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이가 얼른 손에 든 셀폰을 폈다. “응, 엄마?” 설이가 응답하며 몸을 돌려 뒷방향을 봤다.숙희는 그 쯤에서 몸을 돌려 걷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남매가 큰소리로, “안녕히 가세요!” 했다.숙희는 얼굴만 돌려 가볍게 미소로 답변하고 걸음을 재촉했다. 애들이 다 들리게 누군가에게 인사를 했으니 엄마란 이가 누구냐고 물을 테고. 그러면 설이가 누구라고 설명을 할 테고. 그러면 숙희가 고의로 운서언니를 피한 게 돼 버린다. 숙희는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걸음을 멈추었다. 그녀가 뒤를 돌아다 보니 남매는 반대방향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설이는 여전히 셀폰을 귀에 댄 채였다. ‘보나마나 누구를 만난 줄 아느냐고 설명하겠지...’ 숙희는 기분이 괜히 찝찝해졌다.마잌이 흘낏하고 뒤를 돌아보다가 숙희가 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