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서는 집에 가서 저녁을 해야 애들도 먹이고 한다며 가버렸다.숙희와 운진이 안채에서 식탁을 가운데 놓고 마주 했다. "회사 일은 괜찮아요?" "응, 응? 응, 괜찮아." 숙희는 갑자기 존댓말이 나올 뻔 했다. "그... 이글이란 돈 회사의 부정을 알아냈는데."운진의 시선이 그제서야 숙희에게로 넘어왔다. "난 겁이 나서 보쓰에게 던져주고 왔어." "부정이라면." "손익 대차에서 한쪽의 숫자가 교묘하게 틀린 것을." "그러고도 끝에 가서는 합계가 맞던가요?" "그러니까... 손실 난 것처럼 보였지." "내가 한번 봤으면." "참!"둘 사이에 잠시 침묵이 흘렀다. "나... 찾았다는 남자, 누구래?" 숙희는 그 질문을 참 힘들게 했다. "이름은 안 밝힙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