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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디가 보았다고 주장하는 내용들을 자초지종 다 듣고 난 미국인 정신과 닥터가 받아적은 메모를 되보여주며 간단히 지적해 준 골자는 이랬다. 환자는 첫 아내에게서 받은 불신감 때문에 뭇 여자들을 경시하고, 여자들은 남자를 성적대상으로나 여길 뿐 마음에서 우러나는 진지한 감정이 결핍되어있는 것으로 믿는다고. 그러한 상태에서 지금의 아내와 결혼을 했는데, 지적수준이나 사회생활의 격차가 큼에서 파생된 차이를 극복 못하고, 지속적으로 아내가 부정을 행하는 강박관념에 젖어있다고.   같은 정신과 의사가 똑같은 방법으로 쑤와 상담을 했다.그리고 쑤의 보쓰적인 기질이 쉽게 말하면 남자에 통달한 여자라는 인상을 준다고. 가뜩이나 여자에 대해 불신감만 가득한 남편에게 행선지를 알리지 않고 한참동안씩 안 보이다가 불쑥 돌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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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희는 남편의 가슴 위에 엎드려 있으면서 간간히 나오는 눈물을 손가락 끝으로 찍었다.   "이렇게만 있을 수 있다면 좋겠다..."   숙희가 코를 훌쩍거렸다. "자기랑 이렇게 있을 때가 가장 편안하고... 한마디로 평화."   "당신의 계획은 뭔데?"   "내 계획?"    숙희는 약간 움찔했다. "무슨 내 계획을 말하는 거지?"   "이놈 저놈 당신 돈 보고 달겨드는데, 당신은 무서워 하기만 하고... 대책이 없단 말야?"   "자기가 있으면 다 아닌가?"   "내가 뭐랬는데?"   "자기는... 돈... 개들 앞에 던져 주라고."   "근데?"   "꼭 그래야 한다면... 그래야겠지."   "당신 망설이는 동안 만일의 경우 애담이라도 깨어나는 날이면... 당신, 알트 등등 콩밥 먹게 되고, 제프는 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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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애담은 돈 관리를 얼마나 잘 해오다가 변을 당했는지 모르겠지만, 의리 하나 외에는 당신하고 전혀... 안 어울리는 궁합 같소. 속궁합은 어땠는지 몰라도."운진이 남자들 하나씩 언급해 가며 아내의 장래를 위해 분석해 주는 중이다.숙희는 남편의 팔뚝을 살며시 쥐었다가 놓았다. "속궁합이니 그런 저질 표현 쓰지 마."   "내 보기에 애담은 양놈이지만... 셐스는 별루였을 것 같은데?"   "그만 하라니까? 나 안 듣는다, 그럼?"   "둘째... 제레미는 시도만 하다가 헛물 켠 놈이지... 흥흥흥! 당신하고는 한두번 정도?"   "아니라니까! 왜 자꾸 남을 의심해!"   "그렇게 역정내면 더 의심받지, 이 사람아."   "그럼, 자기처럼 숨어서 호박씨 까니?"   "내가 숨어서 호박씨 까대? 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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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트가 우디를 만나서 하는 말인 즉슨 쑤가 움직이지않도록 해달라는 것.   "Here is another stubborn personality! (여기에 또 하나의 고집불통 인간성 있구만!)"   우디는 웃음이 나왔다. [당신은 보드에서 압력을 넣으니 그 보복으로 쑤더러 움직이지 말라고. 즉 오라이언 뱅크가 회생하지 못 하도록 하라고.]   [쑤가 이글에 협조하나 우리 은행을 도와주나 나한테는 매일반(same shit)...]   [제 눈 찌르는 형국이지.]   [먼저 그 값에 컨설팅 회사를 인수하라니까, 왜...]   [뉴스에 보니까 지금은 제레미의 회사가 곧...]   [노! 우리가 꾸며내는 헛소문이야! 그래서 이글이 방심하게...]여기서 우디는 우리말을 했다.    "와아! 씨발것들! 놈이건 년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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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희는 펑펑 울었다.그녀 자신도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용서해 줘. 용서해 줘. 용서해 줘. 그녀는 그 말만 반복했다.운진은 아내를 바로 앉혀놓고 줄곧 생각해 온 것을 물었다.   "당신이 제일 두려워 하는 게 뭐요?"숙희에게는 세상이 온통 두려움이다.지나온 일이.그리고 특히 과거의 남자들이.몸으로 그리고 돈으로 휘둘러온 남자들이 세월이 흐르고 보니 휘두른 것이 아니었다.되려 그녀만 여태 놀림깜이 되어있다.그 덕분에 남편까지 덩달아 남에게 놀림깜이 되었다.이제 그런 남자들이 새삼스레 돌아오고 싶어하면서 그것이 쑤에게는 공포이다.   "내가 가장 무서워 하는 거..."   숙희는 입술을 떨며 울음을 터뜨렸다. "남자, 들..."   "내가 당신 곁에만 있어주면 하나도 안 두렵다고 입으로 말하는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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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트가 보드(board)장 회의에서 구두경고로 잠시 물러날 것을 종용 받은 그 다음날.   "자기, 음, 전화기는... 싫은데도 자꾸들 전화를 해 와서..."   숙희는 따로 몰래 빼낸 셀폰에 대해 변명하고 넘어가자고 말을 꺼냈다. "먼젓거는 안 받으려구."   "음... 그럴 수도 있겠구만." 운진은 누운 채 눈 뜨지않고 대답했다.둘 사이에 침묵이 흐르고.운진은 운진대로 어떻게 하면 숙희와 무리하지않고 헤어지나에 대해 계속 연구 중이고.숙희는 돈 움직이는 책임을 누구에게 지우나 연구 중이다.   아침을 하고 둘은 리빙룸 소파에 앉아 발치께에 놓인 베비크립을 보다가 숙희는 빨강색 셀폰을 아예 꺼서는 남편의 무릎 위에 놓았다.   "이럴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은데? 전화가 와도 안 받으면 그만 아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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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각, 알트는 모처에서 색다른 이들과 회동하고 모종의 의논을 하고 있다.   [아무래도 탄핵이 올라올 것 같은데, 알트.] 한 사내가 진지하게 말했다.또 하나의 사내가 처음 말한 사내와 알트를 번갈아 봤다. "True. (정말.)"   [쑤가 컨설팅 회사 인수를 거부하는 이유가 뭐요?]   처음 사내가 추궁하듯 말했다. [혹... 쑤에게 인수조건으로 돈을 요구했소?]   [그녀의 남편이 돈 제의를 보내오는 바람에...]   알트는 몹시 피로한 기색이었다. [조금이라도 자금 회전에 도움이 될까 하고.]2번 사내가 고개를 저었다. [노... 우리 빨리 얇아지지않으면 이글이 손 쓸 것도 없이, 일이 어긋났지만, 이글이 클로버를 회생시켜서 우리를 공격할 것 없이, 우리는 문 닫는데.]   [무슨 생각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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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진은 애론이 도로 게워내겠다 한 돈을 깜빡 했다.   '참 희한하네... 정말, 돈이 이 여자에게로 또 모여지네?'그래서 운진이 애담에게서 찾은 돈과 애론이 반납하겠다는 돈을 일단 가지고 있는데...   '제프가 나한테 위임장과 함께 넘긴 재산이... 집까지 해서 세븐 밀리언 밖에 안되네.'운진은 눈을 지그시 감은 채 돈 계산에 몰두했다. '왕년에 수학 전공치고 영...'운진은 저도 모르는 새에 풋 하고 웃음이 나갔다.   "왜? 뭐가 우스운데?" 숙희가 기다렸다는 듯이 얼른 반응을 보였다.   "아무 것도 아니요."운진은 아내를 제프에게 보내면 행복해 할까 그 생각을 해봤다.   '둘이 어디다 내놓아도 잘 어울리는 한쌍인데... 그리고 제프 자식 눈빛에서도 보이던데.'   '알트를 잡고, 제프를 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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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희는 남편 운진이 팔을 어깨에 두르는대로 내버려두고 가만히 있다가 손을 서서히 움직여서 그의 허리를 안았다.자연 그녀의 상반신이 그의 품으로 기대어졌다. "무슨 생각해, 자기?"   "그냥... 이것, 저것... 이놈, 저놈."숙희는 그가 전혀 아무렇지도 않게 놈이라고 말하니 쿡 웃었다. "어떤 거 그리고 누구?"   "당신이 어떻게 하면 행복을 찾을 지, 그런 생각."숙희의 머리가 들려졌다. "나 자기랑 있으면서 행복한데?"   "그러니까 더 행복할 수 있는 길..."   "그 다음엔 누구? 놈이니까 맨이네?" 숙희는 머리를 남편의 가슴에 도로 기댔다.   "당신을 자꾸 울리는 놈."   "..."   숙희는 다 울고 난 뒤인데도 남편의 말을 듣는 순간 목에 도로 메어왔다. "단수가 아닌데? 놈 하나..

pt.4|17-1x161 그들만의 표현방법과 대응요령

그들만의 표현방법과 대응요령   숙희는 힘들어서 쉰다고 누운 남편의 뒷머리를 한참 보다가 말을 건넸다.   "자기... 자?"   "왜."   "뭐 하나 물어봐도 돼?"   "뭐."   "지금 아담 소식을 모르니까... 올해는 자기 회계사, 해?"   "어디까지 보고할 건데?"   "어디까지... 라니?"   "얼마 벌었다고 보고할 거냐구."   "번 거가..."운진이 베고 있는 베개에다 머리를 몇번 문질렀다. "나 좀 자야겠소."숙희는 아담을 안고 소파에서 소리 안 나게 일어섰다.   '아담이 대체 어디 있길래 전혀 말을 안 해줄까...'   숙희는 누구에게 물어볼까 하다가 애론을 찍었다가. '아니면, 개리?'   숙희는 컴퓨터를 켜서 온라인 뱅킹에 또 들어갔다.돈은 개리에게서 그러니까 애론에 의해서 ..