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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키가 술이 오르고 졸립다면서 먼저 올라간다고...   "자기도 그만 마시고 올라오지?"   그녀가 약간 비틀거리며 윗층으로 통하는 문을 향했다. "지하실에서 잠들지는 말구."수키가 이층으로 완전히 올라간 것을 소리로 확인하고, 우디는 지하실 한 벽에 만들어진 선반으로 다가갔다. 그는 거기서 두 해 정도의 세금 계산한 서류들을 찾았다.지난 해 둘이 최초로 부부 합동 세금 계산을 보고했는데, 유독 수키가 혼자 가서 하겠다 했고, 우디는 그리 신경써서 여기지 않았었다. 세금 계산을 대리로 해 주고 수수료를 받는 회계사가 과연 우디가 생각하는 대로 그녀의 자금도 관리를 해줘 오던 애담인지... 우디는 지난 해의 세금 보고서를 찾아냈다.그리고 국세청으로 우송하기 전에 그의 이름 부분의 서명을 한 기억이 없음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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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디는 또 리빙룸 소파에서 기거하는 생활을 시작했다.   '뭐 저래, 저 여자...' 우디는 실로 오랫만에 위스키 온 더 랔을 한잔 가득 만들었다.그는 소파에 길게 앉아서 털실로 된 워드로브를 덮고 벙어리처럼 화면만 움직이는 텔레비젼에다 눈을 꽂았다. 그는 한잔 가득한 위스키를 마치 맥주를 비우듯 단숨에 들이켰다. '애담을 임신하기 전에 가끔 어디론가 사라졌던 적이 있었지만, 그 이후로는... 어떻게 연락들을 하지?'그의 눈이 당연히 컴퓨터를 또 쳐다봤다. 리빙룸 한 구석에 단일 책상이 자리 잡았고, 구식 컴퓨터가 그 위에 놓여있다. 딸들이 가끔 급한 이-메일을 체크할 때 쓰곤 했던 것.우디는 그 컴퓨터를 노려보며 글래스를 입에 기울였다.술 남은 방울은 물에 녹았고, 대신 얼음 조각이 입 안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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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또한 우디에게 제삼자가 별도로 면회를 신청했었던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그러니까 우디가 서면으로 면회를 신청해 왔는데, 그 날이 안 되어서 간수가 제프를 나오라고 불렀다.서면으로 미리 신청해 놓고 그냥 찾아오는 경우는 뭔가 하고 면회장에 나간 제프...면회를 신청한 이는 제프에게 안면이 전혀 없는 남자였다.   "Who sent you? (누가 보냈다고?)"   제프는 처음부터 안 좋게 대했다. "Who you? (너는 누구?)"그자는 말로만 들었던 제프 드미트리란 자를 방탄 유리 너머로 보고는 건방져졌다. [듣던 대로 당신 미남이요. 잘 생겼군.]   "Crazy! (미친!)"    제프는 뒤도 안 돌아보고 면회를 거절했다. 제프는 그 낯선 자가 물으나마나 쑤의 심부름을 왔다고 대번에 맞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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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분을 넘기고 봄이 시작되려는 무렵, 우디는 형록에게서 아무런 소식이 없었던 이유를 알게 되었다.술 먹고 생긴 배탈이 오래 간다고 여겼던 속병이 병원에서 엨스-레이를 찍어본 결과 처음에는 위궤양처럼 보였는데, 정밀진단을 위해 내시경 검사를 해 보니 위암이었다고.이제 겨우 마흔을 넘기고, 애들도 고만고만한데 위암이라니, 형록이나 영아보다 우디가 낙담했다.    "뭐 이러냐!"   우디는 형록에게 되려 역정을 냈다. 그의 역정은 형록을 위안한다기 보다는 그에게 일찍 불행한 일이 생기면 영아가 안 됐어서 그런 셈이다. "그러겜마, 병원에 빨리 좀 가라고 했을 때 갔으면 조기 발견이라도 했을 거 아냐!"그러니 형록을 통해서 영호를 더 떠보고 뭣 좀 알아내려고 했던 일은 포기해야했다.   "위암?"   수키가 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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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담이 말은 아직 못하지만 눈을 제법 한참 뜨고 있다는 병원 측의 말을 듣고, 우디는 맘이 놓였다.   '제 얼굴 반이 날아간 것을 알게 되면 비관되어서 어떻게 할래나...'우디는 예의 그 흑인 형사와 나란히 서서 잠든 애담을 지켜봤다. '아마 저도 한쪽만 보이는 것을 알겠지.'흑인 형사가 잠깐 나가서 얘기하자는 투로 우디를 툭 건드렸다.두 사람은 카페테리아에서 한 테이블을 잡고 마주 앉았다.   "This is big! (이건 큽니다!)"   그가 양팔을 벌여 보이기도 했다. "More than what you think. (당신이 생각하는 것 보다 더 크게.)"   "Like you know what I'm thinking. (내가 무슨 생각하고 있는지 당신이 아는 것처럼.)"   "That gu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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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키가 남편의 셀폰에다 음성 녹음을 남겨놓고 배수진으로 다른 남자를 연락해 놓은 상태인데, 우디가 돌아와서는 화해의 키쓰를 퍼부었다...남편이 무시하면 일단 약점으로 삼으려 했는데...아무리 생각해 봐도 알트에게 돈을 돌려주는 짓은 못하겠는데...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남편을 요리조리 기만하거나 속이는 것이 해롭다는 두려움이 든다.남편을 곁에 계속 남게 하는 방법과 돈을 뺏기지않는 방법이 있을텐데...수키는 우디가 한참 성교 운동하는 것에 입으로만 호응하며 머릿속으로는 온갖 잔꾀를 동원해 본다.   '아휴우... 빨리 안 끝내나. 지겹네...'   수키는 우디가 사정 직전에 그녀의 양다리를 한껏 벌리고 최대한 밀어치는데서야 약간 감흥이 왔다.    "아, 좋아! 자기 사정하고 싶을 때 해!"우디가 기진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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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디는 알트에게 먼저 선수치려고 전화를 걸었다.   "She's all yours, man. (그녀는 완전히 네꺼다.)"알트는 차라리 말문이 막혀서 아무런 소리도 못냈다. "How come?"   [단 그녀가 당신한테서 훔쳤다는 돈만 챙겨라.]   [그걸 어떻게 구분하지?]   [그녀가 나한테서 가져간 돈 하고 그녀가 나와 결혼한 이 후에 이득 본 부분에 대해서는 이혼 소송으로 내 몫을 찾을 예정이니 행여 그 돈까지 먹으려고 했다가는, 그 때는 날 건드리는 거니까, 각오하고.]   "I'm scared, Woody... (겁나라, 우디.)"   [너의 애들을 띄웠냐? 나는 애꿎은 싸움은 싫어한단다. 그러니...]   "And?"   [미리 큰소리는 치지 않겠다. 이번에 날 건드리면 너의 애들 중 크게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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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진은 숙희가 다 울도록 애담만 얼르고 있었다.백일이 지난 애담은 안고 있는 이가 얼르기만 하면 깍깍깍거리고 넘어간다.   "애담 백일 잔치도 안 해주고..."   운진은 혼잣말 비슷히 하면서 달력이 어디 걸렸나 하고 두리번거렸다. "지금이라도 백일 잔치 해주지?"   "애 이리줘." 숙희가 코 막힌 소리로 말하며 애담을 빼앗듯 받았다.운진이 소파에서 먼저 일어섰다.    "진실을 밝히고 싶으면 이런 식으로 계속 시간 낭비할 게 아니라, 앗쌀하게 매듭지읍시다."   "무슨 진실을, 앗쌀하게..."   "당신 씨피에이 애담, 정말 죽도록 내버려둘 건지. 그리고 이 애담 내 애 맞는지."   "상관하지 마. 난 관심없으니까."   "그렇게 대답하는구만. 잘 알았소. 그럼, 난 홀가분하게 씨피에이 애담 죽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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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기 아내야. 아내한테 그런 말 쓰는 남편 어딨어!"   숙희는 사정하고 싶었다. "그리고 자기 아직... 알트를 몰라."   "알고 싶지 않으니까, 당신이 다아 알아서 해결하시고, 난 애담 챙겨서 나가겠시다."   "애담은 내 애야! 절대 못 주지!"   "왜, 내가 친자 확인 소송이라도 걸면... 불리하나?"   "뭐라구!"   "내 새끼 아니면 그렇다고 말해. 그러면 난 관심 끌테니까."   "말, 말을 해도..."   "내 새끼 맞어?"   "그, 그럼!" 숙희의 얼굴이 빨개졌다.운진이 그러한 아내를 물끄러미 보다가 눈길을 돌렸다. "마지막으로 한번 더 묻소."   "남들이 다 그러잖아. 울 아빠도 그랬고... 나 많이 닮았다고."   "근데, 나 닮았다고 말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으니.....

PT.4 12-1x111 어디까지가 진실인가

어디까지가 진실인가   남편의 간단한 설명을 듣고서야 숙희는 미안하고 부끄러운 마음에 얼굴을 숙였다.알트의 약점을 잡고 반만 돌려주고 끝내기로 했었는데...   "그러나, 지금 다시 연락해서 전에 말했던 대로 딜 하자 하면, 알트가 이젠 안 듣지."   "돈... 준다는데도?"   "모든 일에는 그 적절한 시기가 있는 법이요."   "하루도 안 됐는데."   "한시간이라도... 딜이 어긋나면 그만인 거야. 다시 하자고, 우리 쪽에서 요구는 못하고 부탁하면 더 내놓으라던가, 아니면, 당신을 잡아서 다 내놓으라 하겠지?"   "아휴..."   "애담, 당신 말로 아담을 계속 살아있게 하는 데는, 변함없는 거요?"   "그... 게... 그러니까. 내가 아담 죽여 달라 했잖아..."   "알트에게 붙들려서 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