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운진은 실로 오랫만에 술을 거나하게 마셨다. 그는 술이 오르니 영아에게 거북스러웠던 감정이 가셔지고 자연 말이 많아졌다. 그는 형록에게 영아의 장점들을 강조하기 시작하고 그녀의 칭찬을 많이 했다. 운진은 그제서야, 그렇게, 영아를 마음 속에서 작별했다. 영아는 시종 침묵이었다. 형록은 연신 좋아했다. 챌리와 킴벌리는 무슨 얘기를 하는지 저들끼리 계속 호호대고 킬킬거렸다.챌리가 제 앞에 놓였던 소줏잔을 두번에 걸쳐서 비웠다. 그리고 킴벌리가 챌리의 빈 잔을 입에 대고 한방울이라도 떨어지라고 연신 털었다.형록이 킴벌리가 갖고 까부는 잔에 소주를 부어주었다. 운진은 아파트로 돌아와서 영아가 운전하는 형록의 밴을 보내고, 두 딸을 어깨동무하고 걸었다. 어느 새 챌리에게서는 여자 냄새가 풍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