. "애는 어디 갔는데?"그 때였다.아파트 문이 밖으로부터 열리려고 소리를 냈다.   "엇, 씻! 야야야야! 일어나! 일어나!"    신가가 발딱 일어났다. "내일 온다더니 왜 일찍 왔지?"영란은 원인 모를 소름이 쪽 끼쳤다. "누군데!"신가로부터 영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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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란은 게으르기 짝이 없는 남동생을 가게에 박아놓고 버지니아로 향하고 있다.미술 선생을 했는지 자칭 화가라는 자가 영란더러 오라 하면서 말 안 듣고 거부하면 한인회에다 까발려서 부친이 장로인 얼굴에 먹칠을 하고.   '영주권 사기로 고소한다' 하고 위협을 한 것이다.   기가 막혀서!영란은 분에 못 이겨 핸들 잡은 손이 부르르 떤다. "영주권 사기는 내가 걸어야지!"그녀가 죽기 보다 싫지만 화가 냥반이 오라는 대로 가는 데에는 다른 이유가 있다.어떻게 해서든 그자가 메릴랜드로 오지 못하도록 막아야 하는 것이다.그자가 돈을 요구하면 적당한 금액에서 '쑈부'를 보고.그런데 만일 그자가 몸을 요구하면...   '내가 눈이 삐었었지! 그런 자를 몰라 보고 내가...'영란은 이를 간다. '오히려 내가 먼저 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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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희의 보쓰 채프먼은 일주일 만에 출근을 시작했다.그는 숙희의 방 앞을 지나치며 아는 척도 하지 않았다.숙희도 구태여 아는 체 하지 않았다.   '비겁한 인간!'숙희는 제 방에 개인용으로 따로 있는 퍀스머신에서 뿜어내는 기계적 소음에 일어섰다. '6%가 가당키나 했니? 몰매 안 맞은 걸 천만다행으로 아셔!'퍀스는 이글 파이넨셜에게서였다.이글에서 캘 뱅크로의 지사 매각을 거부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면... 같은 주에 있는 캐롤라이나 뱅크로 알아보는 수 밖에.'그 날 숙희는 회사 까뻬떼리아에서 점심을 사 먹고 올라와서는 여러 일꾼들이 그녀의 방 안에 들어가서 이것저것 치우고 있는 것을 보고 놀랬다.   '나 파이어 당하는 거야?'숙희는 제 방인데 들어가 보지 못하고 복도에서 서성거리며 당황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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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4%에서 합의하고 내일이라도 승객들을 실어 날아야 해요. 파일러트들과 플라이트 어텐던트들 그리고 비노조 노무자들이 승객을 받으며 몇몇 항로를 유지하려는 것은...]   숙희는 조사한 내용의 임금 대조표를 한장씩 돌렸다. [파일러트들은 연봉이 여섯자리를 넘는데, 그들이 승객 티켓팅에 시간을 낭비해도 회사는 그들의 연봉만큼 지불해야... 막대한 손실.]그녀의 귓전에 운진의 말이 들려온다.   그들도 가정을 가진 사람들이요.    그들도 하루 빨리 일자리로 돌아가서 정상적인 주급을 받기 원합니다. 물론 스트라이크 하는 동안에도 회사는 비상 어카운트에서 소액을 지불하지만.    회사가 결국 사라지면 그들은 실직 수당 타 먹는 줄에 가서 서 있어야 하죠...숙희는 그 다음 말을 해버렸다.   [회사가 비..

9-1x081 1980년 그들의 여름

1980년 그들의 여름   비-에어라인 잡역부 노조에서 대표로 온 남자 세 명.   비-에어라인의 경영진에서 세 명.   노동청에서 파견 나온 여자 한 명.그리고 아이에프티씨에서 나온 쑤와 중간급 매네저 그렇게 두 명.그들이 항공사 본점 건물 내의 회의실에 모였는데.그 항공사의 폐쇄회로 시스템을 통해서 회의실의 광경이 건물 뒷마당에 모인 인부들에게 흑백 텔레비젼으로 보여지고 있다.숙희는 바들바들 떨리는 다리를 억제하려고 무진 애를 쓴다.   운진씨, 나 어떡해.   아이고, 큰일났네...숙희는 친필로도 쓰고 타자 쳐서 복사해 온 종이들을 각자 앞으로 보냈다.   "하, 하이! 마, 마이 네임 이즈 쑤. 아니, 수키 한."그녀의 떨리는 목소리로 건넨 인삿말에 간간히 손뼉이 쳐졌다. 아마 경영진이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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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일 나올 거냐는 질문은..."   운진이 화분들을 잔뜩 실은 카트를 밀며 숙희에게 말하고 있다. "행여 숙희씨가 현재 벌어지고 있는 스트라이크 때문에 겁 잔뜩 먹고 안 나올까 봐 그러는 것 같은데요?"   "내일 일 나올 거냐 하길래, 난... 어휴. 나오지 말라는 줄 알고."숙희는 운진을 도와서 카트를 밀지는 않고 옆에 붙어서 같이 간다.   "협상의 기미가 보이던데요, 아까 낮 뉴스에 보니까."   "운진씨 텔레비 잘 안 보잖아."   "저도 궁금해서 뉴스 나올 때만 켜요."   "..."   "이름도 나오고 사진도 나왔던데... 그, 깡통에 맞은 이가 숙희씨 보쓰?"   "응."   "만일 그자를 겨누어서 던졌다면, 그자가 뭘 하긴 했는 모양인데요?"   "좀... 전부터 그런 면이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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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희는 회사에 출근해서야 비-에어라인의 파업사태가 심각함을 알았다.소위 'I told you so' 즉 '그러게 내가 그랬지' 할 정도의 수준이 아니었다.   "숙희씨야 그들의 비지네스 현황과 문제점 그리고 해결책을 분석해 준 것 외에, 지금의 파업에 대해 직접적인 요인을 제공하진 않았죠."운진의 수화기 너머 그 말에서 그녀는 안도감을 찾았다.   "다만 그들이 전문가의 조언을 무시하고 욕심을 냈다가 당하는 것."   "저러다가 아예 뱅크렆트 하면..."   "그러면 또 매각이나 합병 알선을 숙희씨한테 의뢰하겠죠? 아니면, 말고."   "그럼, 나는 걱정 안 해도 되는 거지?"   "정 불안하면 조퇴하고 와요."   "알았어. 봐서..."숙희는 운진과의 통화를 마치고 하던 일로 돌아갔다.이글 파이넨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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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자가 부하 직원을 감싸고 도는 좋은 매네저인 줄 알았는데.   가만 하는 걸 보니 남의 공을 제 것으로 돌리는 야비한 자로군요.운진의 그 말이 숙희의 귓전에서 맴돈다.그녀는 잠옷으로 갈아입고 침대에 들었다.이상하게...그녀는 이 날 운진을 못 가게 붙들고 싶었다.이상하게...생전 못 느껴보던 성기의 짜릿짜릿한 맛을 느꼈다.숙희는 약 지어온 것을 먹기 시작한지 이제 두 주 정도 접어 들었는데 이상한 반응을 느낀다.전에 전혀 못 느껴보던 질의 젖은 느낌.이 날은 움직이는 대로 젖은 질이 서로 부벼대는 것을 느끼고 속으로 당황했다. 그런데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그녀는 침대에서 몸을 옆으로 뉘이며 엉덩이가 움직이는 대로 질이 서로 마찰하는 젖은 촉감을 자꾸 느껴봤다. 그녀는 최대한 용기를 내어 제 아랫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