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진은 화원에서 학교로 바로 간다. 그리고 학교가 끝나면 모친에게 가서 밥 달래 먹고 화원으로 곧장 온다. 그는 잠도 거기서 잔다. "아니, 아파트는 뒀다 뭐하고?" 그의 모친이 물었다. 책망하는 것은 아니었고, 그냥 물었다. 사실 아들이 좀 엉뚱하기는 하다. "그 놈의 아파트는 조금만 늦게 들어가면 차 댈 데가 없어서 길 가에다 대야 해. 게다가 비나 와 봐. 난 원래 우산 안 갖고 다니니 완전 젖지."이 날 비가 하루 종일 내린다. 숙희는 비록 열발짝 걸으면 아파트 문에 들어서지만 우산을 펼쳤다. 그리고 그녀는 무의식 중의 습관처럼 억제 못하고 뒤를 돌아다 봤다.오늘도 그 짙은 색의 추렄은 안 들어올 모양이다. 이사갔나?그녀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이사하는 추렄이나 짐 실어나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