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진은 김흥섭에게 말은 그렇게 했어도 숙희를 찾아갔다.그녀의 모친이 앞에서 막으려다가 딸에게 밀려났다.숙희는 가슴께에 팔장을 낀채 운진을 꼬나봤다. “뭐예요?” “황은 왜 만납니까?” “왜요, 그게 미스터 오하고 상관있어요?” “내가 그 자식은 만나지 말라고 했잖아요!” 운진은 언성을 높였다. “내 맘예요!” “그 자식은 질이 안 좋아요!” “미스터 오보다 더 예의 발라요. 흥! 가세요! 그리고 다신 찾아오지 마세요.” “아, 그 자식은 만나지 말아요! 딴 남자 만나요, 딴 남자, 예?” “그만 가세요, 네?” “내가 말하려는 건 말예요, 그 자식이 처음부터 우리 둘 사이를 갈라 놓으려고 날 얼마나 놀리고 빈정거렸는줄 알아요? 근데, 결국 그 자식이 숙희씨와 데이트한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