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177

pt.4 13-10x130

우디는 온몸에 한기를 느꼈다.재치기가 또 나려고 코 안이 간질간질거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유는 딱히 몰라도 재치기를 할 계제나 상황이 아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재치기를 하면 얼굴이나 주위에 무슨 일이나 사고가 벌어질 것 같은 염려가 들었다.그래서 그는 아내보고 대신 어떻게 해달래려고 부르자 했다.   "우우이..."우디는 수키의 이름을 부른다는 것이 제 귀에도 이상한 발음으로 들렸다. '가만! 내가 지금 누구의 이름을 부르는 거지? 숙희... 가만, 혹시 영란이 아직 내 마누라인 거 아냐?'그래서 그는 가장 무난한 호칭을 사용하기로 했다. "여오..."   '나는 틀림없이 여보라고 불렀는데.'우디는 이제 숙희든 영란이든 알아듣고 대답하기를 기다렸다. '아무도 없나? 그나저나 내가 지금 누운 거..

pt.4 13-9x129

수키가 애담이 다른 젖으로 옮겨지도록 자세를 바꾸었다. 이젠 애담의 피부가 하얗다. 아까 까맣게 보였을 때는 주몰 같더니 이젠 도로 애담 같다.    "자기가 나를 사랑한다고 말한 것의 참뜻이 궁금해지네."   "내가 수키를 사랑한다고 말한 모양이군."   "감옥소에 찾아와서 그랬잖아."   "감옥소? 그렇소? 뜻밖이군. 내가 그렇게 표현함으로써, 나는 당신이 그 말을 믿고 제프를 그에게 강제로 당했다고 할 줄로 믿었는데, 당신의 반응과 그리고 경찰이 그 동안 당신의 뒤를 캔 것을 토대로 나는..."우디가 말을 하다 말자 수키가 저도 모르게 손을 옹크렸다. 긴장이 된 것이다.   "당신이 어느 집인지 거의 벗은 몸으로 잔디 밭에 나와 신문을 집는 장면은... 글쎄? 강제성으로 보기에는 석연찮지. 그 클맆..

pt.4 13-8x128

우디는 수키가 애담에게 젖을 먹이고 있는데 그 옆에 서 있다.수키가 유난히 커다란 젖을 내놓고 아기가 젖을 잘 먹도록 이리저리 움직였다.    "걱정 마. 애담 데려갈 거니까."그녀가 다른 영어는 기차게 능통하면서 애담을 꼭 아담이라고 부르더니 이번에는 제대로 발음하는 것이었다.   "응?"   우디는 침대 프레임에 기대어 섰다가 바로 했다. "얼루? 아파트로?"   "재판 끝날 때까지는 거기 머물러 있어야 하잖아?"   "거긴... 클...로." 우디는 쓸데없는 말로 될까 봐 말을 중단했다. 수키가 애담을 들었다 놨다 하다가 젖을 다시 물렸다. 그런데 이번엔 아기의 피부가 새카맣다.    "좀 전에 크가 뭐야? 클인가..."   "클로버 코퍼레이숀 헤드쿼터가 프로비던스에 있기 때문에, 당신과 제프를 그..

pt.4 13-7x127

"Adam's dead. (애담는 죽었잖소.)" 우디는 신음처럼 말했다.   "That was not Adam. (애담이 아니었지.)"   "What do you mean? (무슨 뜻이죠?)"   "The body of dead Adam is not Adam. (애담의 죽은 몸은 애담이 아니요.)"   "Wow! I don't want to know. (우와! 알고 싶지 않소.)"   "Me, neither. (나, 역시.)"   흑인 형사가 '나이더' 라고 발음했다. 우디가 만나본 대부분의 미국사람들은 '니~더' 라고 발음하는데.    "Now, you've got key to their trials whether you have them get life in prison or not. (이제, 당신이..

pt.4 13-6x126

수키와 '우디의 제프'가 부정 행위로 축척한 횡령액이 미국 돈으로 텐 빌리언을 넘었다고.그리고 그 흑인 형사가 그 동안 찍어서 모은 클맆(clip)이라며 포터블 카메라를 우디에게 넘겼다. 카메라 뒤에 붙은 2인치 정도 크기의 스크린에 나타나는 짧은 동영상 모음들...수키와 그자의 동행은 거의 매일이다시피 했다.호텔에 들어가고 나오고.음식점에서 마주 보며 맛있게 먹고 있는 장면들.주차된 차 안에서 한데 얼크러져서 키쓰하는 장면들.수키가 거의 벗은 몸으로 어느 집 앞까지 나와 잔디밭에서 신문을 집는 장면.밤 늦도록 불이 켜져있는 어느 창. 카메라가 줌 아웃하니 건물로 변하고. 그리고 건물 꼭대기에 네온처럼 켜져있는 클로버 코포레이숀 간판...그리고 우디 그가 아기를 안고, 곁에서 나란히 걸어가는 수키의 뒷모..

pt.4 13-5x125

우디가 집 안으로 막 들어섰는데, 두런두런 말소리가 나면서 지하실 문이 열렸다.우디는 제 눈을 의심했다.수키와 어떤 노랑 머리의 백인 남자가 지하실에서 올라오는 것이었다.우디는 수키가 옷매무새를 급히 여미는 것을 차라리 안 봤다고 여겼다.   "자기, 언제... 왜 벌써 왔어?"   수키가 검은색의 스웨터 앞섶을 급히 닫았다. "경찰서에 간다고 했잖아..."우디는 저 노랑 머리가 랠프일지 아니면 숨겨놓은 정부일지 빨리빨리 생각했다.    "게스트가 있었군."   "왜 벌써 왔냐니까?"이제 수키의 얼굴은 완전히 홍당무가 되었다.우디의 머릿속을 스치는 생각 하나.   저 여인의 팬티를 벗겨서 들여다 봐? 혹 정액이 가득 들어있나!노랑 머리가 전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한 태도로 걸어서 지나쳤다.우디는 그 자의..

pt.4 13-4x124

수키는 집에서 누구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   "I think he read your email. I didn't expect him to come back home for his cell and I forgot to turn off the windows before I went out. (그가 이-메일을 읽은 것 같아. 나는 그가 그의 셀폰 때문에 돌아올 줄 기대하지 않았고 나가기 전에 창을 끄는 것을 잊었어.)"    그녀의 말투는 전혀 들어본 적 없게 무척 다정하다.    마치 아주 다정한 연인에게 말하는 것처럼.   "So he noticed that we met at the restaurant... (그래서 그는 우리가 레스토랑에서 만난 것을 알았어.)" 상대방 남자는 아주 톤 낮은 음성의 소유..

pt.4 13-3x123

우디는 목을 빼어서 그 차의 번호판을 읽어보려고 했다.그 차의 번호판은 요금을 추가로 내어 신청하는 특별판이었다.그 베이지색 차는 호호백발 할머니가 골목 끝의 일단정지 사인 앞에서 멀찌감치 떨어져서 멎었다.   '하긴 이 길은 막힌 길인데, 아까 집 앞으로 지나간 차가 이리로 오지 못하지.'우디는 차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 골목을 나가면서 전화해야겠다...'우디는 그 길의 끝에까지 가서 유-턴을 했다.그리고 아까의 일단정지 사인 앞에까지 단숨에 왔다. 여기서 목을 빼어 내다보면 자세히는 안 보여도 집 앞의 상황은 목격할 수 있다.   '음... 렠서스가 아직 그대로 있나...'우디는 일단정지 사인판에서 좌회전을 했다. '저기쯤 나가서 전화하자.'그가 얼마쯤 가다가 수키에게 전화하려고 셀폰을 뒤지는데,..

pt.4 13-2x122

우디의 헛기침 소리를 들었나, 이층에서 방문 열리는 소리가 났다.   "자기? 어떻게 금방 왔어? 경찰서에는 안 갔나부지?"   수키가 태연한 자세로 애담을 안은 채 이층에서 내려왔다. "아니면, 벌써 끝난 거야?"우디는 아내의 몸 가짐을 쓱 훑어보고, 집 안의 흐름에 온 신경을 집중시켰다.   여태까지의 영화 장면 같은 해프닝은 우디의 머릿속에서의 창작이었나.'수키는 우디가 집을 떠날 때의 그 같은 옷을 입고 있었다.   "으응. 셀폰을 안 가져가서."   우디는 신을 벗고 들어서며 셀폰을 찾는 척 두리번거렸다. 행여 수키가 어디까지는 가지 말았으면 하는 기색을 보이는지 살피려고. "내 셀폰 못 봤소?"   "셀폰? 자기가 마지막으로 쓴 데에 있겠지?" 수키가 부엌으로 들어갔다.우디는 컴퓨터가 놓여져있..

pt.4 13-1x121 두번째 피습

두번째 피습   "밖에 추운데 애담을 데리고 나가는 것은 무리니까, 얼른 다녀 오쇼." 우디는 숙희에게 그 말을 하고 집을 나섰다. 경찰서에 가면 용의자란 자를 다시 면회할 수 있는 방법을 문의하리라 하고.우디는 신호등 네개 정도를 지나다가 '아차! 내 셀폰! 하고, 생각났다.   혹시나 늦으면 귀가할 때 뭐 사올까 보냐고 물어야 하니까 셀폰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우디는 다음 골목에서 무조건 우회전을 연거퍼 해서 오던 길로 되돌아섰다.그가 집을 나섰다가 다시 돌아오기까지 걸린 시간이 총 칠분 정도?우디는 렠서스 차가 차고 앞에 없음을 발견했다.그리고 집 안에는 물론 아무도 없고.우디는 컴퓨터가 켜져있는 것을 보았다. 모니터가 환한 것이다.우디는 신을 신은 채 모니터로 다가갔다.   '이거 이-메일을 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